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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도심 확산’ 노렸나

진료소 가는 교인 막으며 “집회 뒤에 가라”... 반인륜적 사고 내비쳐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0.08.15 09:44
  • 수정 2020.08.1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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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사랑제일교회 측이 코로나19 감염 의심 교인에게 도심 집회 이후로 진단을 미루라고 종용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 사진 = YTN 화면 캡쳐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사랑제일교회 측이 코로나19 감염 의심 교인에게 도심 집회 이후로 진단을 미루라고 종용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 사진 = YTN 화면 캡쳐

[시그널=김선태 기자]코로나19 수도권 확진세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 이들 지역에 대한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사랑제일교회 측이 코로나19 감염 의심 교인의 보건소행을 막고 도심 집회 참여를 유도한 정황이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교인의 생명을 담보로 감염병 확산에 따른 정부 책임론 증폭을 노렸다는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앞서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크게 늘어나자 정부는 15일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를 모두 금지시켰다. 하지만 민노총과 보수단체들 상당수가 집회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다수 단체가 같은 구역에 중복해 집회를 신고해 시위대 간의 충돌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13일 전광훈 목사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8·15 대회 준비가 모두 끝났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전 목사는 현재 보석 상태인데, 법원은 전 목사가 청구한 조건대로 “위법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보석을 허락했다. 전 목사가 집회 참여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재수감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광훈 목사가 광복절 도심 집회 강행을 촉구한 직후, 서울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교인에게 진단검사를 미루라고 말한 정황이 나왔다. 전광훈 목사의 말을 따르는 게 우선이며 먼저 광복절 집회에 참가한 뒤에 검사를 받아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YTN에 따르면 14일 정오쯤 서울사랑제일교회 교인인 70대 A 씨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느꼈다. 이에 그는 선별진료소로 향했는데 도착할 즈음 이 교회 목사가 전화를 걸어 왔다.

통화에서 목사는 “지금 진단 검사를 받지 말라”며 확진으로 나타나면 교회가 책임을 뒤집어쓸지 모른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A 씨가 동의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자 목사는 다시 아프면 감기약을 먹고 버티라며 “3일 후에 가셔, 3일 후에 가셔요”라고 재촉했다.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에 참여한 뒤에 가라는 의미로 보인다.

당시 이 목사는 A 씨의 확진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었던 듯, “만약에 확진 판정받으면 어떻게 하려고. 확진자라고, 어떻게 하려고 그래” 하며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이상의 통화 내역을 보면 서울사랑제일교회 측은 A 씨의 확진으로 교회가 받게 될 비난을 피하는 동시에, 그가 광화문 집회에 참여해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거꾸로 정부의 무능함을 비난할 계기가 된다는 일거양득의 판단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YTN이 공개한 음성 파일에는 A 씨의 통화 내역을 알게 된 자녀들이 분을 참지 못해 서울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따지는 목소리도 들어 있다.

자녀들이 왜 진료를 받지 말라고 했나 묻자 이 목사는 “굳이 보건소 가지 말고 아프면 일반 병원 가시라”고 응수했다. 이에 자녀들이 “며칠 참았다 가라는 건 방역법 위반”이라고 반박하자 목사는 목소리를 높여 “뭔 위반이요? 일반 병원 가요, 일반 병원” 하며 대꾸한다.

15일 11시 기준 방대본 집계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에서 며칠 사이 총 44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이 교회 신자가 4000여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교회 측은 교인 명단에서 전광훈 목사를 빼는 등 정확한 목록 제출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 교회는 반정부투쟁의 구심점을 자처하고 있어 전국에서 동조자들이 몰려드는 중이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측은 그간 종종 현행법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과 행동을 일삼으며 대정부 투쟁에 앞장 서 왔다. 이번 일로 이들은 자신들의 투쟁을 위해서라면 교인의 목숨 나아가 국민들의 안위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반인륜적 사고의 극단적 일면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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