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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中 PC공장 철수...“제조업 시대 종언”

세계 각국 ‘포스트코로나’ 산업 박차...유럽은 ‘그린경제’ 선점 나서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0.08.06 17:54
  • 수정 2020.08.0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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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이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시그널=김선태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쑤저우공장 폐쇄를 결정하자 현지 매체들은 “제조업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 공장에 가동 중이던 개인용컴퓨터(PC) 조립 공장을 폐쇄하고 이에 따른 마무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쑤저우 공장은 삼성전자가 중국에 남겨둔 마지막 PC 공장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직후인 2002년에 설립되었으며 한동안 삼성의 유일한 해외 PC 공장이었다. 2012년 직원 수 6천500명에 달하고 현지의 대외 수출액이 43억 달러(약 5조1천억 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10억 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종업원도 1천7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해 쑤저우 삼성 PC공장의 생산액은 10억 달러를 넘겼지만 이는 2012년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PC 공장 폐쇄와 관련, 중국 매체들은 다양한 평가와 관측을 쏟아내며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8월 3일자 중국경영망은 베이징대 경제학대학원 차오허핑(曹和平) 교수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초기의 노동집약적이고 저가형 산업에서 비교우위를 누리던 시기를 벗어난 결과”라며 “전통적인 컴퓨터 시대가 저물고 그 자리를 스마트폰에게 넘겨주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망은 삼성 측이 폐쇄 사실을 이미 관계 당국에 전달했다면서 “정확한 폐쇄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신 삼성은 중국 내 고객들의 이해를 구하는 성명을 통해 “중국은 여전히 삼성의 중요한 시장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질적으로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망은 그렇지만 이는 “전 세계 PC 시장이 부진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삼성의 전 세계 및 중국 시장 점유율이 대폭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부연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南華朝報)는 삼성의 철수를 “현재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이 경영에서 직면한 어려움을 시사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무엇보다 높은 인건비가 이들 기업의 발목을 잡은 데다 올해 터진 코로나19가 철수를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보았다. 예를 들어 현재 중국에서 본국으로 ‘리쇼어링’(기업이 생산라인을 모국으로 옮기는 일)중인 미국 기업 중 70% 이상이 중국 복귀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더불어 차오허핑 교수는 이번 삼성의 탈중국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글로벌 산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되었음을 암시하는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풀이했다. 미증유의 바이러스 팬데믹을 맞아 기존 글로벌 산업 시스템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중이라는 의미다. 그에 따르면 문제는 누가 먼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생산을 회복하느냐 하는 것이며, 가령 중국의 경우 “디지털 기술을 최대한 잘 활용하여 제조업 중심 경제를 탈피해 산업망을 상승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찬가지로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이런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근 1000조 원대 ‘코로나 기금’을 조성한 유럽연합이 ‘그린수소’에 750억 유로(약 101조6700억 원)를 투입하는 등 녹색경제에 집중, 이 거대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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