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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연재] 음식론3: 인체 동물·식물 계절에 비춰본 사상(四象)

■ 남경우의 음양으로 본 음식론 3편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1.05 15:47
  • 수정 2020.03.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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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우/체질연구가, 전 뉴스1 전무

 

[필자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갑니다. 몸의 에너지원이 되는 모든 영양소에 대한 이론은 현대 영양학이 그 토대가 됩니다. 현대 서양영양학은 대체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에 비타민, 미네랄 등 5대부문의 영양소로 인체에 필요한 영양물질을 분석합니다. 근대 영양학의 업적입니다. 여기에 전통적인 동양의 음양론을 덧붙이면 어떨까요? 먹을거리에 대한 우리 상식가운데는 동양영양학에 기원한 것도 상당수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음양으로 본 음식론>을 정리해 봅니다. 인간의 몸과 음식을 음양으로 분류해 보려면 음양론을 이해해야 합니다. 본 연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동양음식론의 기본원리 / 식물에 나타난 음양오행 / 동물에 나타난 음양오행 / 인간과 사상체질 / 건강과 질병 / 섭생의 기본원리 / 음양으로 체질구분하는 법 

 

인체 동물·식물 계절에 비춰본 사상(四象)

음양론으로 인체를 비춰보자. 상체가 양이면 하체는 음이다. 상체 중 앞이 음이고 뒤의 등은 양이다. 앞은 오그라들지만 뒤는 오그라들지 않는다. 오그라드는 것은 음, 그렇지 않은 것은 양이다. 마찬가지로 하체는 앞이 양이고 뒤는 음이다. 이를 체질론과 연결해보면 상체가 하체보다 견실한 사람은 양인이고 그 반대의 사람은 음인이다. 동물을 이 기준으로 살펴보자.

상체에 속하는 목덜미가 튼튼하여 뿔이 나거나 갈퀴가 무성한 사자나 기린 말 사슴 등은 양기운이 강하다. 반면 배통이 아주 실해 몸통과 머리통을 구분할 수 없는 코끼리 하마 곰은 음기운이 강하다. 또 소나 개 양처럼 어깨판이  하복부가 부실한 동물은 양 기운 동물이다. 반면 돼지 캥거루 토끼처럼 앞발과 가슴은 왜소하고 히프가 견실한 동물은 음기운 동물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식물도 음양 구분이 가능하다. 대나무는 봄기운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마디를 만들어야 쓰러지지 않는다. 대나무는 비가 오는 늦은 봄이면 하루에도 엄청나게 자란다. 은행나무나 배나무는 솟구치는 양의 성질이 강해 곧게 대를 올린다. 대추나무는 여름의 기운처럼 가지를 강하게 뻗는다. 모두 다 양기운이 많은 나무다.

하지만 감이나 벚나무 등은 모아 뭉치는 기운이 많아 둥글둥글한 모습을 지닌다. 열매 또한 둥글고 풍성한 모습을 지녔다. 버드나무나 개나리 등은 끌어 내리는 기운이 많은 까닭에 축 늘어져 있다. 또 소나무 전나무 등의 침엽수와 엄나무 오가피나무는 양기가 부족한 나머지 미세한 침 옆을 만들거나 가시를 만들어 햇빛을 가능한 한 많이 받아들이고자 한다. 모두 음기운이 많은 나무다. 

이러한 구분법은 동양의학의 바탕이 되었다. 양기운이 강한 사슴뿔인 녹용은 음인에게는 약이지만 양인에게는 독이 된다. 마찬가지로 양기운이 많은 인삼 설탕 커피는 음인에게는 이로운 식품이지만 양인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엄나무, 오가피나무와 버드나무 속껍질로 만든 아스피린은 양인에게 좋은 식품과 약이 된다. 안개가 많고 습한 런던의 음인들에게는 양기운이 많은 커피는 최고의 차가 되지만 태양 빛이 많고 사막과 닿아 있는 LA의 양인에게 커피는 좋은 음식이 아니다. 음양을 인생에 비유한다면 소년기와 청년기는 양이고 장년기와 노년기는 음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만물의 생성 소멸 변화를 음양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계절로 본 음양 陰陽과 사상四象

음양의 변화는 사상 四象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주역> 계사전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역에 태극이 있으니 양의를 낳고 양의는 사상을 낳고 사상은 팔괘를 낳는다(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양의兩儀 즉 음양은 사상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그리고 “역에 사상이 있음은, 보이고자 하는 것(易有四象 所以示也)"이라고 하여 자연현상은 네 가지 모습으로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계절은 네 가지 모습 즉 사상 四象이 나타나는 구체적인 방식이다. 

봄은 응축되었던 기운이 솟구치는 계절이다. 모든 생명이 약동하고 새롭게 솟아난다. 온 초목은 수기를 머금고 새싹과 줄기를 올리고 꽃눈과 잎눈이 틔우기를 준비한다. 봄은 반드시 여유롭게 초목을 키우지 않고 시련을 동반한다. 거센 봄바람이 초목을 흔들면 온갖 초목은 땅속에 깊게 뿌리내리며 줄기를 꼿꼿이 세운다. 땅속에 뿌리를 깊이 내렸을 즈음이면 봄비를 내려 온갖 자양분과 햇빛으로 생장을 돕는다. 얼마간 가뭄도 동반한다. 이렇게 봄이 만개할 즈음이면 봄도 아니고 여름도 아닌 시간이 지나간다. 봄은 솟구치는 기운이 왕성한 계절이다. 오행으로는 목기운이 왕성하다. 

 여름은 에너지가 팽창하고 확산하는 계절이다. 여름이면 깊이 박힌 뿌리와 꼿꼿한 줄기 위에 연초록 잎사귀를 펼치고 양분과 햇빛으로 강하고 짙푸른 녹음을 연출한다. 여름날의 강렬한 빛은 온갖 초목을 들뜨게 하고 초목은 제 세상인 양 생명력을 과시한다. 쏟아지는 빗물은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도 하면서 여름의 화려한 변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봄이 솟구치는 기운이 왕성하다면 여름은 확장하는 기운이 왕성하다. 여름이면 초목이건 짐승이건 사람이건 늘어질 대로 늘어진다. 여름의 펼치고 흩어지는 기운으로 만 생명을 화려하게 만든다. 여름은 화기운이 왕성한 계절이다. 

 가을은 에너지가 뭉치는 계절이다. 입추가 지나면 초목은 짙푸른 녹음으로  안으로는 물 기운을 조금씩 거둬들이기 시작한다. 서늘한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가을에 잎은 누렇게 변해가고 어느새 쓸쓸히 잎을 떨어뜨린다. 이때 모든 에너지는 열매로 모인다. 가을의 모아 뭉치는 기운이다. 모아 뭉치는 기운으로 모든 열매는 탐스러워진다. 날짐승 들짐승도 덩달아 살찌며 긴 겨울날을 준비하며 분주히 움직인다. 저물어가는 태양으로 드리워진 깊은 그늘로만 생명은 숙연해지기 시작한다. 높은 하늘, 빛나는 햇살, 맑은 바람, 텅 비기 시작하는 들녘은 가을을 더욱 깊게 한다. 가을은 모아 뭉치는 기운이 왕성하다. 가을은 금기운이 왕성하다. 

 겨울이 문턱에 들어서면 풀과 나무는 뿌리와 가지만 남긴 채 세찬 겨울바람을 기다린다. 가을의 풍성한 열매는 겨울의 끌어내리는 수 기운으로 땅속에 묻힌다. 온갖 생명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오직 실낱같은 생명줄을 부여잡고 눈과 북풍을 견딘다. 화려한 것들을 거두어들이고 환생의 내일을 기다릴 뿐이다. 짐승들도 긴 겨울을 인내로 견뎌야 한다. 날짐승만이 간간이 생명을 있음을 확인할 뿐 짐승들의 움직임도 현저히 줄었다. 이렇게 겨울은 온 생명에게 자연의 매서운 한기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겨울의 밤이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들었을 때 다시 빛이 솟아난다. 음이 극에 이르자 양이 솟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봄의 전령이 새로운 사계를 암시한다. 이렇게 겨울은 끌어내리는 기운이 왕성하다. 겨울은 수기운이 왕성하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봄(태양기운) – 솟구치는 기운,
여름(소양기운) – 펼치고 흩어지는 기운, 
가을(태음기운) – 모아 뭉치는 기운,
겨울(소음기운) – 끌어내리고 응결시키는 기운 
나머지 하나 토가 빠졌다. 토는 중화 中和기운으로써 목화금수를 이어주고 통괄하는 통합조정 기능이다. 

 

◇ 글쓴이: 남경우

내일신문 경제팀장과 상무, 뉴스1 전무를 지냈으며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연구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는 뼈관절 연골 건강식품 <보골원> 제조업체인 생생식품 대표이다. 링크 saengfood.shop www.saengfood.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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