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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타도”, 총대 맨 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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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타도”, 총대 맨 폼페이오
  • 김선태
  • 승인 2020.07.28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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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총영사관 폐쇄 강행하며 ‘2라운드 진입’
“미 대선용 도발”, 패 읽은 시진핑 ‘안정’ 강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의 리차드 닉슨 대통령 기념관에서 중국 문제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의 리차드 닉슨 대통령 기념관에서 중국 문제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00만 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미중 양국이 서로 총영사관 폐쇄를 주고받으며 점입가경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중, 상호 총영사관 폐쇄 후 숨고르기

미국 동부시간 23일 존스홉킨스대학교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00만7859명, 누적 사망자는 14만3846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간첩 활동의 진앙지’라며 21일 사전 예고 없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통지하자 24일 중국 외교부 역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 철회를 통지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1979년 양국 수교 이후 최초로 설립된 영사관으로,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에 따른 미중간 충돌의 진원지로 각각 역사적 상징성이 큰 곳이다. 어지간하면 외교적 수사를 동원하는 중국 정부도 이번 조치만큼은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보복조치임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만큼이나 중국 측 조치도 속전속결로 이어졌다.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은 폐쇄 통지 2일째인 26일 21시경 정문 휘장을 떼어 냈고, 27일 6시경 성조기를 내려야 했으며 오전 중 철거가 완료되었다. 외신들이 “영사관 폐쇄는 국교 단절 직전의 조치”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양국 정부는 이미 2라운드 대결에 접어들 태세다.

중국 정부는 그런 와중에 미국에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베이징 시간 23일 미국의 총영사관 폐쇄 통보를 받아든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을 포함한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에서 국제법과 현지 법률을 일관되게 준수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총영사관들은 40여 년간 중미 각계의 상호이해와 각 분야 협력에 주력해왔다”며 미국의 주장은 ‘악의적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반대로 미국은 이런 해명에 호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최전선에 나서 중국에 거듭 최후통첩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착수한 직후,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닉슨 도서관에서 폼페이오는 ‘공산주의자 중국과 자유세계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30분에 걸쳐 격정적으로 대중(對中) 결별 선고를 내렸다. 닉슨 도서관 역시 1972년 닉슨 당시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과 1979년 미중 수교를 기념하는 곳이라 상징적 의미가 크다.

폼페이오, “미국이 나서 중국공산당 타도할 것”

이 연설에서 폼페이오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50년여 년간 추진해온 포용 정책을 끝낼 것”이라 주장했다. 연설에서 폼페이오는 중국 정부 대신 중국 공산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시진핑 주석을 ‘파산한 전체주의 사상의 진짜 신봉자’라 지칭함으로써 중국 공산당을 파괴하고 그 우두머리를 내쫓는 것이 미국과 자유세계의 임무임을 역설했다.

폼페이오는 이를 위해 “반체제 인사를 포함한 중국인들과 손잡고 자유세계 국가들과 동맹을 추진”하는 전략까지 제시했다. 이 연설을 전후하여 폼페이오는 시진핑 주석을 일관되게 (공산당) 총서기로 격하해 부르고 있다. 폼페이오는 “중국공산당의 궁극적 야심은 미국과의 교역이 아니라 미국을 침공하는 것”이라며 미국 사람들에게 중국의 위협을 상기시키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중국과 대결하기에 지금 타이밍이 완벽하다”며 이를 위해 미국은 “국제연합과 나토(NATO), G20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공산당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폼페이오의 도발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24일 왕이 외교부장이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화상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이런 속내를 전했다. 왕이 부장은 “당면한 난국은 전적으로 미국이 조성한 것이며 그 목적은 중국의 발전행정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으며 상호존중과 협력 상생을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인민망에 따르면 27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차분한 어조로 양국 총영사관 폐쇄와 관련된 상황을 소개하며 “중국은 미국의 정치적 도발에 대응하여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왕 대변인 역시 “우리는 미국이 즉시 착오를 시정하고 양국 관계가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여건을 마련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사진. 22일 중국 지린(吉林)성 시찰에 나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쓰핑(四平)시 리수현의 녹색식품원료 표준화 생산기지 핵심 시범구에서 곡물 생산, 농토의 보호와 활용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사진. 22일 중국 지린(吉林)성 시찰에 나선 시진핑 국가주석이 쓰핑(四平)시 리수현의 녹색식품원료 표준화 생산기지 핵심 시범구에서 곡물 생산, 농토의 보호와 활용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중국, “폼페이오 내세운 대선용 카드 불과”

그간 중국 내 관영 언론들은 폼페이오의 언행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비판을 가해왔다. 3월 29일 중국망은 워싱턴포스트(WP)지 잭슨 딜 부편집장이 쓴 ‘폼페이오의 코로나19 대응 방법은 그를 미 역사상 최악의 국무장관으로 만들었다’ 제하의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딜은 “미국과 다른 나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때 폼페이오가 뭘 했는지 보라”고 물었다. 이어 자국의 국무장관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설전을 벌였고”, 이어 “아프간 정부에 미군 철수를 설득하려다 실패하자 이 나라에 대한 원조를 끊었으며”, 다시 “G7 외교장관 회의가 ‘우한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거부하자 공동성명을 막았다"고 썼다.

덧붙여 폼페이오는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 미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유가 전쟁 중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보다 형편없는 국무장관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폼페이오를 맹비난했다.

관영 중국국제방송은 2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번에는 유럽연합을 자기의 꼭두각시로 삼으려고 시도한다”며 이는 “중국과 유럽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에 초조감을 감추지 못한 결과”라고 비꼬았다. 그 얼마 전 유럽연합은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해 백신개발, 조업재개 같은 주제로 중국과 협의했고, 1일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국경을 개방했지만 미국은 배제했다.

폼페이오가 닉슨 도서관에서 연설한 뒤인 25일 중국국제방송은 그를 겨냥한 사설 한 편을 내놓았다. ‘항우가 천하를 잃은 이유’라는 글인데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항우와 유방이 진(秦)의 폭정에 항거해 봉기했는데 출발은 항우가 좋았다. 항우는 진과의 싸움에서 승승장구했지만 유방은 등을 떠밀려 군사를 일으킨 경우였다.

두 사람은 먼저 함양(咸陽)을 손에 넣은 사람이 관중왕이 되자는 약속을 했고 유방이 먼저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자 항우는 유방을 서남지역의 한왕(漢王)으로 봉하고 자신은 초패왕(楚覇王)이라 선포했다. 이로 인해 초한전쟁이 시작되었는데 4년 뒤 항우는 중원을 잃고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사설에 따르면 항우가 패착한 이유 중 첫째는 약속을 어긴 것이다. 형제의 맹약을 저버리고 관중왕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홍문연에서 유방을 죽이려고까지 했다. 상대의 재능을 인정하는 대신 힘으로 누르고자 한 것이 둘째다. 그로 인해 당대 최강의 장수인 한신마저 유방의 휘하로 가버렸다. 마지막으로 항우는 자신을 맹신한 나머지 인내심을 나약함이라 여겼다. 결국 유방의 지연전에 말렸고 사면초가 전술에 속아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중국국제방송은 이런 분석에 이어 “지금 미국이 고집스럽게 항우의 길을 가는 중”이라 비꼬았다.

이상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미국은 당장이라도 결전을 벌일 태세지만 중국은 말려들지 않은 채 관망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심지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통보가 나온 와중에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을 떠나 북방 지린(吉林)을 방문해 느긋하게 농촌을 돌아본 뒤 “안정 속에서 진보를 추구하자”는 기조의 연설을 행하기조차 했다.

물론 일부 국내 극성 언론처럼 폼페이오의 연설을 "역사적인 대중 선전포고"라며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총영사관은 그 상징성에 비해 대단한 군사 시설도 아니고 이를 철수한다고 인명 피해가 나는 것도 아닌 만큼 이번 미국의 조치는 그야말로 외교적 공세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폼페이오의 연설은 일개 장관의 선동문 수준에 불과하며 어떤 법적 외교적 구속력도 없다.

그러므로 이번 미국의 ‘총영사관 철거와 중국 공산당 타도 투쟁’에 관해 이런 관전평을 내릴 수 있을 듯하다. 즉 다가오는 대선을 앞두고 초조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충복(忠僕) 폼페이오를 앞장세워 중국을 희생양 삼으려 하는 반면, 중국이 이 패를 읽고 다음 단계 즉 ‘포스트 트럼프 체제’를 노리며 상황을 관망하는 가운데 일어난 해프닝이 아닐까, 하는.

김선태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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