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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15 광화문 집회와 '극우손절' 미래통합당의 길

■ 전인호 기획위원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8.28 20:23
  • 수정 2020.08.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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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화문 집회

전광훈 목사 등이 8.15 광화문집회를 개최한 후 우리나라 사회는 다시 코로나 쇼크를 겪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400명을 넘어 1000명, 2000명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전인미답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 상황을 촉발시킨 것은 8.15 광화문집회와 한국개신교회들의 대면 예배 강행 때문인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제2차 코로나 쇼크가 우리나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다시 한숨 쉬면서 우리 모든 국민이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시점에 일어난 핵폭탄이기 때문에 사회전반에 미칠 악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한 상황이다.

그동안 한국개신교단의 극우파들은 미래통합당과 한몸이 되어 움직여 왔다. 황교안을 필두로 나경원, 김문수, 차명진, 민경욱, 김진태 등 미래통합당 내의 극우선봉장들은 전광훈 목사 등 개신교단의 극우파들과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다. 2019년 2월 황교안 당대표 체제 이후 지난 총선까지 이들이 득세를 하면서 막가파 전략을 이어왔고 그 실험은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 극우집단에 편향된 정치노선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외면받았다. 정당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혀버렸고, 더불어민주당과의 정당 지지율 차이는 15%~20%까지 차이가 났다. 

총선 이후 미래통합당은 4번의 연속적인 전국선거 패배라는 가혹한 현실 앞에 드디어 새로운 노선을 주창했다. ‘중도확장만이 살 길이다’라는 목표가 그것이다. 그러나 총선이후에도 머리와 몸은 따로 놀았다. 전광훈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들과 명확하게 선을 긋지 도 않았고 김문수, 차명진 등 당 내 극우인사들의 행보에 제동을 걸지도 않았다. 일종의 양다리라고 할까? 애매모호한 노선을 걸어온 것이 사실이다.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에게 법사위 위원장을 받아오지 못하고 모든 상임위원장을 다 내어줄 때는 한때 장외투쟁을 생각했지만 2019년의 불행한 기억 때문에 감행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에게 호재가 생겼다. 바로 부동산문제였다. 부동산 이슈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코너로 몰고 있을 때였다. 대통령지지율은 레드크로스가 나고 정당지지율도 미래통합당이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딱히 미래통합당의 득점포인트 때문에 벌어진 기쁨이 아니어서 어정쩡한 우세였지만 그래도 고무적인 상황이었다. ‘이제야 오만한 정권이 무너지는구나!’라는 멘트가 쏟아졌다. 김종인 비대위체제가 역시 옳았다며 김종인 효과를 논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 8.15광화문 집회가 기획되었다.

미래통합당은 아마도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를 더 깊숙한 코너로 몰아 부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을 것이다. 때문에 미래통합당은 8.15광화문 집회를 그저 느긋하게 앉아 관전하는 기분으로 상황을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8.15광화문 집회는 질병관리본부 등 많은 사람이 예측한대로 제3차 코로나 쇼크를 만들어버렸다. 더더욱 집회 이후 일어난 일들은 ‘코로나를 확산시킬 목적으로 기행들을 벌인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했다. 또 ‘애초에 100명으로 신고된 집회가 그 50배~100배의 인원들이 전국적 조직적으로 동원된 대규모 집회가 되었다’든가, ‘집회 참가자에게 출처를 알 수 없는 돈까지 지급되었다’는 일각의 의혹이 제기된 점 등은 ‘집회 주최자들이 내란음모를 기도했다’는 의심도 갖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들의 행태에 대해 냉담한 상황이다. 미래통합당은 전광훈 목사 등 극우보개신교 집단들과의 관계를 부인하기에 이르렀고 보도에 의하면 당무감사를 통해 이참에 극우인사 당협위원장을 모두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극우손절’작업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들과는 절연하고 안철수 등 그나마 상품성이 있는 보수세력과 손을 잡아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체제가 가고 있는 현재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019년 황교안이 왜 전광훈 등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가? 그 이유를 살펴보면 지금 시도하고 있는 ‘극우손절’의 미래가 예측해 볼 수 있다. 황교안 전 대표가 2019년 2월에 당대표가 될 때, 당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0%가 되질 못했다. 황교안 전 대표의 처절한 장외투쟁을 통해 그나마 지지율을 30%까지 올려놓았고, 이는 어찌됐든 황교안 전 대표의 노력이 만든 성과이다. 이 과정에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개신교단의 극우세력이 한몫 했다. 이 노선이 중도확장의 한계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다 무너져가는 살림살이를 어느 정도 일으켜 세운 공은 황교안 전 대표에게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다. 황교안이 그들에게 몰입한 것은 잃어버린 종자돈을 다시 모으자는 전략이었고 그것은 일정 정도 성공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들은 걸림돌이 되었으니 결별해 버리겠다? 미래통합당의 종자돈이 되었던 극보수세력들이 돌아서면 미래통합당의 종자돈이 그대로 쌓여 있을까? 이들은 딴살림을 차리면서 이 종자돈을 빼 내가지 않을까? 미래통합당이 이명박과 박근혜를 부정하면 존립근거가 없듯이 그들의 종자돈인 극우세력과 결별하면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까?

사실 황교안과 김종인은 한 배에서 자란 형제이다. 다만 성격이 조금 다를 뿐이다. 자유한국당이든 미래통합당이든 모두 한 배에서 나온 형제라는 뜻이다. 그런데 살림살이가 어려워졌다고 ‘형제를 배신하고 너는 이제 우리 형제가 아니야!’라고 한다면 누가 그 집안에 대해 좋은 평판을 할 것인가? 그저 ‘몰상식한 정치패거리’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황교안의 극보수전략이 실패했듯이 김종인의 중도확산전략도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왜냐하면 미래통합당이 놓인 현실은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잃고, 또 다른 하나를 선택하면 또 그 하나를 잃을 수밖에 없는... 두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걸어온 반국민 반국가적 역사성때문이고 그들 세력을 구성하는 성원들의 부도덕성 때문이다. 만약 미래통합당이 정말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당으로 살아남길 원한다면... 오직 국민들의 뜻에 따라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온전하게 갈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딜레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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