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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백신 못 믿어”...中, “너나 잘하세요.”

CNN, “중국 백신, 효능 오락가락하고 근거도 의문”
글로벌타임스, “미 화이자 백신, 기저질환자 위험”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1.17 18:54
  • 수정 2021.01.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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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화이자 백신 관련 사망자 발생노르웨이 보건당국이 “미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환자 중 14일 현재 2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노르웨이, 화이자 백신 관련 사망자 발생
노르웨이 보건당국이 “미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환자 중 14일 현재 2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시그널=김선태 기자] 미국과 중국 언론이 각기 상대 국가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문제 삼는 등 백신 대리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브라질 정부는 중국 시노백 생명공학(Sinovac Biotech)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자국 임상실험에서 50.38%의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CNN “중국산 시노백 백신, 실제 효능 낮고 수치 의문”
14일(현지시각) 미 CNN은 “이는 애초 이 회사가 백신의 승인을 신청할 당시 공개했던 효능 7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라며 “이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공개된 코로나 백신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가령 최근 임상에서 확인된 영국산 아스트라 제네카의 효능은 70% 수준이다. 

CNN은 심지어 “시노백이 제시한 근거 자료들의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며 그로 인해 “중국이 그간 우한 사태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고자 한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썼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 기준치는 50%이므로 브라질 정부가 발표한 중국 코로나 백신의 효능 50.38%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상파울루의 부탄탄 생물의학센터 임상 책임자인 리카르도 팔라시오스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시노백 백신의 임상실험 결과 확인된 치료 효능 50.38%는 WHO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2020년 12월 29일 기준 임상실험 단계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60종이며, 마지막 통과를 앞둔 임상 3상 단계에 15종이 들어 있는데 이 가운데 중국산은 5종이다. 

하지만 CNN은 브라질 고위관리들의 말을 빌려 “이번 수치는 필요한 효과를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것”이라며 “브라질 당국이 최종적인 확인을 위해 ANVISA(브라질보건규제국)의 평가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 외교협회 세계보건원 선임연구원 옌중황(Yanzhong Huang)이 “이 수치는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미 아시아 중동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다수 국가와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거나 체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CNN이 확인한 데 따르면 시노백 백신의 경우 브라질에 4600만 도스, 터키에 5000만 도스, 홍콩에 750만 도스 수준의 공급 계약이 이미 체결되었고 곧 1억 9천만 명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 공급될 예정이다. 

CNN은 전언을 통해, “중국산 백신의 낮은 효능은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백신 기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적었다. 중국산 백신이 전 세계 백신 공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 정부가 처음 승인한 시노팜 코로나19 백신. /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처음 승인한 국영 시노팜사 코로나19 백신. / 사진=연합뉴스

CNN, “중국 백신, 투명성 부족해 공급 어려울 것”
CNN은 또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자국 백신을 세계적인 공공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그 약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에 공급된 시노백 백신의 사례가 이를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CNN은 그보다 큰 문제가 중국 국영 시노팜 백신의 경우라고 적었다. 

지난 11일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은 현재까지 100만 명 이상이 접종했으며, 3상 실험을 통해 확인된 예방 효과는 79.3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시노백, 시노팜 두 회사 모두 데이터 공개 문제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특히 시노팜은 “자신이 공개한 효능을 뒷받침할 세부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시노팜의 한 임원이, 자세한 데이터는 추후 과학 저널에 실릴 것”이라면서도 그 일정에 대해서는 함구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와 함께 CNN은 “중국산 백신의 효능이 서로 다른 임상실험에서 일치하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령 시노팜의 경우 자체 발표한 효능은 79%이지만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이 백신의 효능이 86%로 발표되었다. 시노백은 이번 브라질의 임상 결과와 달리 인도네시아에서는 66.3%로, 터키에서는 91.25%로 각기 다른 수치가 발표되었다. 

그런 가운데 정작 중국에서 시노백 백신은 이미 450만 도스가 긴급 승인을 얻어 투여되었으며, 이번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5000만 명에게 투여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 사진=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 사진=연합뉴스

중국, “화이자백신, 기술적 결함...임상경험도 부족”
CNN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은 시노팜 백신의 경우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의 조건부 출시 승인을 받았으며, 그 효능 즉 예방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관련 표준 요구를 엄격히 준수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측은 미 화이자 백신의 사용 중단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이 백신으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가 된 사례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사망 사고. 노르웨이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현지시각 1월 15일 이전까지 백신을 접종한 80세 이상 고령자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노르웨이 당국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1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면역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화이자 백신 사용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신 접종자들의 사망 원인이 고령으로 인한 기저 질환 탓인지 백신의 결함 탓인지 분명하게 드러나기 전에는 접종을 자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 측은 미 화이자사 백신이 mRNA 기반 백신임을 문제 삼고 있다. 

중국 측의 설명에 따르면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은 첫째, 접종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에 반해 시노팜은 이보다 안정성이 높은 불활성화 백신이라는 것이다. 

불활성화 백신은 체외에서 배양된 코로나바이러스를 불활성화 조치로 순화해 얻은 백신이다. 즉 활성화되지 못하므로 병을 일으킬 능력이 없는 바이러스이며, 다만 체내 면역반응을 자극해 항체를 생성하므로 신체에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는 가장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이라 기술적으로도 충분히 안전성이 검증되었다는 것이 중국 측 설명이다.

이런 이유에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은 둘째, “비전통적인 방법으로 급하게 개발된 것으로, 대규모 접종에 사용된 임상 경험이 없어 안전성에 취약하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주장했다.

이 기사와 함께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언론은 왜 화이자 백신 관련 사망 소식에 침묵하는가“라는 제목의 사설까지 게재했다. 미국이 중국산 백신에 대해서는 온통 부정적인 소식을 쏟아내면서 자국산 백신으로 인해 사망자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애써 침묵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각) 노르웨이 정부 당국이 자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뒤 숨진 사망자를 기존 23명보다 6명 늘린 29명으로 집계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노르웨이 의약품청의 발표를 근거로 “이들 사망자 모두 화이자-바이오엔테크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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