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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 후안무치 전성시대

돈-권력의 합(合)에 취하면 직분과 사명 잊게 돼
교묘하게 개혁 비트는 세력에 휘둘리지 말아야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20.09.10 10:07
  • 수정 2022.02.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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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재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 사진 =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재의 비상대책위원회의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 사진 = 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주명리과학 용어 중 일상생활에서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갑을병정으로 시작되는 10 천간이다. 10천간 즉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는 만물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죽음과 재탄생의 대서사를 간략히 표기해 놓은 일종의 암호와 같다. 

에너지로서의 천간(天干)의 의미

갑(甲)은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고 을(乙)은 생명의 정착과 분화를 뜻하며 병(丙)은 정착과 분화를 거친 생명의 에너지가 확대되고 커짐을 의미하고 정(丁)은 일종의 발전 법칙, 보호장치를 만드는 에너지이다. 이로써 생명작용은 발전을 위한 거대한 준비를 마치게 된다. 

무(戊)와 기(己)는 생명현상이 번성하게 되는 작용인데 무토(戊土)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되 그 발전 양상이 외부로 펼쳐지기 보다는 내부로 축적되는 작용이다. 하여 산이 되고 성벽이 되며 언덕의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기토(己土)는 마침내 거침없이 크게 발전하는 작용이다. 수평선을 향해 쉼 없이 내달리는 대평원, 대지와 같은 현실적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경(庚)과 신(辛)은 생명 현상이 발전을 멈추고 낡은 것이 쇠퇴하며 새로움을 준비하는 에너지이다. 경금의 숙살지기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으면,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으며, 한국에서의 낡은 정치 질서를 상징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퇴출되었는지 확인해 보면 되겠다. 신금은 경금과는 달리 생명의 여지를 남기는 기운이다. 생명을 극하는 작용을 하되, 다음 생명의 씨앗을 남긴다. 

임(壬)은 생명작용이 잉태되는 에너지이고 계(癸)는 잉태된 생명을 곳곳에 흩뿌리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천간의 합(合) 작용

천간은 합(合)이라는 작용을 하게 된다. 갑기합 을경합 병신합 정임합 무계합이 그것이다. 합 작용은 정재 또는 정관과 하게 되어 있는데 이것이 지니는 함의가 참으로 묘하다. 

갑목, 병화, 무토, 경금, 임수 등 양의 에너지를 띈 천간의 글자들은 각각 기토, 신금, 계수, 을목, 정화 등 음의 에너지를 띈 천간의 글자들과 합을 하게 된다. 이는 양 오행 천간의 입장에서는 재성(財性)과 합을 하는 것이요, 음 오행 천간의 입장에서는 관성(官性)과 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재성을 가장 현실적으로 상징하는 것은 재물이고, 특히 남자의 입장에서는 여성도 포함된다. 관성을 현실적으로 상징하는 것은 권력이고, 특히 여자의 입장에서는 남성이다.

천간합을 할 때 원래 글자들이 지니고 있던 고유의 성질은 없어진다. 즉 천간 열 개의 글자들이 천간합을 할 때 목화토금수라는 오행의 성질이 사라져 버린다는 의미다. 갑목과 기토가 합을 할 때 갑목은 더 이상의 목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되고, 이는 기토도 마찬가지다. 천간의 모든 합들의 작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잘못 배운 명리학에서는 갑기합 土, 을경합 金, 병신합 水, 정임합 木, 무계합 火으로 에너지가 변경된다고 가르치나 이는 실전에서는 맞지 않는 잡설일 뿐이다. 천간합의 원리는 생명현상이 본래의 작용을 잃어버리는 것, 즉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진정한 존재 목적과 가치를 망각하는 것. 그러한 현상의 원인이 묘하게도 돈(財)과 권력(官)이라는 통찰을 하게 해 준다.  

돈, 권력과의 합을 일삼던 세력들

자타가 공인하는 항일 시대와 해방정국의 정치지도자였던 이승만은 무척 고민했을 것이다. 친일파를 청산하려 했더니 미군정이 반대하고, 미군정과 대립하자니 잃는 것이 너무 많았으리라. 하여 미군정-친일세력과 결탁하여 권력을 움켜쥐었다. 권력에 눈이 멀었다기보다 권력과 합을 하면 원래 자신의 직분과 사명을 잊게 된다는 천간합의 원리가 묘하게 들어맞은 경우다. 

박정희 역시 잔존 친일세력과 결탁하고 재벌들의 뒤를 봐주며 철권통치를 결행하다 ‘남산의 부장’에 의해 사살되었다. 군부의 막강한 후광을 등에 업은 전두환 역시 재벌들을 주물러 가며 ‘돈-권력’ 결탁의 정점을 찍었다. 그 후예들이 누군가의 표창장을 문제 삼고 군대에서의 병가를 문제 삼으며 마치 반란이라도 일으킬 듯이 연일 창궐하고 있다. 

그들이 두 눈 번뜩이며 노리는 바는 ‘윤석열 검찰’에 대한 무한 보호다. 어떻게든 윤석열 검찰을 살려둬야 그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건전해지고 그야말로 정치중립이 달성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세력은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주물러왔던 기득권 세력인지라 미증유의 공포 속에서 필사의 저항을 하고 있다. 

검찰을 개혁하려 했던 사람, 지금도 검찰 개혁의 최선봉에 서있는 사람들 즉 노무현-조국-추미애에 대해서 나노급 먼지털기로 일관하고 있는 언론들 역시 권력과 돈에 결탁하니 원래 언론이 해야 할 사회적 공기로서의 역할은 쌈싸먹은 지 오래다. 참으로 부끄러운 줄 모르는 후안무치한 행태다.

검찰이 권력이나 돈으로부터 자유로우면 비로소 자신의 일을 하게 된다.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또 민주당이든 국힘당(이들은 왜 이리 툭하면 당 이름을 바꾸는 건지...당 이름 세탁하면 그들의 신분도 세탁된다고 믿는 것일까? 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보면 이런 짓을 저지를까) 국회의원이든 대법원장이든 헌법재판소장이든 검찰이 그 힘을 정의롭게 휘두른다면 가장 손해 보는 쪽은 자명하지 않겠는가?

삼성의 이재용은 그가 저지른 범죄 혐의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 뿐인가. 이건희의 성매매는 얼마나 빠르게 덮였던가? 누군가의 딸이 마약을 대량으로 반입해도 그는 여전히 대권주자로 불리고,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운전자까지 바꿔치기한 철부지의 아비는 뻔뻔하게도 타인의 밝혀지지 않은 자식 문제를 입에 담으며 국회에서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뿐인가? 딸의 부정입학과 국고의 지원을 받은 재단의 돈과 힘을 이용해 자녀를 지원하고, 아들의 부정 논문 문제 등으로 열 차례 넘게 고소·고발된 전직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수사 개시조차 못하고 있다. 

이 모든 범죄 혐의를 밝혀내고 수사해야 할 검찰총장은 장모의 사기사건과 부인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당사자들이 고소·고발 당한 뒤 재판까지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사과는커녕 자리 보존에 급급하고 있다.

오로지 다음 선거에서 또 다시 패배하고 싶지 않은, 권력과 돈의 합으로 점철된 역사를 자랑하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연출해내는 후안무치 전성시대다.

■ 아난  / 명리학자. '오마이포춘' 운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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