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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택의 국제분업과 한국경제-2] 산업혁명과 전자산업의 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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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양택의 국제분업과 한국경제-2] 산업혁명과 전자산업의 태동
  • 편집부
  • 승인 2020.09.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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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양택 (경제연구자)
중국 선전의 한 전자회사에서 테스트 작업을 수행중인 직원들의 모습. / 사진 Steve Jurvetson, Menlo Park, USA
중국 선전의 한 전자회사에서 테스트 작업을 수행중인 직원들의 모습. / 사진 Steve Jurvetson, Menlo Park, USA

산업혁명은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한 외연기관을 시작으로 석탄화학을 통한 섬유공업과 철강공업, 비료 생산의 증대를 가져왔습니다. 이로 인해 인류의 의식주 생활이 고도화하였고 사회간접자본 또한 확충되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한 내연기관의 발명은 자동차와 비행기 같은 운송수단의 혁명과 석유화학을 통한 생활소비재의 발전을 초래하고 비약적인 물질적 성장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러한 산업혁명의 와중에서 발견되고 발전된 전기 및 전자기력은 1차 에너지원인 석탄과 석유에 의해 만들어지는 2차 에너지로 대량생산되기 시작합니다. 

전자, 산업혁명의 보조 수단에서 중심 물질로 
석탄과 석유가 주로 열에너지와 내․외연기관을 통한 역학에너지로 사용되는 데 비해서 전기에너지는 열에너지와 전동기를 활용한 역학에너지 분야 외에도 조명산업과 정보통신산업을 탄생,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자가 갖는 입자로서의 성질을 응용한 유선 음성통신, 파동으로서의 성질을 이용한 전자기파에 의한 무선통신의 발전은 라디오 및 TV 방송을 통한 언론산업의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방송과 신문을 통한 정보의 축적은 인쇄와 출판의 성장을 초래합니다. 이와 같은 언론산업과 출판산업의 성장이 민주주의의 토대인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중요한 사회적 기초를 제공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또한 전기는 산업현장과 가정으로의 공급이 꾸준히 확대되고, 1차 에너지원인 석탄과 석유의 역할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점차 벗어나게 됩니다. 이후 역학적 에너지를 고도화하면서 전기는 1차 에너지를 밀어내고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합니다. 특히 전기냉장고, 전기세탁기, 전기다리미 및 전기재봉틀이 가정에 보급되면서 여성의 가사노동이 획기적으로 줄었으며, 그 결과 전기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사회적 권리의 향상에 상당한 기초를 제공합니다.

이와 같이 전자산업은 전자를 역학적 운동에너지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기산업의 측면과 전자를 정보전달 및 정보저장 수단으로 이용하는 정보통신산업의 측면, 양방향에서 성장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양방향으로의 성장이 전자물리학 및 컴퓨터산업의 발전에 의해 점차 하나의 방향으로 모아지는 추세입니다. 물질의 생산과정에서 나타나는 원자 상태의 변화 과정을 전자를 통해 측정하고, 전자의 물리적 운동을 통해 해당 과정에 대한 판단과 조절을 하며, 원하는 방향과 상태로 원자의 변환을 제어하여 최종 제품을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생산하는 원자 단위 수준의 품질관리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전자의 역학적 운동에너지 자체도 해당 전자 운동의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방식으로 역학적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게 됩니다. 전자의 운동을 통해 생산과정을 과학적으로 통제하는 전자제어산업이 그것이며, 전자제어산업의 총화가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 분야인 것입니다. 

199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시작된 디지털 정보통신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섬유, 철강, 금속, 기계, 자동차, 항공기, 의학 등 전 산업 분야에 대한 물질 정보와 산업생산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게 하였으며, 물질제조 및 제품가공 과정에 대한 원자 단위의 정밀한 이해와 분자 단위의 집합구조를 체득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제품에 대한 정밀가공 능력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가공 과정까지 정밀하게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새로운 소재와 물질의 합성과 창출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원자 단위의 물질가공 과정에 필요한 기계장치의 생산 및 운영, 그에 따른 원자 단위의 초정밀 제어는 전자정보통신산업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전자산업의 발전에는 전기 전도도 향상 물질 및 자기장 물질, 고성능 유전체의 발견과 합성을 위한 비철금속산업과 신소재 재료산업의 발전이 필수이며, 각종 화합물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및 계측 센서의 개발 등을 위한 정밀화학산업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자동차산업 역시 전자산업의 결합 없이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각종 운행장비들이 전자화되고 있습니다. 섬유산업 또한 근육 대체물질 개발과 인공장기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전자산업의 생물학과 유전공학 분야로의 진출에 결정적인 토대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근대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태동하고 보조 산업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전기전자산업이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서기 시작합니다. 이후 발전의 속도는 더욱더 가속화되어 현대에 이르러 여타의 제조업을 통제하고 제어하는 산업 위의 산업이 된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전자산업은 근대산업의 총아이며 현대산업의 핵심 토대라 하겠습니다. 

1970년 영국 왕립 연구소에서 실험에 열중하고 있는 마이클 패러데이. / 사진 = 미 과학사 연구소, 필라델피아 소재.
1970년 영국 왕립 연구소에서 실험에 열중하고 있는 마이클 패러데이. / 사진 = 미 과학사 연구소, 필라델피아 소재.

잠깐, 전자의 성질과 진공관의 원리에 대하여
물질의 최소 단위인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성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양성자는 양의 전하를, 전자는 음의 전하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자 단위에서 양의 전하량과 음의 전하량은 동일하여 전체적으로 중성을 띱니다. 

원자는 양성자의 주위를 전자가 궤도처럼 운행하고 있는 구조이며, 다른 물질과의 접촉을 통해 양성자의 주위를 궤도 운행하는 전자가 물질 밖으로 쉽게 이탈하기도 합니다. 해당 원자의 외부에서 전류를 가했을 때 전자가 쉽게 이동하는 물질을 도체라 하며, 이동하지 않는 물질을 부도체라 하고, 특정한 조건에서만 이동하는 물질을 반도체라 합니다. 

두 개의 전선을 평행하게 두고 각각의 전선에 같은 방향으로 전류를 흐르게 하면 전선 사이에는 서로를 잡아당기는 인력이 발생하며, 각각의 전선에 다른 방향으로 전류를 흐르게 하면 서로를 밀치는 척력이 발생합니다. 전선을 서로 수직 교차하게 한 후 전류를 흐르게 하면 인력과 척력의 상호작용으로 회전하는 힘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이 전동기(motor)의 원리입니다.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코일 두 개를 나란히 두고 한 코일에 전류를 흘릴 때 첫 번째 코일의 전류가 변할 때에만 두 번째 코일에 전기가 발생하는데, 첫 번째 코일의 전류가 늘어날 때와 줄어들 때의 두 번째 코일은 전류 방향이 반대가 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을 패러데이의 전자기유도법칙이라 합니다. 1831년 패러데이는 이러한 원리를 활용하여 U 자 모양의 말굽자석 사이에 구리 원판을 놓고 돌리면서 전기를 만들었고, 이것이 발전기의 원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영구자석을 이용한 초기의 전기 생산은 자석의 자기장이 약해 전압의 크기가 낮고 생산하는 전류의 양이 적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전기의 생산은 이후 영구자석 대신 전자석을 이용하여 이루어집니다. 전자석이란 철심의 외부를 전기코일로 감싼 자석으로, 전류가 흐를 때에만 자석이 되고 전류의 흐름이 중단되면 자석의 성질을 잃어버립니다. 

이 전자석이 발전기 속에서 발생시키는 전압은 철심을 감는 전선의 수와 두께, 형태 등에 의해 조절 가능하며, 전자석은 영구자석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양의 전압 생산을 가능하게 합니다. 1866년 독일의 지멘스는 전자석을 활용한 발전기를 발명하여 수많은 제조공장에 보급함으로써 산업생산력 증대에 중대한 공헌을 합니다. 또한 지멘스는 전자석 발전기를 응용하여 1881년 전기기관차를 개발하여 제품화합니다. 

패러데이는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가 쓴 <전기학의 실험적 연구>라는 책은 복잡한 수학적 수식을 사용하지 않고 수많은 실험과정과 그 결과를 실증적으로 서술합니다. 이 책은 같은 무학자(無學者)인 미국의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패러데이에 의해 밝혀진 전기의 여러 원리가 에디슨에 의한 수많은 전기전자기기의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에디슨은 1880년에 백열전구 발명특허를 취득하고, 1882년 뉴욕에 상업용 화력발전소를 건설하여 본격적으로 전기의 생산과 보급에 돌입합니다. 백열전구의 발명을 위해 1878년에 세워진 에디슨전기조명회사와 에디슨이 세운 기타 여러 회사가 합병하여 1889년 에디슨제너럴일렉트릭사를 설립하였고, 1892년 또 다른 전기회사인 톰슨 휴스턴과 합병하여 오늘날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 됩니다. 

백열전구가 빛을 발산하는 원리는 진공 속에서의 전자 운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적당한 저항값을 가진 전도체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전도체 내부의 전자들이 활성화되고 운동에너지가 상승하여 저항에 의해 원자 밖으로 튀어나오게 됩니다. 전도체 밖으로 튀어나온 전자들은 진공 속의 공기입자와 부딪혀 공기입자에 에너지를 전달하게 되며, 전자를 잃어 순간적으로 양전하를 갖게 되는 전도체의 원자에 다시 흡수되면서 빛을 발산하게 되는 것입니다. 

전구 내부에 전류가 흐르면서 전자를 발산하는 도체를 필라멘트라고 하며, 에디슨은 대나무를 태워서 만든 탄소를 명주실에 흡착하는 방식으로 필라멘트를 제작하여 장시간 빛을 발하는 최초의 백열전구를 개발했습니다. 

이처럼 근대 전자과학의 발전은 진공 속에서의 전자 운동을 관찰하고 이해하며 실험하는 과정을 통해 발전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1744년 영국의 의사이자 과학자인 월리엄 왓슨은 90cm 길이의 유리관을 사용한 실험에서 유리관 내의 기체 압력을 낮추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전기를 보낼 수 있고, 이때 유리관에서 빛이 난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진공관의 시작인 셈입니다. 

1838년 페러데이는 왓슨의 빛은 음극에서 시작되고 양극 바로 앞에서 멈춘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1857년 독일의 물리학자인 가이슬러는 진공 펌프로 유리관 내의 압력을 1/1000 기압 정도로 낮추면 높은 전압에서 관 전체가 빛을 낸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유리관을 당시에 가이슬러관이라고 불렀습니다. 

1858년 독일의 과학자 플루커는 가이슬러관에 자석을 갖다 대면 빛이 휘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1876년 독일의 골트슈타인은 그 빛을 음극선이라 불렀습니다. 1879년 영국의 물리학자 크룩스는 음극선이 음전하를 가지며 일정한 입자의 흐름이라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1894년 영국의 물리학자 톰슨은 음극선이 음극관의 물질이나 진공 속 기체의 종류와 무관하게 동일한 현상임을 알아냈습니다. 이에 음극선의 입자를 모든 원자의 공통 성분으로 여기게 되었고, 이 입자를 영국의 물리학자 스토니가 전자(electron)라 명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음극선관(진공관) 속의 기체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실험도 이어집니다. 음극선관 속 기체의 종류에 따라 빛의 파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서 이해하게 되고, 유리관의 안쪽 표면에 빛을 잘 흡수하는 인광체를 바르고 금속 수은증기를 채우면 적은 전력으로 인광체의 빛을 크게 하며 유리관의 수명도 길어진다는 사실에 기초해 오늘날의 형광등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자기장을 통한 빛의 휘어짐을 이용하여 특정 위치의 인광체에 전자를 발사하도록 고안된 것이 영상 표시 장치인 브라운관입니다. 

이와 같은 진공관을 통한 다양한 실험의 과정에서 X-선이 발견됩니다.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은 진공관에서 빛이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검은 종이상자로 완전히 밀폐한 상태에서 진공관에 전류를 흐르게 하자 진공관 옆의 형광물질이 칠해진 종이에 밝은 빛이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이 새로운 빛은 음극선 자체는 아니지만 음극선의 영향에 의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빛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빛은 인체의 근육을 통과하지만 금속물질은 통과하지 못하며, 자기장에 의해서도 휘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과 진단용으로 활용됩니다. 

이후 X-선에 대한 연구는 더욱 발전하여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 X-선의 회절현상을 발견하게 되며, 이 현상을 이용해 단백질의 구조와 DNA를 분석하게 되어 현대 생물학의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X-선을 이용하여 원자 단위의 물질 조성과 형태를 분석할 수 있게 됨으로써 화학과 재료과학 발전에도 이바지합니다. 이처럼 X-선의 발견 및 자외선, 적외선 등의 발견과 활용은 모두 전자가 가지는 파동으로서의 성질을 활용한 성과인 것입니다. 

필자 정양택은

미래전략연구원, 동북아평화연대, 새로운 코리아 연구원 등에서 감사를 지내는 등 시민운동과 싱크탱크운동에 참여해 온 경제연구자다. 기존 경제학의 틀에서 벗어나 국제분업과 선발국의 경제지배전략을 분석하며 사람중심 경제학의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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