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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열린사회와 그 적들 – 홍남기와 최재형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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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열린사회와 그 적들 – 홍남기와 최재형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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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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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핵심 요직 인사들의 거듭된 돌출행보, 민주주의 작동한다는 증거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오직 열린사회로의 길이 있을 뿐" 되새길 때
홍남기 기재부 장관
홍남기 기재부 장관 / 사진 = 이상석 기자

흐르게 하라!

“우리는 금수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오직 하나의 길, 열린사회로의 길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성을 사용하여 안전과 자유를 위해 계획하면서 – 이 계획은 우리가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야만 한다 – 미지의 세계,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세계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 칼 포퍼 《열린사회와 그 적들Ⅰ》 中

사주명리잡설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 중 하나가 관인상생(官印相生)이다. 말인즉, 나를 극하고 지배하려는 성분은 오행의 흐름상 나를 생하고 도와주려는 세력에게는 호의적이기 때문에 나를 극하는 힘을 그대로 흐르게 하여 나를 생하는 세력을 돕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내게 유리한 결과를 도출시킨다는 이론이다. 주로 억부법에서 쓰이는 이론인데 안 맞는 경우가 많아서 이론으로서는 별 가치가 없지만, 이 이론이 주는 통찰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간단히 말하자면 나를 해하려는 적의 관계에 있는 사람이 나의 부모에게는 무척 잘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을 줬는데 부모가 나를 도와서 적이 베푼 경제적 도움이나 호의가 결과적으로 나를 이롭게 한다는 것이 관인상생의 요체다.

모든 시련이 회복가능하다는 전제, 그리고 모든 상처가 인격이나 사회적 성숙에 기여한다는 전제하에서 보자면 지금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시련은 또 다른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극복과정이 지난(至難)하고 많은 이들을 낭떠러지로 몰아가겠지만 그런 희생을 치르고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것은 더 큰 성숙된 의식 즉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된다.

철든다는 것!

경제부총리와 감사원장이라는 정권 핵심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정권의 이해와는 다른 이야기를 종종 하고 심지어 정권의 철학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다. 노무현 시대를 겪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들에게 심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그 자리에서 밀어내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시대 그리고 연달아 온 이명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한층 더 깊어졌고 성숙하였다.

김병준의 변절과 박명재의 배신을 당하면서도 정권 핵심 중에 핵심이라는 감사원장에 인치가 아닌 시스템에 의해서 최재형을 앉혔고, 결과는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본 적 없는 감사원과 청와대의 불협화음을 목도하고 있다.

모피아라는 유주얼 서스펙트임을 알면서도 굳이 이헌재 계보를 잇는 그 집단속에서 계속해서 경제 수장을 뽑아왔고 결과는 경제 혁신은 더디고 ‘그들 기득권 세력’의 부의 축적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회 도처에서 암약하는 적폐들의 난동에도 한국 사회는 꾸역꾸역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칼 포퍼의 예언에 가까운 언명을 되새겨 보자면 ‘열린사회와 그 진정한 적’들은 이러한 적폐들이 아니라 그 적폐들을 배제하고 타도하려는 인간 본성에 내재해 있는 습속일 것이다. 정권의 뜻에 반대한다고 기 임명된 임기가 보장된 공직자를 내치는 것, 우르르 달려가 입을 봉쇄해 버리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열린사회의 적’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세계 민주주의 혹은 자본주의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고도 이상적으로 발전해 가는 이면에는 그야말로 ‘관인상생’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됨을 알게 된다. 특히 최근 두 사람 즉 정권의 핵심부에 있는 홍남기, 최재형이 일으킨 반란에 가까운 행태를 보면서 지금 당장의 정권에는 입에 쓰고 불리할 수는 있으나 사회 전체가 다양성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국가의 건전한 발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니 말이다.

그들의 행태는 오래전 폐기했던 관인상생의 이론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게 하며, 또 오래전 덮었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펼쳐보며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말마따나 철들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

■ 남경완 / 명리학자. '오마이포춘' 운영인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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