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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탐대실 하지 말고 모든 것을 비워라

진보개혁 연정 선언을 제안하며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3.11 09:51
  • 수정 2020.03.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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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정치 컨설턴트

더불어민주당! 소탐대실 하지 말고 모든 것을 비워라!
그리고 진보개혁 연정을 선언하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최고위가 결정을 못 하고 당원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하자, 그것마저 제동이 걸려 우선 의원총회에서 먼저 논의하기로 했다. 총선 1달여 남겨놓은 상황에서 집권여당으로 취할 행보인지 의심스럽다. 명색이 집권여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대로 가면 민주당은 최대 137석, 미래통합당은 145~147석을 할 것”이라며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단독으로는 명분도 실리도 없으니 비례연합이라는 우회로를 이용해 비난을 최소화하고 실리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분석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미래한국당이 최대 비례 27석 포함 147석을 얻기 위해 120곳 지역구에서 승리한다는 걸 전제로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로 보면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지역구 105곳, 민주당은 110곳에서 승리했다. 121석이 걸려있는 수도권에서 민주당은 20대 총선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거의 전멸했던 호남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충청, 강원, 제주는 강보합이고, 영남 상황만 조금 악화했을 뿐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의 경우 중도를 아우르는 대통합에 실패하면서 소통합 시너지 효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 게다가 물갈이는 했지만 인재난으로 돌려막기에 급급, 혁신공천에 실패했다. 정당 비호감 압도적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도권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격차는 좁히고 있으나 뒤집을 상황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우세했던 강원, 충청에서도 우세를 장담할 수 없다. 관건은 65석이 걸려있는 PK, TK인데 압도적으로 우세다하고는 하나 9석을 빼앗긴 지난 총선보다 나을 것이라 장담하긴 아직 이르다.

 

이미지=어반브러쉬
이미지=어반브러쉬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분석에 근거해 비례연합정당에 목을 매는 것일까? 섣부른 예측일지 모르겠지만 단독 과반수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정의당의 데스노트, 4+1이 아니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20대국 회에서 민주당 처지를 생각하면 이해 못 할 바 아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80석 이상을 할 수 있다는 오만으로 진박감별 공천을 감행하다 폭망했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당초 개정선거법 취지에 역행하는 꼼수 비례전략을 실행한다면 새누리당이 심판 당한 것처럼 혹독한 결과를 받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140석은커녕 꼼수로 얻은 비례를 합해 130석도 못 얻을 수 있다. 시대가 바뀌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단독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모자라면 보태고, 협력해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연정, 협치의 시대가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 선거를 1달 이상 남겨놓은 상황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만 보고 분석해보면 민주당은 지역구 140곳 이상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을 의미할까? 단언컨대 이는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미래통합당이 국정농단세력으로서 반성도 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루어낸 조그만 변화라도 되돌릴까 두려워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민주당에게 140석이란 너무도 과분하다. 

앞으로 민주당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례를 깨끗이 포기하고, 범민주개혁 진보진영과 협치 또는 연정을 선언해야 한다. 단독으로 무엇을 해보겠다는 그릇된 욕망과 비뚤어진 정치행태를 과감히 벗어버려야 한다. 비례연합정당에 후보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비례 순번을 정하는 일 등 일체 간섭도 해서는 안 된다. 어떤 개혁 진보정당이든 영향력을 없앤 다음 공천된 비례대표 후보의 정치적 아이덴티티, 개혁성, 도덕성 등 면면을 보고 민주당 차원에서 지지하는 일이야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당선될 지역구 후보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민주당 후보를 찍어야 하는 국민 입장을 생각해보라. 민주당이 손해 볼 일은 전혀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지역구로만 민주당이 150석을 넘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통합당의 27석 꿈은 사라지고, 개혁 진보진영의 비례대표 합산은 최소 22석에서 최대 30석에 육박할 것이다. 부디 욕심을 버리고 통 큰 정치를 하기 바란다. 

김동규/정치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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