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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DC “미국 코로나19, 우한 사태 전에 발생”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내 여러 주에 걸쳐 확산된 듯"
'코로나19 발원지' 둘러싼 미-중 논쟁, 새 국면 들어서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0.12.02 02:27
  • 수정 2020.12.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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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영상 / 사진=연합뉴스, 미 NIH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영상 / 사진=연합뉴스, 미 NIH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

[시그널=김선태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설을 뒤집는 미국 측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간 코로나19 발원지를 둘러싸고 미-중 사이에 전개된 논쟁이 새 국면에 들어설 수 있는 사안이다.

“코로나19, 지난해 12월 미국 내 다수 주에서 확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 시각)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확인되기 전에 미국에 이미 확진자가 있었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 결과를 인용, 보도했다. 

앞서 CDC는 미 적십자사가 보유한 7천389건의 혈액 샘플을 검사한 결과 106명에서 코로나19 감염 흔적을 찾아냈다며, 이를 국제학술지 ‘임상감염질환(CID)’에 게재했다. 

연구에 사용된 샘플은 2019년 12월 13일부터 올해 1월 17일까지 자국 내 9개 주에서 모은 것인데, 해당 기간에는 미국에 코로나19가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 적십자사는 상황 파악을 위해 이 혈액 샘플들을 CDC에 보냈다.

CDC 확인 결과 놀랍게도 지난해 12월 13∼16일 사이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몇 개 주에서 모은 39명의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가 검출된 것이다.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다면 우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에 미국에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하고 있었으며 그것도 여러 주에 걸쳐 광범위하게 존재했다는 말이 된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 지금까지 국제 사회에서 코로나19 환자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그리고 미국에서는 연초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미 적십자사의 같은 연구 샘플군 가운데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1월 17일 사이 매사추세츠·미시간·위스콘신·아이오와주 등에서 기부받은 67명의 혈액에서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이는 당시 코로나19라 명명되지만 않았을 뿐 실질적으로 미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최소한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속해서 다수의 주로 퍼져나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사실은 의료 대국인 미국에서 12월 1일(현지 시각) 현재 1천3480만174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게 된 데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0일(현지 시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부국장 일레아나 아리아스(Ileana Arias) 박사와 함께 하원 질병통제 및 방역 예산위원회 심의회에 출석, 증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10일(현지 시각)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부국장 일레아나 아리아스(Ileana Arias) 박사와 함께 하원 질병통제 및 방역 예산위원회 심의회에 출석, 증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 CDC 국장 “일부 독감사망자, 실은 코로나19가 사인” 

이와 관련되어 연초 CDC 고위 책임자가 “미국 독감 사망자 일부가 사후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로 밝혀지기도 했다”고 말한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3월 11일(현지 시각) 미 하원 코로나바이러스 청문회에서 할리 러우다(Harley Rouda) 의원이 “미국 독감사망자가 실은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일 수 있느냐”고 질의하자, 증인으로 출석한 로버트 레드필드(Robert Redfield) CDC 국장이 “그렇다. 그런 일이 사후에 발견되었다”고 답한 것이다.

러우다 의원이 미국 병원들이 독감 사망자인지 아닌지 사후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는 말인지 묻자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은 폐렴 사망자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개별 병원의 확인 여부를) CDC가 제대로 집계하기는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러우다 의원이 명확한 어조로 “그렇다면 실제로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 사인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진단될 수 있는가” 하고 묻자 레드필드 국장은 “실제 그런 사례가 있다”고 답했다.

이 시기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를 두고 국내 뿐 아니라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중이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우한 바이러스라 부르며 중국발 입국자를 전면 거부하고 대중국 봉쇄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지난 3월 미 하원 코로나바이러스 청문회장에서 러우다 의원과 레드필드 국장 사이에 오간 구체적인 문답을 옮기면 아래와 같다.

러우다 : 쉽게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잘못 분류될 수 있나요? 그들이 실제로 감염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일 가능성이 있습니까?
레드필드 : 표준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은 먼저 독감 검사를 하는 것인데, 만일 독감에 걸렸다면 독감 양성반응이 나옵니다.
러우다 : 그건 단지 독감 검사를 받은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요. 환자들이 검사를 못 받았다면 우리는 그들이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모르지 않나요?
레드필드 : 그렇습니다.
러우다 : 그런데 어떤 사람이 독감으로 사망했다면 우리는 사체 검사를 통해 그들이 독감으로 죽었는지, 아니면 코로나19로 죽었는지 확인해야 하지 않을까요?
레드필드 : 우리 CDC는 미국 내 폐렴 사망자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이 시스템이 모든 도시와 주, 모든 병원을 커버하지는 못합니다.
러우다 : 그러니까 미국에서 어떤 사람들은 겉으로는 독감으로 죽은 것으로 보여도 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나 코로나19로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는 말씀이시죠 맞나요?
레드필드 : 현재 미국 내 일부 확진자의 진단상황에 비추어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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