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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사주: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4.21 18:30
  • 수정 2022.02.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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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개표 방송이 끝나가던 4월 16일 새벽 다섯 시쯤, 부산 최인호 후보가 역전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담배를 한대 물었다.

가끔씩 그 바위 위에서 '마지막 담배'를 태우시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상념에 사로 잡힌다. 이런 시대가 올 줄 본인은 알고 있었을까. 본인이 탄핵의 불구덩이에 몸을 던져 정치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었던 노무현.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지만, 노무현은 세력을 남겼고, 그 세력이 헌정을 다시 쓰고 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그의 등장과 퇴장으로 공고히 재탄생한 "깨시민"은 눈물이 되고, 촛불이 되었으며 이제는 183이 되어 미증유의 새 역사를 담담히 마주하고 있다.

노무현의 사주

그릇이 큰 사주의 실증적인 사례를 보여달라고 할 때, 나는 서슴지 않고 노무현의 사주를 이야기한다. 프레디 머큐리, 조지 소로스 등이 이런 부류의 사주에 속한다.

그릇이 큰 사주란 한번 성공할 때 세상을 완전히 뒤바꿀 만큼 크게 일어서는 사주를 말한다. 그릇이 큰 사주의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대용신의 존재이다. 대용신이란 사주팔자에서 본인을 돕는 글자 중에서 가장 소망스러운 글자를 의미한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신월(申月: 양력 8월초~양력 9월초)에 태어난 큰 산인 무인(戊寅)일주이다. 지식과 지혜를 겸비한 뛰어난 통찰력의 소지자다. 그를 가까이서 직접 본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눈에서는 광채가 나며, 빛나는 얼굴과 우렁찬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질문 하기를 좋아하고 항상 핵심을 말 서두에 말하는 두괄식 화법을 구사한다.

그가 태어난 양력 8월초~9월초는 곡식이 영글어 가며 수확 직전 마지막 성숙의 단계를 거치는 시기로서, 작물들은 그 안에 내재해 있는 수기(水氣)를 밖으로 배출해내야 하는데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태양이다.

노 전 대통령의 사주에서 태양 병화가 태어난 년과 월에 각각 자리 잡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대용신, 즉 그릇이 큰 사주의 전형인 것이다.

52세부터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호수를 만나게 되니 호수는 태양을 더욱 빛나게 하고, 울창한 숲은 노 대통령이 필요로 했던 화기의 땔감이 되니 이름이 빛나고 벼락같이 좋은 관직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노 전 대통령에게 있어서 호수란 사주명리학적으로 편재로서 뜻하지 않은 결실 수확을 의미하는데 2002년 임오년 다시 그 편재를 만나고 뜨거운 오화가 들어와 활활 타오르니 마침내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노무현 신화가 완성되게 되었다.

운명의 장난이었던가. 62세 계묘대운이 시작되자마자 거짓말처럼 맑았던 하늘에서 비가 나린다. 계묘 대운의 계수는 비다. 비가 나리면 태양 병화는 가려지고, 사라져 버린다.

무토는 계수와 합을 하는데 말하자면 산사태가 일어난다. 무토일간인 노 대통령은 비나 구름이 태양 즉 자신의 세력에게 누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쏟아지는 폭우 속으로 자신의 몸을 던져 그 비를 막아내며 병화를 보존시켰다. 무토일간에게서만 나타나는 '병화를 지키기 위한 무계합'의 양상이다. 자신은 무너지더라도 자신의 가족과 세력을 지켜내며 미래를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그의 계묘대운 10년간 대한민국에도 비가 나렸다. 경제만 좋아질 것 같으면 그 누가 대통령이 되도 상관없다는 국민의 인식과 이로 인한 전과 14범 잡범 출신의 대통령 취임, 60~70년대 독재자를 향한 마지막 헌정이라 할 수 있는 독재자 딸의 대권 등극.

그런데 참으로 묘한 것은 노 전 대통령의 운에서 2017년부터 갑진대운이 시작되는데 이 대운이 그에게 매우 좋은 대운이라는 점이다. 그것도 무려 10년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이 2017년에 있었고, 차기 대권도 민주당 출신들이 최상위권을 형성해 가고 있으니 노무현 대통령의 운의 흐름을 결코 민주당의 운명과 동떨어져 생각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180석, 열린민주당과 정의당까지 합하면 189석. 그가 없는데 그가 염원하던 시대가 왔고, 그가 던졌던 수많은 화두들이 하나씩 둘씩 열매를 맺고 있다.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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