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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유주방이란 무엇인가

■ 지자체지원형(신중년프로젝트) / 협동조합형 공유주방의 이해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4.07 16:01
  • 수정 2020.04.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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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구/ 시그널 기획위원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개요: 핫하게 떠오른 ‘공유주방’

‘공유주방’은 말 그대로 주방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2015년 설립된 국내 최초 키친 인큐베이터인 ‘위쿡’의 도전을 출발점으로 한다. 현재 다양한 형태로 발전 중이다. 여러 브랜드를 한 주방에서 운영하는 개념의 ‘가상식당형’을 비롯해 한 공간에서 요리해 나눠 먹는 ‘소셜다이닝형’, 아침 점심 저녁을 각기 다르게 운영하는 ‘타임쉐어링형’, 일정 기간을 정하고 입주 셰프들을 선발하고 교육하는 ‘인큐베이팅형’ 등이 있다.

이중 무엇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개념은 배달음식플랫폼을 기치로 내세운 ‘배달형’ 공유주방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배달형 공유주방’의 등장이 공유주방을 핫하게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3~4년 전만 해도 외식업 성공률이 높지 않다는 점 때문에 배달형 공유주방 역시 창업이 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배달앱 시장 규모가 3조 원대로 성장하면서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엄청난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인천, 부천 등으로도 확산 중이다. 

우버 창업자이자 클라우드 키친 운영자인 캘러닉은 한국을 첫 공유주방 진출지로 꼽았다. 한국은 한순간에 몰리는 수요를 감당하는 배달앱과 오토바이 등 배달 인프라 스트럭처가 잘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40억 달러(약 4조8000억 원)라는 거액을 들여 사들인 것도 한국 배달 시장이 갖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배달형 공유주방의 특징

-외식업체에 5~10평 규모 주방 공간과 집기를 대여해주고, 업체에서는 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달과 관련한 일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배달 관련 서비스 이외에 식자재 공급, 마케팅, 커뮤니티 형성, 교육 등 서비스가 추가되기도 한다. 

-사실상 배달 전문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부동산 임대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보증금과 월세가 형성되는데, 현재는 보증금 800만~1000만 원, 월세 80만~200만 원 정도로 일반 점포보다는 조금 저렴한 편이다. 집기 등이 제공되므로, 외식 업체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이 세이브된다. 

-창업 비용 외에 배달비도 조금 더 저렴(2~3개 동시 배달 가능하므로)하게 책정할 수 있어 약 30%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한다. 그밖에 린스타트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고스트키친, 심플키친(롯데 투자), 위쿡, 개러지키친, 일번가, 클라우드 키친 등이 대표적이다. 배달 앱의 강자인 배민(배민키친)과 요기요(셰플리) 등도 공유주방을 운영하고 있다. 일산의 경우 ‘헤이키친’이 있다.

 

배달형 공유주방의 문제점

핫하게 떠오른 배달형 공유주방은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 입장에서 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소상공인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진 ‘사장님’에서 대기업을 위해 일하는 ‘월급 없는 셰프’로 전락할 우려도 적지 않다. 공유주방 업체들이 내세우고 있는 ‘요리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이 소상공인 입장에서 꼭 장점일지 곱씹어 볼 일이다. 

또한 공유주방은 사실상 ‘부동산 임대업’의 한 형태지만 권리금 등의 형성이 어렵고 이 부분은 모두 공유주방업체에 돌아간다. 포스나 배달앱을 공유주방 업체가 장악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노하우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다. 이를 모두 업체에 무료로 넘겨주게 되는 것도 결코 유익한 일은 아닐 것이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소상공인 자리에 조리하는 로봇이 자리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즉 월급이나 정년 보장도 받지 못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대기업을 위해 일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대기업에 빅데이터로 제공하는 역할만 할 수도 있다.

지자체지원형 / 협동조합형 공유주방 제안 

이런 단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지자체지원형’ 또는 ‘협동조합형’ 공유주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지자체지원형’은 지자체가 소상공인 지원 사업의 하나로 신청하는 상인에게 공유주방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청년 대상 혹은 외식업 창업의 가장 고위험군인 은퇴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여 ‘신중년프로젝트’로 진행하면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일종의 인큐베이팅센터로 마케팅 지원과 교육 지원(관련 법령, 마케팅 요령 등)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더 효과적이겠다. 지역 화폐 사용 및 지역 식재료 사용으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는 소상공인들이 뜻을 맞춰 협동조합형으로 창업하는 방안도 있다. 10여 개 업체가 함께함으로써 대기업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에 이바지하는 형태의 공유주방을 구상해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그밖에 센트럴키친도 공유주방의 한 개념이므로, “센트럴키친 + 공유주방”을 접목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대표 업체 소개

아래는 공유주방 대표 업체들이다.

 

#공유주방 1번가

- 2019년 9월 오픈했다. 배달업(김밥)으로 성공한 최영 대표가 2년간 준비했다고 한다.  경기 성남에 1호점을 연 지 3개월 만에 서울 홍대, 수원, 구리 등 오픈 또는 오픈 예정이다. 2024까지 400개(8000촌 점포) 목표. 2번가, 3번가 등으로 해외진출도 모색중이다.

- 중앙관제센터(매출, 비용, 리스크 등을 케어, 주문 전화 응대)와 레일시스템(중국의 허마센셩의 천장레일시스템과 유사) 구비했다. SPC, 네이버, 페이코 등 50개의 프랜차이즈 회사와 연결.

-  5평형, 7평형, 10평형 등이 있으며, 현재 18개 업체 입점해 있다. 5평 기준 월세 70만원, 보증금 900만원 3개월 전 통보 시 퇴거가 가능하다.

 

#고스트 키친 (단추로 끓인 수프)

- 배달의민족 출신인 최정이 대표가 21억 투자를 받아 오픈했다. 45평 규모의 배달 전문 고스트키친(도쿄밥상 등 4개 브랜드 운영)을 셰프들을 채용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 IT를 베이스로 하는 하드웨어 플랫폼임을 강조한다. 배민, 요기요 등 배달 앱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결제, 주문한 음식이 라이더에게 갈 때까지의 과정을 소화한다. 입점한 업주는 주문이 들어오면 주방에 설치된 태블릿PC 화면을 보고 요리 시작 버튼을 누르면 된다. 들어온 주문을 토대로 쌓인 데이터를 가지고 메뉴 개발, 마케팅, 광고 등 배달음식점에 필요한 모든 부분의 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의 1, 2호점에 이어 송파에 3호점까지 오픈한다.

 

#위쿡(심플프로젝트)

- 증권사 직원, 도시락업체 사장으로 변신한 김기웅 대표가 ‘배달직원’을 공유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해보려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미국의 키친 공유 모델 키친인큐베이터 ‘유니온키친’에 찾아가서 그 모델을 본떠 2016년 국내 최초로 키친 인큐베이터 위쿡을 설립했다. 인큐베이팅형 배달형 등 다양한 공유키친을 운영 중이다.

- 역삼 1호점(10여 개 입점)을 시작으로 신사, 논현점으로 확장했으며 서울창업허브 3층에 키친인큐베이터 운영사로 선정돼 운영 중이다. 선발된 팀들은 위쿡멤버십 혜택을 3개월간 받을 수 있다. 올해 최대 1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역삼 1호점에는 공실이 없고 대기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이다.

-첫 고민이 라이더였던 만큼 라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각 입주 업체에게 매달 재무제표를 제공해 경영 분석을 해주는 경영 컨설팅 시스템은 심플키친 만의 장점으로 점주들의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다. 멤버십으로 가입한 개인 또는 팀은 공유 주방, 판매 채널, 공동 물류 등 위쿡이 제공하는 공유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위쿡 직원들이 제공하는 브랜딩, 마케팅, 홍보, 위생 교육 등 컨설팅 서비스도 받게 된다.

 

#클라우드 키친

- 스타트업 성공 신화의 주역인 우버(Uber)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Travis Kalanick)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첫 공유주방 ‘클라우드 키친’을 오픈했다. 그리고나서 첫 해외 진출 국가로 한국을 낙점, 국내에 진출했다. 진출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 지역인 서초 삼성 건대 분당 관악 논현 등에 지점을 운영할 정도로 급속히 세를 불렸다. 국내 지점을 10곳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시간문제로 본다고 한다.

- 임대료, 인건비, 식자재 절감 등 음식점 창업의 리스크를 줄여 배달을 전문으로 한 음식점들을 입점시키는 콘셉트이다. 마케팅 지원과 컨설팅은 물론, 식자재 공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 글쓴이: 김민구/ 시그널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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