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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대, “우한에 앞서 伊서 코로나19 환자 발생”

우한 사태 이전 북부 롬바르디 지방 다수 환자에서 발견
“伊 바이러스, 中과 염기서열 달라”... 발생지는 ‘오리무중’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1.12 10:26
  • 수정 2021.01.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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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하는 이탈리아 학생과 학부모들8일(현지시각)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앞 광장서 고등학교 대면수업을 속히 재개하라며 이탈리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시위를 벌이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위하는 이탈리아 학생과 학부모들
8일(현지시각)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앞 광장서 고등학교 대면수업을 속히 재개하라며 이탈리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시위를 벌이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그널=김선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중국 우한에서 확인되기 전에 이탈리아에서 이미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1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이 보도했다.

우한 사태 이전, 이탈리아서 코로나19 환자 거듭 확인
이 환자는 밀라노 출신 여성으로 2019년 11월 10일 팔에 붉은 발진이 생겨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는 정확한 병명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후 밀라노대 연구팀이 이 환자의 조직검사에 나선 결과 “피부 발진의 원인이 코로나19 감염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의 5∼10%가 피부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여성의 경우 11월의 피부 발진은 발병 5개월 뒤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여성은 지난해 6월 코로나19 혈청검사를 받은 이력이 있는데 당시에 바이러스 항체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런 상황에 따른다면 이 환자는 2019년 11월 이전에 코로나19에 한 번 이상 감염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되기 한 달 전 일이다.

공식적으로 이탈리아에서 최초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날은 작년 2월 21일이지만, 밀라노대의 이번 연구에 따른다면 그보다 최소 4개월 전에 코로나19에 걸린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종양학연구소(IEO) 등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영국 피부학 저널(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실렸다.

비슷한 시기에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다는 다른 보고도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블룸버그 통신이 밀라노 의료과학부 건강학과 연구진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세 소년 등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그보다 한해 앞선 2019년 12월 초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이는 입원 당시 홍역 판정을 받았지만 추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 앞서 이탈리아에서 퍼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중이다. 한 이탈리아 연구진에 따르면 2019년 9월에서 2020년 3월 사이 폐암 검진에 등록된 959명의 건강한 자원봉사자 가운데 무려 11.6%가 2020년 2월 이전에 이미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해 7월 22일 이탈리아 밀라노대학의 카를로 페데리코 페르노 교수 연구팀이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medRxiv.org를 통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에서 초기에 확산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펴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롬바르디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허술한 초기 대응 탓에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 지난해 이탈리아 전체 확진자의 3분의 1이 이탈리아 북부에서 발생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인 지난해 1월 말 우한 사태에 대응하여 이탈리아 정부가 선제적으로 중국과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해,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과 염기서열 달라”
당시에도 이탈리아발 코로나19의 진원지와 관련된 의혹은 이탈리아 현지 연구진에 의해 제기되었다. 밀라노대 페르노 교수 연구팀은 2020년 2월에서 4월 사이 발생한 롬바르디의 코로나19 환자 샘플 346개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추적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확인된 바이러스주(株)는 2가지 계통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앞서 1월 초 중국이 발표한 것과 같은 염기서열을 지닌 바이러스주는 없었다.

이를 두고 연구진은 “(우한이 아닌) 다양한 지역에서 롬바르디로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중 하나로 이미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던 중부유럽을 의심했다. 

이에 연구진은 바이러스 확산 속도와 바이러스 변이 속도를 일정한 방식으로 계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롬바르디 지역에 지난해 1월 하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2019년 12월 이탈리아 밀라노·토리노 등의 폐수에서 코로나19의 유전적 흔적이 검출된 기록이 있어, 연구진은 최소 그 이전에 롬바르디에 코로나19가 퍼지고 있었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당시 이러한 주장은 중국 우한 사태가 도시 봉쇄로 이어지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묻히고 말았다. 

하지만 이후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지난해 초 뉴욕에서 유행한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온 게 아닐 수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이탈리아 연구진의 주장이 다시 눈길을 끌었다. 미 CDC가 수집한 바이러스 샘플의 염기서열 분석 결과 마찬가지로 2019년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편 이탈리아는 최근 코로나19 발병이 가파른 확산세를 보임에 따라 그간 중단되었던 고등학교 대면 수업 재개 시점을 놓고 정부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중이다. 현재 이탈리아 20개 주 가운데 15개 주가 대면 수업을 중단한 상태인데,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19가 재차 유행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지난달 15∼28일 기준 감염 재생산지수가 평균 1.03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8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1만7천533명, 사망자는 620명이며 누적으로는 각각 223만7천890명, 7만7천911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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