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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19와 컨트롤 타워

■ 실내 다중 밀집 집회를 지금 당장! 전면 금지시켜라

  • 기자명 김진욱/기획위원
  • 입력 2020.02.27 20:38
  • 수정 2020.12.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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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시그널 기획위원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1

실수

지도자가 무오류가 아닌 한 지지하는 것과 비판하는 게 상충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부터 하는 이유는 나는 문정부 지지자이지만 이번 코비드19 대응은 정부·여당 실수가 명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예 중 하나는 문 대통령이 구정 때 양산에 내려간 것이다(참고1). 또 민주당 이인영 대표가 신천지 확진자 발생 직전 “승기를 잡았다”고 예단한 것도 있다(참고2). 그리고 문대통령이 최근 질본 본부장에게 “허탈하시겠다”고 한 표현도 있겠다(참고3).

왜일까? 양산에 내려간건 사태 심각성에 대한 인식부족을, ‘승기’ 운운은 방심을, ‘허탈’ 표현 역시 언뜻 위로처럼 들리지만 여전한 인식 부족을 나타낸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대통령이 컨트롤 타워라면 가장 허탈해야 하는 건 바로 대통령이어야 한다(참고4). 근데 내 눈엔 정부 대다수가 질본 일로만 봤다. 복지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어제 기사에서 박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코로나 대응 3법’ 통과 직후 의원들의 질의에 “(출입국 통제는) 질본 요구대로 한 것”이라고 답했다(참고5).

이렇게 정부·여당은 “기본적으로 코비드19 대응은 질본이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방역은 질본이 한다. 그런데 코로나는 빠른 전염 속도, 무증상 감염 등의 특성과 엄청난 경제적 후과 때문에 재난급 방역 사태다. 재난은 통수권자가 콘트롤 타워다. 질본은 전쟁이 아닌 전투 조직이다. 내 생각엔 이런 인식부족 자체가 정부 실수다. 결과론이 아니다. 단적으로 구정 때 나는 '이 시국에' 낙향한 대통령에 놀랐다. 전쟁상황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 시점에서 국민은 긴장하지 않아도 되지만 위정자는 긴장해야만 했다. 

 
2

상식

상식적으로 판단해보자. 메르스 때 바레인, 카타르는 7000킬로 이상이고 입국자도 몇 명 안됐다. 반면 우한은 천만 도시고 직선거리 1300킬로 내외에 왕래량이 비교 불가다(게다가 우리나라는 대도시간 거리가 가깝고 수도권에 2500만이 몰려있다). 내 기억으로 1월 중순 시점에서 코로나 발생 후 우한->한국 입국자만 1만 명이 넘었다. 특히 내국인 입국자가 어마어마했다. 반면 후속조치는 별것 없었다. 이 정도 규모에서 큰 사태가 없길 바란건 요행을 바란 건 아닌가?(참고6) 질본 요구대로 공항 검역을 수행했다지만 초기엔 적(신종 바이러스) 정체가 불분명했다. 당연히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했다. 또 대중국 봉쇄가 아니라도 할 일은 많았다(참고7). 해야 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컨대 다음과 같다.

국내 1차 확진자(중국인 여성)가 발생한 1월 8일 즉시 /-국내 -(마이너스) 14일 부터 모든 우한발 입국자(내, 외국인 모두)에 대해 전수 연락처 파악/-자가 격리 문자 발송 및 의무 회신 요구/- 비회신자에 대한 직접 전화 자가격리 조처 권고/- 불통자 소재 파악 및 동선 추적 /외국인에 대한 호텔 등 소재 추적, 홍보전파 /-공중파 등을 활용한 자가격리 권유 자막 송출 등 홍보 수행(주로 우한 및 중국발 입국자 대상으로, 이러면 주변 역시 경각심을 가진다)/ -중국 발 및 중국 경유발 입국자 대한 예의 주시/ 바이러스 관련 해외 최신 정보 업데이트 대응조치 즉각 반영 등등.

이런 조처는 비용이 크지 않으면서도 질본 혼자 힘이나 자체 결정만으로 쉽게 집행할 수 없다. 일례로 청와대는 홍보수석이든 누구든 각 공중파 사장과 핫라인이 있다. 이 수석이 전화 한 통 하는 것과 질본에서 공문 보내는 것과 뭐가 더 빠르고 집행력이 강력할까? 비단 코비드19건이 아니더라도 무슨 결정 하나 못하는 건 사실 고질병 아니었나? 어떤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고민 중, 검토 중이라는 기사 제목에 살짝 짜증이 날 지경이다. 단적으로 북한 개인 관광하나 결정 못 하고 있지않았나?

 

3

실내 집회

코비드19 사태에서 신천지교가 폭탄인 건 확실한 듯하다. 그러나 대통령 극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그들에 대한 마녀사냥 역시 극심하다. 신천지가 사교집단이라 한들, 그건 별건이다. 전파야 이미 일어난 일이다. 물론 이후 비협조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친문 페북 인플루언서는 심층 보도하듯 이만희 씨 형 장례식 참석이 범죄인 듯 다뤘다(참고8). 그런데 장례식 참석하는 그 시점에 ‘코로나를 예상하고’ 참석하면 안됐다는 뜻일까? 아래는 신천지에 대한 긴급명령 집행 때 경기도지사가 발표한 내용 일부다. 짚어봐야 하는 건 이런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집단 감염사태와 관련하여 신천지 교회는 결코 가해자가 아니며 감염병에 따른 피해자임을 인정합니다.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도정 최고 책임자로서 도민과 신천지교회 신도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신천지교회 관련자들로서는 억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클 것입니다. 그 입장과 마음,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그래서 고심도 깊었습니다. 그러나 전 도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도지사로서 결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참고9)

요컨대 정부는 신천지 탓보다는 근본 원인을 숙고해야 하고, 밀접 접촉을 유발한 대규모 실내 집회를 대대적으로 제한하지 않은 자신을 스스로 탓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태극기 같은 외부 시위와 실내 밀집 집회는 감염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실외 시위가 아니라 모든 실내 밀집 집회를 지금 당장! 전면 금지해야 한다(참고10). 그렇게 하고도 실내 밀집집회를 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4

정쟁

발생 초기부터 계속해 온 생각이다. 불안 불안했다. 물론 질본은 뛰어난 대응으로 2~3주를 벌었고, 모범적인 검사 시스템을 갖추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참고11). 이점은 매우 훌륭하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질본이 잘했다고 해서 정부 전체가 잘한 게 아니다. 코로나 전쟁을 질본에게만 떠밀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실수를 인정하고 겸허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대응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여기에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과학적 정보 전파,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에 대한 범정부적 견제 또는 설득 등도 포함된다.

말 나온 김에 여기서 정부 대응 조처 표현도 문제라고 보는데, ‘심각’이 뭔가? 하다못해 미국처럼 1단계, 2단계..식이면 사람들은 단계별 조치가 뭔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근데 “심각”은? 무섭기만 할 뿐 액션 아이템을 떠올릴 수 없다. 이런 거 하나도 내 보기엔 문제다. 컨트롤타워에서 머리를 짜내면 1~2시간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아무튼 지금 이 사태는 분명 과장되어 있다. 하지만 사태가 과장되었다고 해서 과장된 대응이 불필요한 건 아니다. 부실한 대응은 국민 안전과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통령 탄핵 청원이 거의 백만에 달했다. 이 문제를 또 미통당 때문이라며 단지 정쟁일 뿐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된다. 이런 점에서 나는 탄핵을 찬성하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탄핵 청원 사태에 대해 정부 여당이 철저히 반성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5

코로나보다 더 두려운 것

사실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보다 경제 위축에 의한 사망자가 더 많을 수도 있다. 지금은 초기이고 세계적 확산이 덜해서 주가가 빠지는 정도지만 이런 분위기로 한두 달 더 지속한다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부도가 속출할 수도 있다. 지금 분위기로 여당은 총선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나아가 만약 팬데믹이 현실화돼 미국에서 발병률이 높아지면(참고12) 대공황급이 될 수도 있다. 질병 자체보다 그 영향으로 인해 감당키 힘든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___________

참고 글 링크

참고1: 文대통령, 양산서 설 쇠고 오후 靑 복귀, 헤럴드경제

참고2: 더불어민주당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과 경제 대책, 세계타임즈

참고3: 문 대통령, 정은경 본부장에 “허탈하지 않을까..계속 힘내달라”, 연합뉴스

참고4: 문재인 "메르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허핑턴포스트

참고5: 복지장관 “가장 큰 원인은 중국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 연합뉴스

참고6: 한국공항공사 국제선 지역별 통계, 한국공항공사

참고7: 입국금지'의 바이러스 확산 방지 효과에 대한 과학자들의 결론은, 허핑턴포스트

참고8: 2/26 수상한 청도 대남병원, 페이스북

참고9:신천지 종교시설 강제봉쇄 및 집회금지 긴급행정명령 시행, 페이스북

참고10: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 예배 그대로 진행”, 중앙일보

참고11: 美 타임 “한국 확진자 증가, 한국의 개방성·투명성 반영, 유피아이뉴스

참고12: [바이오토픽]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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