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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前 민주노총 위원장, 전태일 열사 49주기 맞아 투쟁 결의 다져

■ "산 자의 몫 다하고 노동개악 막기 위해 전태일 열사 찾는다"
■ "반성만으로는 부족하기에 부끄럽다" 자기 반성도
■ "단결과 투쟁 연대 속에 답이 있다는 (이소선) 어머님의 일갈 다시 새겨"
■ 13일 전태일 열사 49주기 맞아 남양주 열사 묘역서 시민사회·노동계 추도식 거행

  • 기자명 조용수
  • 입력 2019.11.14 23:44
  • 수정 2019.11.15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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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49주기인 13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시민사회·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태일 열사 추도식이 거행됐다.
전태일 열사 49주기인 13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시민사회·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태일 열사 추도식이 거행됐다.

(서울=조용수 기자) 지난 달 9일 권리찾기 유니온 '권유하다'를 창립(관련기사 http://www.signal.or.kr/news/articleView.html?idxno=10643)한 한상균 前 민주노총 위원장은 13일 자신의 SNS에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은 소회를 올리며 고강도 노동 투쟁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한상균 권유하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산 자의 몫을 다하기 위해, 요구를 넘어 행동하기 위해, 노조 깃발마저 내리라 하는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전태일 열사를 찾는다"면서 "가장 힘들게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더 늘었다. 근로기준법조차 합법적으로 빼앗긴 노동자가 넘쳐난다"고 작금의 노동계 현실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성만으론 부족하기에 부끄럽다. 단결과 투쟁 연대 속에 답이 있다는 이소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님의 일갈을 다시 (마음속에) 새기고 가겠다"며 앞으로의 가열찬 투쟁을 예고했다. 

권리찾기 유니온 '권유하다'의 한상균 대표의 페이스북 캡처
권리찾기 유니온 '권유하다'의 한상균 대표의 페이스북 캡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1929-2011)는 '노동자들의 어머니'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의인이다.

아래 일화에서 보듯 전태일 열사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열사 서거 이후 40년 여생을 오로지 노동운동 한 길만 걸었으며, 민주화 투쟁 중 산화한 열사의 유가족들의 모임인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결성해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어머니의 생각은 거의 신념에 가까울 정도로 확고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전태일 동지와의 절박했던 마지막 대화가 자리하고 있다.

“어머니, 내가 3분 있다 죽을지, 10분 있다 죽을지 모르니…… 내가 말하는 것 잘 듣고 엄마 꼭 들어주세요. 학생들하고 노동자들하고 합해서 싸워야지 따로따로 하면 절대로 안돼요. 캄캄한 암흑 속에서 연약한 시다들이 배가 고픈데, 이 암흑 속에서 일을 시키는데, 이 사람들은 이대로 가면 전부 결핵환자가 되고, 눈도 병신 되고, 육신도 제대로 살아남지 못하게 돼요. 이걸 보다가 나는 못 견뎌서, 해보려고 해도 안 되어서 내가 죽는 거예요. 내가 죽으면, 좁쌀만한 구멍이라도 캄캄한 데 뚫리면, 그걸 보고 학생하고 노동자하고 같이 끝까지 싸워서 조금씩 구멍을 넓혀서, 그 연약한 노동자들이 자기 할 일을,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엄마가 만들어야 해요. …… 내가 부탁하는 거 꼭 들어주겠다고 크게 한번 대답해 봐요.”

어머니는 피가 목에서 울컥울컥 쏟아지는 처참한 모습을 보며, “내 몸이 가루가 되어도 니가 원하는 거 끝까지 할 거다.”라고 두 번 세 번 크게 답한다. 열사는 친구들에게 “부모에게 효도하고 시간이 좀 남으면 우리 어머님께도 날 대신해 효도를 해주게. 우리가 하려던 일, 내가 죽고 나서도 꼭 이루어주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네. ……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하며, 큰소리로 맹세한다는 대답을 듣고서야, 어머니에게 “배가 고프다”는 말을 끝으로 눈을 감는다. 이런 이야기를 어머니는 미칠 것 같은 그리움을 담아 여러 사람에게 들려준다. 어떤 어머니가 사랑하는 아들의 처절했던 마지막 모습과 약속을 잊을 수 있겠는가!

어머니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들이 이루려다 못 다한 뜻을 이루기 위해 노동운동에 나서게 되었다고 자주 말했다. 어머니가 아들과의 약속을 삶의 가장 큰 목표로 삼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리 깊었던 데서 더욱 절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어머니는 평생을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왔다. 『전태일 평전』을 읽다가 앓아눕는 일, 동지의 기일에 밤잠을 못 이루고 몸져눕는 일, 나이 80이 넘어서도 아들을 꿈에라도 한번만 봤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리는 일 등이 그 표징이다. 그 어려운 시절에 낳아 기른 장남이어서 더욱 애착을 가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출처: '이소선 어머니와 노동운동' (2013. 6. 6. by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편 전태일 열사 49주기인 13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시민사회·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태일 열사 추도식이 거행됐다. 

이날 추도식에선 임종린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이 추도사를 했으며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공공운수노조 이태의 부위원장, 부산지하철노조 임은기 위원장 등이 참석해 최근 다시 후퇴 기조를 보이고 있는 비정규직원의 정규직 전환 및 근로시간 단축 이슈에 대한 이유 있는 비판과 더불어 "전태일 열사의 마음으로 이에 대응해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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