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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신천지 실세 추적해 사태 전말 밝혀야

■ 中 우한서 청도 방문한 신천지 교인 확인 시급

  • 기자명 김선태 기획위원
  • 입력 2020.03.05 16:27
  • 수정 2020.03.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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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지난 2월 2일. 그날 청도대남병원에 중국 우한에서 온 누군가가 있었다. 그는 신천지 교단 관계자이거나 병원 관계자이거나 아니면 둘 모두이거나 어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보균자로 추정된다. 그가 문제의 31번 환자에게 전염시켰거나, 아니면 그가 옮긴 누군가가 대구교회 예배를 보았거나 어쨌든 바로 그가 '슈퍼전파자'라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미궁에 빠진 ‘우한-청도 간 신천지 연결고리’

1월말 2월초(특히 31일에서 2일 사이)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 이후 15일 이 병원 입원환자들 사이에서 집단 발병이 시작되었고 국내 첫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나왔으며, 3월 3일 현재 병원체로 숨진 전체 환자 28명 중 청도대남병원 환자가 13명에 달한다.

사건의 단서를 살피면 이렇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이 1월 27일 급성폐렴 증세로 대남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치료받다 31일 숨졌다. 사망자는 10남 1녀 중 6남으로 청도에 거주했으며 신천지 신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동생 이만희의 탄생지인 청도가 이 종파의 성지로 여겨진 터라 신천지 주요 간부들이 장례식장에 모여 조문했다. 

초기에 신천지 측이 밝힌 데 따르면 조문객 중 대구교회 지파장과 간부 10여명, 부산교회 7명이 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신천지 측은 정확한 참석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참석자가 문제된 이유는 그 뒤 병원 관계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119명의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비슷한 시기에 신천지 교인으로 알려진 31번 환자가 대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가 청도 방문 사실을 숨기다 얼마 뒤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31번 환자와 청도의 관련성이 중시되는 이유는 그가 바이러스 잠복기에 우한을 비롯한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어 그 동선 가운데 우한 출신 귀국자와 접촉했을 것이라 의심되는 유일한 지역이 청도이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도 이와 같은 추리가 가능하다. 질본의 추적에 따르면 31번 환자가 신종코로나 확진을 받은 날은 2월 18일, 발병이 의심된 때는 인후통과 오한 증세를 보인 7~8일이며 14일 검사에서 정확히 폐렴 소견이 나타났다. 2월 1일 전후 청도에 머물러 감염되었다면 잠복기를 거치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우한 발 신천지 교인에 중국도 충격 받아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가 다녀간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중국 정부가 이 환자의 감염 경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 12월 우한 사태 이래 이 바이러스와 처절한 전쟁을 벌여 왔고 이제 그 성과가 나타나 대륙 전역이 진정세로 돌아서는 중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감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그 유입 경로가 우한 출신 신천지 교인의 청도 및 대구 방문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바짝 긴장하게 된 것이다. 특히 신천지가 중국에서도 비밀지하 조직으로 운영되어 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까닭에 중국 정부의 충격이 크다.

중국에서 신천지는 2018년경 사교로 지정된 불법 조직이다. 중국의 특성상 지방 성 당국이 자율적으로 관내 종교를 관리하는데 이 해부터 여러 성에서 잇따라 신천지 불법화를 선언했다. 2018년 11월 30일, 베이징 소재 중국망 사이트는 '중국 각 성 당국에 의해 불법화된 해외 사교 신천지교회를 경계해야'라는 기사로 이를 상세히 소개했다.
(출처: http://news.china.com.cn/2018-11/30/content_74225804.htm)

기사에 따르면 그해 6월 25일 랴오닝 성에서 법에 따라 신천지 교회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종파가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허가 없이 포교하여 '사회단체 등록 관리에 관한 규정' 제32조 및 '불법 시민단체의 규제를 위한 임시 조치' 제2조 및 제9조 등을 어겼다는 게 이유다.

기사는 같은 이유에서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베이징시 등이 신천지교회를 불법화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중국 내에서 조선족과 한국인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서 신천지가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에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중국 성 정부들이 신천지를 위험한 조직이라 본 이유는 그들의 기만적 행태가 도를 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신천지는 자신의 정체성을 어지간해서는 드러내지 않는데, 이는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는 일반적인 종파와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라고 한다. 즉 “신천지 신자들은 거짓말을 하거나 상대방을 속이는데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한 술 더 떠 그것이 성서적 관행이자 하나님의 관습에 속한다고 강변한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 종파는 우선 자신을 숨긴 채 점조직으로 상대방에게 접근하여, KFC, 맥도날드 및 지하철역 근방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한국어 학습이나 무료 성경 공부 등을 이용해 게릴라식으로 접근한다.

그러다 조건이 무르익어 복음방 등의 비밀 아지트로 옮겨간 뒤에야 자신을 드러낸다. 이처럼 기민하게 당국의 단속망을 피해 다니는 특유의 포교 방식에 당혹한 나머지, 중국 공안은 2018년 11월 말 “신천지 신자의 거짓말에 현혹되지 말고 그 조직에 가입하지 말며 그 활동에 참여하지 말 것”을 공문으로 경고했다.

자신의 본거지라 여긴 동북 지방과 해안 대도시들에서 차례로 퇴출된 신천지는 새로운 본거지를 찾아 나섰는데 우한시가 그중 하나다. 천만 인구가 사는 현대화된 도시이자 다수의 한국 기업이 진출하여 많은 한국인 이주민을 확보하고 있는 우한시는 제2의 신천지 부흥을 꿈꿀만한 도시였다.

최근 우한 신천지교회를 관리하는 신천지 부산지부(속칭 야고보지파)의 녹취록에 “중국이 지금 보니까 700명 넘게 죽었고 확진자가 3만 명이 넘는데, 그 발원지가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는 말이 나와 신천지 우한 진출을 확실히 뒷받침한다.

만일 우한에서 감염된 신천지 신자가 청도에 갔다가 그 일부가 중국으로 재유입될 경우 가뜩이나 통제하기 어려운 이 조직이 간신히 확립된 중국 방역망을 뚫는 일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청도-대구 신천지 관련 슈퍼전파자의 행적에 중국 정부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CCTV 청도 취재에 중국 공안 내사까지

그런 가운데 중국 국영중앙방송(CCTV)이 한국 청도대남병원을 방문, 취재하고 다녀간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중국망에 따르면 CCTV는 지난 2월 24일 청도군 소재의 대남병원과 대구시 정부를 단독 취재해 두 곳의 바이러스 대응 상황을 알아보고 귀국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청도대남병원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이유를 파악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 측은 인터넷 보도에서 “대남병원은 한국 내에서 대규모 바이러스 확산이 일어난 첫 의료기구”이며 “이 병원의 확진자 다수는 50세 이상의 중노년층으로 면역력이 취약한데다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청도와 대구의 확진자 다수가 신천지교회와 관련이 있음을 전한 뒤, 대구시로 이동해 시 전문인력이 약 1만여 명의 신천지 교인들과 연락을 취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2월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신천지 신자들에 대해 조사중”이며 “한국을 방문하고 재입국한 인사들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신종코로나 역유입 차단에 나섰음을 짐작케 한다.

기사는 중국 내 신천지 활동을 추적해온 한 연구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생지인 후베이성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는 신천지 교인들에 대해 검역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썼다. 현재 우한에 거주하는 신천지 교인은 200~350명가량인데 그들 중 춘절 기간 한국에 들어갔다 되돌아간 인물들이 중국 정부의 감시망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한 봉쇄령이 단행된 날이 1월 23일인데 대도시인 만큼 그 전에 소문이 파다하여 수백만 명이 미리 우한을 빠져나갔다. 그렇다면 해당 인물이 23일 직전에 입국해 대구로 갔을 수 있다. 질본이 밝힌 31번 환자의 발병 추정일이 2월 7일이고 당시 우한-후베이성 확진자가 634명이며 그 밖의 확진자가 없으므로 두 사람의 잠복기가 겹치는 것을 고려할 때 양자 사이의 감염 가능성은 여전히 유지된다.

대구교회를 기점으로 신종코로나 판데믹(pandemic)을 촉발시키고 중국 정부까지 떨게 만든 사건. 그와 더불어 누군가의 청도 방문, 그리고 청도대남병원 장례식과 뒤이은 집단발병, 자취를 감춘 슈퍼전파자. 대체 그날 청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윤석열 검찰, 신천지 간부진 긴급 추적해야

이상의 의혹은 윤석열 검찰이 ‘신천지 클러스터링’ 차원에서 이 종파 간부진을 긴급히 추적할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 

‘신천지 클러스터링’은 감염원 특히 대구와 청도에서 진행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최초 전파자를 찾아내고 더불어 신천지 조직의 전모를 밝혀 이들을 하나의 군집으로 엮는 일이다. 감염원을 효율적으로 추적하여 감염병 군집을 확보하면 감염 확산을 큰 틀에서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청도 감염을 일으킨 슈퍼전파자의 신병을 확보하면 신천지 감염의 핵심경로를 유추할 수 있고, 이로써 가장 큰 '감염병 군집'을 떼어내면 군소 감염병 군집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추적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감염 경로 전체를 방역기관이 장악할 수 있다. 

이번 사태에 국한시켜 보면 신천지는 전 국민을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시키고도 지하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심지어 3월 2일 이만희 교주의 공개 해명을 보면 교주 자신이 신천지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인지 능력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병약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실제 조직을 움직이는 배후 집단이 따로 있음을 충분히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방역 당국이 신천지 명단을 확보했다고 하나 실제 현장에서 신천지 교인의 협조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배후가 있어 조직 보존 논리에 따라 교인들을 지휘하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신천지 조직의 전모가 밝혀지기를 애타게 바라고 있다. 2월 28일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6.2%라는 압도적 다수가 검찰의 신천지 교단 압수수색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서 알 수 있다. 지금 검찰이 나서 전국 범위 수사에 동시 돌입해 신천지 배후 세력을 밝혀내야만, 시시각각 확대되는 신천지 발 코로나19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음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김선태 / 본지 기획위원, 이코노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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