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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챙길 거 다 챙기는 ‘미국 우방’ 인도(India), 우리는?

■ 지난글 [‘고마운’ 구글(Google) ㅡ 화웨이(Huawei)에 ‘자립’을 재촉하다!]에 대한 문제제기에 답함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1.05 09:44
  • 수정 2020.05.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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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철/ 국제정치완전정복 대표작가

 

1
어떤 분이 지난번 중국 텔레콤 메이저 화웨이(Huawei) 기사에 대해 중요한 문제를 제기해주었다. 그래서 답변을 해보았다. 이모저모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모든 문제 제기는 그 질의 고저를 막론하고 값진 것이다.

 

2
[문제 제기]
“후아웨이와 서구 경쟁업체들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찌 될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듭니다. 구글이 자기 앞길을 망치고 있는지 후아웨이가 망하는 길로 가는지는 이제부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도가 외교적으로 미국에 급접근 중이라서 인도와 중국 간 협업을 기정사실로 해서 보는 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3
[대답]
(1)“후아웨이와 서구 경쟁업체들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는 언급에 대해…

=> 장사하는 처지에서 구글이 ‘이미’ 초장에 거대한 중국시장을 상실한 것이 자기 앞길을 망친 것이 아니면 무엇인지요… 선생님께서 만약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정부에서 중국의 특정 기업을 배제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영원히 중국 시장에 재진입할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러면 선생님 기업은 탁월한 전략적 선택을 한 걸까요 아니면 앞길을 망친 걸까요…? 혹시 기업을 운영하고 계시지 않는다면 실제로 기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한 번 여쭤보세요… 뭐라고 대답할까요.

(2)“인도가 외교적으로 미국에 급접근 중이라서…….”이라는 언급에 대해…

=> 인도는 애당초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용으로 이용되면서 기울어 있는 나라인데요… “미국에 급접근 중”이라는 말씀은 무슨 의미인지요…? “급접근중”은 급하게 접근 중이라는 말인데… 이 말은 둘 사이 외교적 간격이 한 번도 멀리 떨어져 있었던 적이 없는 양국 역사적 관계를 안다면 가져다 붙이기에 별로 적합한 표현은 아닙니다. (이는 마치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잘 아는 이들에게, “한국이 미국에 급접근 중”이라는 말을 하는 것과 같은 뉘앙스를 줍니다. 한미관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 빼고는 이런 말을 할 수는 없겠죠!)

 

[이미지 1] 아라비아 해

 

 

중국은 경제 동맥 중 하나인 아라비아 해(Arabian Sea)로 접근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의 숙적인 파키스탄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합니다. 이는 중국과 인도와의 관계가 결코 원만하게 풀릴 수 없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인도로서는 매우 고맙게도 파키스탄을 억제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도 경제에서, 특히 수출 분야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15%(약 443억 달러)나 됩니다. 때문에 인도 처지에서 미국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입니다. 주1) 역으로 미국으로서도 마찬가지죠. 군사 전략적 목적과 그리고 광대한 시장이란 측면에서 말이죠.

물론 가장 기본적으로 인도가 미국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미국 자본이 인도 개발에 있어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선차적 이유입니다. 그리고 만약 인도가 미국과 관계를 어그러뜨리게 되면 인도가 ‘중동의 미국’인 이스라엘에서 수입하는 무기들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될지도 모르는 탓에, 자칫 군사적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이를 회피하려고 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잘 아시리라 봅니다.

게다가 인도와 중국 간(파키스탄도 포함하여) 카슈미르 영토 분쟁은 또 하나의, 양국 관계개선에서 장벽입니다. 그래서 인도는 미국 후원 아래 인도양 안다만 바다(Andaman Sea) 지역에서, 인도 당국의 허락 없이 출몰하는 중국 군사정보함들에 대해 중국 당국에 항의를 하면서 호주와 연합해 해상병력을 꾸려 제해권을 지키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겁니다. 주2)

 

3. “…. 인도와 중국의 협업을 기정사실로 해서 보는 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라는 언급에 대해…

=> 이미 “인도와 중국 협업”은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인도는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미국의 지속적 ‘경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5G 실험을 비롯해 기타 디지털 영역에서 중국과 “윈윈(win-win) 협력”을 신년 초에 천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쌍수를 들고 환영의 표시를 했습니다. 주3)

 

[이미지 2] 작년 일본 오사까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인도의 모디 총리, 중국의 시진핑 주석(좌로부터)

 

 

4
작년 9월 중순에 인도 모디 총리는 러시아를 전격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접견하고 인도 첸나이(Chennai) 항구와 블라디보스틱 (Vladivostok)을 연결하는 해상루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합의를 보았습니다. 게다가 양국 간에는 자그마치 25개나 되는 각종 경제협력 계약이 맺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모디 총리는 러시아 극동지방 개발에 1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낙후된 극동지역 개발은 러시아 숙원사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지척지간(咫尺之間)인 이곳을 5647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머나먼 인도가 개발에 열의를 보이는 것이죠. 인도가 자국에 아무 이익도 되지 않는 곳에 기웃거리지는 않겠죠. 경제 전문가들은 모디 총리 방문 이후 양국 간에 엄청난 경제 시너지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답니다. 주4)

 

[이미지 3] 첸나이(Chennai)-블라디보스틱(Vladivostok) 해상루트(우측)

광물자원(금, 은, 니켈, 다이아몬드, 철광석, 주석, 아연, 티나튬, 니오븀 등등)에서부터 목재 그리고 원유와 천연가스 에너지를 비롯해 기타 무궁무진한 협력 분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5
나 홀로 중얼거려 본다…

“남북이 가로막히다 보니 먹고 사는 일도 가로막히는구나! 미국과 우방국이면서도 자기 실속 다 챙기는 인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우리의 처지를 생각해본다. 씁쓸한 마음이 든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어두운 거짓 터널은 언제나 끝날까…….”

________________________
후주

주1)

https://oec.world/en/profile/country/ind/
도표 참조
“The top export destinations of India are the United States ($44.3B), the United Arab Emirates ($28B), China ($14.8B), Hong Kong ($12.7B) and Germany ($9.9B).”
ㅡ 인도의 수출 대상국은 1위는 미국이며 다음으로는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이 2위를 차지하며 9.6%(28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5.1%, 러시아는 0.97%이며 이란은 0.88%에 불과하다.

 

주2)
https://www.fort-russ.com/2019/12/india-australia-alliance-building-against-china/
Dec 25, 2019
「인도-호주의 반중(反中) 동맹 구축」
「India-Australia Alliance Building Against China」
By Paul Antonopoulos

 

주3)
https://economictimes.indiatimes.com/industry/telecom/telecom-news/china-hails-indias-decision-on-huawei/articleshow/73054090.cms
Jan 01, 2020
「중국, 인도의 화웨이 관련 결정에 환호를 보내다」
「China hails India’s decision on Huawei」
By Dipanjan Roy Chaudhury

 

주4)
https://www.moneycontrol.com/news/india/russia-and-india-have-begun-to-tango-here-is-why-pm-modis-moscow-visit-is-critical-4472911.html
Sep 25, 2019
「러시아와 인도가 탱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왜 모디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이 중차대한지 그 이유를 밝혀본다」
「Russia and India have begun to tango; here is why PM Modi's Moscow visit is critical」
by RN Bhaskar

oec.world
OEC - India (IND) Exports, Imports, and Trade Partners
An online resource for international trade data and economic complexity indicators available through interactive visualizations of countries and products.
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미지 출처

[이미지 1] 아라비아 해
https://geography.name/arabian-sea/

 

[이미지 2] 작년 일본 오사까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인도의 모디 총리, 중국의 시진핑 주석(좌로부터)
https://www.scmp.com/news/china/diplomacy/article/3016581/xi-jinping-says-china-russia-and-india-should-take-global

 

[이미지 3] 첸나이(Chennai)-블라디보스틱(Vladivostok) 해상루트(우측)
http://epaperbeta.timesofindia.com/Article.aspx?eid=31815&articlexml=Chennai-Vladivostok-Sea-Route-to-Make-it-Near-13092017004029

geography.name
Arabian Sea
THE ARABIAN SEA covers approximately 1,491,000 square mi (3,862,000 square km) and is located between the Arabian and Indian peninsulas in the northwestern area

[Photo]
[이미지 1] 아라비아 해

[Photo]
[이미지 2] 작년 일본 오사까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인도의 모디 총리, 중국의 시진핑 주석(좌로부터)

[Photo]
[이미지 3] 첸나이(Chennai)-블라디보스틱(Vladivostok) 해상루트(우측)

 

덧붙이는 글 | 필자는 국제정치완전정복(완정넷) 대표작가로 이 글은 https://wanjeong.net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 글쓴이: 신현철
국제정치완전정복 대표작가, 국제정치 분석가
지정학적 연구 분석틀을 바탕으로 국제정치의 이면을 파헤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유라시아 시대의 도래를 준비하여 ‘전통주의’적 시각에 입각한 새로운 국제정치학 패러다임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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