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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자 리뷰] 김해영, 노무현·문재인 언급 않는 '희귀한' 민주당 부산 의원

■ 있는 인연도 굳이 드러내지 않는 인성...'인연팔이'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
■ 20대 국회 본회의 출석율 96.8%로 1위...주 3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거의 개근
■ 흙수저 소신파...'40대 기수론' 부합 요소 꽤 갖춘 인물로 조심스레 평가되기도
■ 불우한 가정환경에 가출·전학·최하위권이 일상, 고교취업반서 미용사과정 이수 후 법대 진학
■ 20대 국회서 최연소 지역구 의원, '18년 최고위원 당선 등 잘 나가다 지역구 '관리' 미흡해 낙선

  • 기자명 전재형
  • 입력 2020.05.16 21:15
  • 수정 2021.01.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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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

(서울=전재형 기자) 2016년 총선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중장년·노년 인구가 많은 부산 연제구에서 난적을 상대로 깜짝 승리를 거둬 민주당조차 놀라게 만들었던 김해영 의원(44·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총선에서 예상외 패배를 당해 4년만에 정가를 다시 놀라게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수진(이상 더불어민주당)·김미애(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등 '흙수저 성공담'으로 유명한 몇 안 되는 법률가 출신 현역 정치인 중 하나인 김 의원은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고모댁에 동생과 함께 맡겨져 자랐다. 

극심한 가난과 결핍으로 인해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잇단 가출·전학·복학·유급 등으로 고교 2학년 당시엔 전교 최하위권의 성적을 보여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반 미용사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으나 고3 막판에 심경이 급반전해 결사적으로 공부한 게 부산대 법대 입학으로 이어졌다. 

33살이 돼서야 사법고시에 붙어 그 2년전에 타계한 선친 묘소에 합격증을 들고 찾아가 오열했다는 김 의원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는 평범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유언을 아로새기며 사법연수원 시절 '노동법학회' 회장 및 민변 회원, 부산YMCA 시민권익센터 전문위원, 경찰서 무료법률상담역 등 인권·공익변호사의 길을 걷던 중, 변호사 시보 파견 당시 '법무법인 부산'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던 인연으로 2012년 대선 때 문 후보를 위해 부산 홍보위원회에서 일했으며 2014년엔 부산 연제구 당 지역위원장을 역임했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해 장관·재선 출신 김희정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20대 국회 지역구 의원 중 유일한 30대 의원으로 화려하게 여의도로 입성한 김 의원은 2018년 8월 민주당 최고위원에 당선돼 박용진, 강병원, 박주민, 전재수, 이재정, 강훈식, 제윤경 등 민주당의 70년대생 '영건(young gun)' 의원群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었으나 이번 총선에서 의외의 낙선을 한 것. 

김 의원이 낙선한 이유에 대해 저마다 다양한 분석을 하고 있으나 가장 그럴듯한 논리는 그가 평소 금태섭 의원과 함께 당내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소신파라는 점이 민주당 당원·지지자들이 등 돌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설과 그가 20대 국회의원 중 본회의 참석률이 96.8%로 1위를 차지할 정도였으며 주 3회 여는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도 거의 빠지지 않았을 만큼 중앙정치에 열심이었기에 부산 연제구의 지역구 관리에 힘쓸 여유가 없었다는 설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의원은 작년 9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게 대국민 사과를 권유하기도 했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씨의 지역구 대물림 논란 때에도 '공정성 침해'를 들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올해초 민주당의 위성 비례정당 창당에 대한 논란 때에도 이재명 경기지사, 조응천·박용진·김부겸·김영춘·김두관·설훈·박주민 의원처럼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김 의원은 최근 불거진 정의기억연대 전 대표인 윤미향 21대 비례의원 당선자(더불어시민당)에게도 "기부금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며 "정의연의 30년 헌신과 노력은 인정하지만 회계 처리는 별개 사안인 만큼 투명한 공개로 관련 의혹을 불식시켜 위안부 인권운동에 추진력을 확보해달라"고 발언해 소신파로서의 입지를 이어가는 등 민주당의 대세인 '토착친일세력의 모략·음해'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달말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70년대생 경제통을 대선후보로 키우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덩달아 주목 받고 있는 70년대생 정치인은 민주당의 경우 박용진, 박주민, 김해영, 강병원, 전재수 의원 등이고 통합당의 경우 김세연 의원과 홍정욱 전 의원, 그리고 민생당 채이배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회자되고 있다. 

부산 출신 민주당 의원이면서도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의 명성에 편승하려는 다수 정치인들의 '인연팔이'와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인 김 의원은 두번의 총선 선거홍보물에도 자신의 사진만을 게시할 정도로 계파·패거리 정치와는 거리를 둔 '희귀한' 캐릭터를 드러냈기에 이것이 오히려 중도층에겐 긍정적인 표심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낸 바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갑작스런 퇴장으로 내년에 치뤄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김영춘, 조국, 이호철, 윤준호, 변성완 행정부시장(현 시장 권한대행) 등과 함께 민주당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성급한 '정가 설레발'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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