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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낙연의 동물적 직관(animal spirits)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4.14 15:46
  • 수정 2022.02.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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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민주당 종로 지역구 21대 국회의원 후보
이낙연 민주당 종로 국회의원 후보

사주명리학에는 인간의 기질과 육친관계를 나타내는 십성(十성)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 십성은 인간이 지닌 고유의 기질을 운의 작용과 결합시켜, 어떤 일이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가능하게 하는 명리학의 중추적인 기능을 한다. 

'나(我)'라는 존재를 태어나게 하는 성분(인성)이 있기에 '나'(비겁)가 존재할 수 있고,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여(식신) 세상에 그것을 드러내게 하고(상관), 이것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결실을 추구(정재)하기도 하고, 한방을 노리기(편재)도 한다. 이 결실은 나의 성찰을 불러오고(편관), 때로는 사회적 약속(정관)을 만들어 내기도 하며, 이 과정을 통해 다시 영감을 가지게 되는(인성) 순환이 이루어 지는 것이 십성론의 요체다. 

이낙연 전 총리는 축월의 병술일주이다. 매우 섬세하며, 깐깐하며 현실에 대해 그 누구보다 밝다.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하고, 알아야 직성이 풀리고, 강한 근성도 소유한 사람이다. 즉 호승심이 강해 권력에의 의지도 갖춘 정치인인 셈이다. 

매우 좋은 운을 구가하고 있고, 이 운이 딱 2022년 임인년 까지다. 그런데 염려스러운 것은 2023년 부터 10년 운을 관장하는 대운이 바뀌는데 그것이 꽤나 안좋게 바뀐다는 점이다. 2019년에 그의 실제 생일을 찾아서 풀다 '다음 대권은 이낙연 총리겠구나' 싶다가 왜 정작 대통령 임기초에 이토록 운이 나빠질까 의아하고 걱정스러웠다. 그러다 최근에 총리직을 퇴임한 후 그의 언행 보고 몇가지 느끼는 바가 있었다. 

그의 행보에서 약간 의아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직관에 관한 것이다. 전경련이 제안한 "한시적 규제 유예"에 대해 이 전 총리가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는 소식이다. 

직관은 미래의 큰 틀을 구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화두를 제시하게 하는데 이러한 것이 가장 능했던 지도자가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이었다. 국가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후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다소 추상적일 수도 있는 개념을 국민 대중의 귀에 가장 쉽게 표현한다. 

박정희의 '잘살아 보세'와 '조국 근대화', 김대중의 '남북화해'와 '시민사회', 노무현의 '상식과 원칙' '사람사는 세상'이 그것이다.

지도자로서 화두를 던지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타이밍에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의견을 귀담아 주는 그의 언행에서 그가 지니고 있는 철학의 단면을 봤다면 과장일텐가. 좀 더 지켜 봐야 겠지만, 관리형 실무형 지도자로서는 더할 나위없이 최상의 지도자이지만, 어쩌면 총리 퇴임후 대국민 첫 메시지라고 할 수 있는 국가적 중대사가 재벌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는 '규제완화'라면 벌써 부터 여기저기서 들려올 실망의 함성이 귀에 쟁쟁해진다. 중도의 미망에 허둥대던 정동영의 열린우리당 시절이 떠올려진다. 

케인즈는 '수량적인 이익에 수량적인 확률을 곱하는 식의 계산적 이해'보다는 '동물적 직관(animal spirits)의 결과로서 인간의 의지는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일갈하였다. 모두가 반대했던 이병철의 반도체, 정주영의 자동차 사업참여 역시 경험칙에 의존하여 주판알 튕기고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 그들 나름의 '동물적 직관'을 통해 참여를 결정하였었고 오늘날 이 작은 나라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었다.

요컨대,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모두가 할 수 있는 실무능력의 깐깐함, 빈틈없음 보다는 국가적 화두를 던지고 그 화두가 모든 국민을 생각에 잠기게 하는 직관이다. 

잘살아보세-조국근대화-남북화해-시민사회-상식과원칙-사람사는 세상 등 각 시대를 풍미한 직관의 산물들. 사주명리학에서 직관은 편인이나 편재라는 성분에서 도출가능한데, 걱정스러운 것이 이 전 총리의 경우 기가막힌 언변은 있으되, 시대를 관류하는 직관은 아직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선거가 얼른 끝나서 그의 언변 만큼이나 기막힌 직관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 필자: 아난 
- 現 명리학 전문 사이트 '오마이포춘' 운영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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