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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코로나19 극복에 ‘과학기술’과 ‘민관협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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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코로나19 극복에 ‘과학기술’과 ‘민관협력’ 절실
  • 김선태 기획위원
  • 승인 2020.03.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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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단계적 승리’, 정부-민간 협력의 성과
■ 개인‧기업‧정부, 각자 위치에서 ‘영웅’이 돼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군주론’의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공화국에서 공직자 생활을 준비하던 1495년 무렵, 수도승 사보나롤라가 이 도시국가의 실질적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었다. 
사보나롤라는 비범한 정치적 언사로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그가 설교할 때면 전 시민이 몰려나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마키아벨리와 사교 수장 사보나롤라

그러자 사보나롤라는 종종 자신이 하느님의 대리인이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1498년 도시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사보나롤라 파와 반 사보나롤라 파 사이에 치열한 정쟁이 이어지던 중, 사보나롤라 측에서 놀라운 대결을 제안했다. 
각 파의 수장이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시험을 하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대결이 이루어졌고, 시뇨리아 광장에 거대한 불길 통로까지 만들어졌는데, 정작 사보나롤라는 불길 속으로 어떤 복장을 할 것인지를 놓고 시간을 끌었고 그러다 시합은 무산되었다. 
이 일로 사보나롤라의 권위는 크게 실추되었고 다음날 정부가 체포령을 내린 결과 사보나롤라는 붙잡히고 말았다. 
고문 끝에 사보나롤라는 자신의 행동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세속적 야망을 위한 것”이라 실토했다. 
한 달 뒤인 5월 23일 피렌체는 지롤라모 사보나롤라를 교수형에 처한 뒤 시체를 시뇨리아 광장에서 불태웠다. 그의 나이 45세였다. 
사보나롤라 추종자들이 대거 숙청되면서 피렌체에는 공직의 수요가 생겼고, 그 덕에 마키아벨리는 공화국 제2서기국 서기장이라는 첫 공직을 얻었다.

‘신천지’에 코로나19 광풍 책임 물어야

한국의 경우 중국 이외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나라에 속하지만 그 대처가 빨라 대통령이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로 조기 방역이 점쳐졌다.
하지만 신천지 교인인 31번 확진자가 등장하면서 사태는 급변해 결국 대구-경북 지역의 광범위한 확진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한국은 사교 집단 내부의 발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방역망이 뚫린 흔치 않은 선례를 남겼다.
바이러스는 종교에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말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문제는 종교로 인해 전염병이 창궐한 경우가 역사적으로 흔히 반복되어 왔지만 인류가 그로부터 확고한 교훈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종교개혁의 선구자 마르틴 루터가 이 문제를 엄중히 경고했다.
루터가 대학원생이던 1505년 초에 흑사병이 창궐했는데, 당시 교회는 “믿음이 강한 사람은 떠나지 않으리라”는 성서의 말에 근거하여 성직자가 수도원을 떠나지 못하게 했고 그 결과 유럽은 일상이 마비될 정도로 참담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1509년 갓 사제 서품을 받은 루터가 나서 “경솔하게 병에 노출되는 것은 일종의 자살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염병은 나무와 장작 대신에 생명과 몸을 먹어치우는 불길”이라며 병을 옮기는데 무심한 성직자들을 질타했다. 루터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 그런 사람들이 눈에 띈다면 판사들은 계획적이고 노골적인 살인범으로 판결하여 형 집행인에게 당장 넘겨 사형에 처해야 한다.”(‘루터의 밧모섬’, 제임스 레스턴, 이른비, 172쪽)
오늘날 고의든 아니든 “다른 사람들에게 병을 옮기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 신천지를 비롯한 일부 성직자와 교인들은 루터의 말처럼 종교적 관점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한중 양국, 코로나 방역에 각자 장점

자체 역량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중국이 한국의 대응 방식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1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 같은 봉쇄 조치 없이도 ‘단계적 승리’를 거두는 이유는 정부의 강력한 예방통제 조치와 국민의 협조 덕분”이라고 썼다.
중국 정부가 군대를 동원한 지역 봉쇄나 대대적인 국가 의료진 파견 조치를 취한 것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원의 왕쥔성(王俊生) 연구원은 그 차이를 구체화하여 첫째 “한국 정부가 신천지 종교교단을 엄격하게 통제 조치하면서 전국적 자원을 대구·경북에 투입”한 점, 둘째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대형 이벤트를 피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며 협조”한 점, 셋째 “하루 2만여 명을 검사해내는 능력”과 “잠재적 감염자를 추적할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을 들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다만 이는 한국 정부가 조기에 강력한 예방조치를 취한 덕택이라며, “이미 광범위한 지역으로 감염이 확산된 유럽은 중국 같은 엄격한 봉쇄 조치를 도입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중국은 “국가 지시 하에 수만 명의 의료진이 후베이로 달려가 지원에 나섰다”며 이런 방식을 대의제 특히 지방자치제로 운영하는 국가들이 시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과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 공통된 코로나19 대응 방식은 무엇일까?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은 ‘과학 및 IT 기술력’과 ‘공동체에 대한 민관의 헌신’ 등으로 모아진다.
과학 기술은 한중 양국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한 수단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 16일자에 실린 기고문에서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저지전 승리를 위해 강한 과학기술 버팀목을 제공하자”고 주장한데서 잘 나타난다.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인류가 감염병에 승리하려면 과학 발전과 기술 혁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연구개발을 한층 가속화하여 강력한 과학기술의 버팀목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의 경우 감염병 검진의 일등 공신이 된 국내산 진단키트가 대표적인 버팀목이다.
초기에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통해 결과 확인에 1~2일이 소요되던 것이 지금은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RT-PCR) 진단키트를 이용해 6시간 이내로 줄였다.

“한국 기업, 소소한 영웅이 될 때”

한중 양국은 또한 자신을 희생하며 코로나19와 싸우는 이들이 도처에서 나타나 희망을 던져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 우한시에서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을 알리고 의료 활동에 헌신하다 2월 7일 사망한 리원량(李文亮)은 세계인을 울린 경우다.
중국인들이 리원량을 애도하며 그를 영웅이라 부르기 시작하자 3월 5일 중국 당국이 그에게 ‘방역 모범 인물’이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우리의 경우 코로나19 대응이 거듭 성과를 내는데 질본 관계자와 방역 최전선에 선 의료진들, 구급대원과 경찰‧군인들의 기여가 크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군간호사관학교 60기 졸업생들이 예정된 임관식을 앞당겨 마친 뒤 곧장 대구로 향해 치료에 헌신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영웅이라 부르며 감동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초생활 수급자이면서 없는 돈을 아껴 7년 동안 부은 암보험을 중도해지해 환급받은 금액 118만7360원을 코로나19 성금으로 내놓은 강순동 씨(62)가 있다.
그 금액은 크지 않지만 그 행위는 영웅의 그것이라 불러 손색이 없다.
우리 사회가 재난에 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 하며, 감사하고 기억할 줄 안다는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이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에는 많은 인물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 영웅적 활약을 펼친다.
하지만 정작 작가는 일개 보건대 서기를 맡은 그랑을 두고 “보잘것없고 존재도 없는, 가진 것이라고는 약간의 선량한 마음과 아무리 봐도 우스꽝스럽기만 한 이상밖에는 없는 이 영웅을 여기에 제시하고자 한다”고 썼다.
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지구상에 안전한 국가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 지금, 민간과 국가의 협력은 다른 어떤 수단보다 강한 방역 대책이 될 수 있다.
이때 민간은 개인으로도 이웃으로도 기업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그가 누구이건 아무리 소소한 역할을 맡건 그는 바이러스라는 용을 퇴치하고 우리 삶의 무대를 정화시킬 영웅이다. 지금이야말로 ‘소소한 영웅’이 필요한 때다.

▲김선태 / 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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