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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북제재 벗어나려 군축 협상 나설 것”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류현우 주장...“바이든 정부, 이란 핵협상 참고해야”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2.01 14:39
  • 수정 2021.02.0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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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화면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 사진=CNN 홈페이지 캡처 화면

[시그널=김선태 기자]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 출신 탈북 고위관료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국제 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군축 협상에는 나설 것”이라 말했다고 현지 시각 1일 CNN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탈북한 지 1년 수개월이 지난 것으로 알려진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탈북 이후 외신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핵무기는 정권의 안정과 직결된 것”이라며 “김정은은 핵이 생존의 핵심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에 따르면 과거 미국 행정부들이 한결같이 대북 협상에서 북한 수뇌부에 전향적인 비핵화를 요구한 결과 스스로 족쇄를 찬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 즉 “김정은은 비핵화를 할 수 없는데 미국은 비핵화에서 물러설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류 전 대사대리는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한국으로 도피한 때와 비슷한 시기인 2019년 9월 가족을 이끌고 한국에 망명했는데 그간 행적이 베일에 가려 있었다. 그는 자신과 아내가 쿠웨이트에서 대사대리를 맡아 주재하게 된 한 달 동안 계획을 세운 끝에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탈출 당일이 되어서야 딸에게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았다. “엄마 아빠와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나자”는 말에 딸은 잠시 충격을 받았지만 이내 “좋아요” 하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그들은 쿠웨이트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 가 망명을 요구했고 며칠 뒤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한에는 그의 세 형제와 83세 노모가 생존해 있다. “그들이 오래 살기를 바랄 뿐”이라면서 그는 “다만 그들이 제가 한 일로 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류 전 대사대리에 따르면 그와 그의 부인은 모두 북한의 지배 엘리트 출신이다. 그의 장인은 북한 수뇌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전 책임자였던 전일춘이다. 노동당 39호실은 고려은행을 중심으로 외화벌이에 관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던 전일춘은 이후 유럽연합(EU)의 개인제재 명단에 추가되어 활동이 힘들어졌다. 그러자 북한은 2017년 무렵 주요 임무에서 그를 배제했고 이어 39호실의 수장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에서 류 대사대리는 참사관 직급의 훈련된 외교관인 동시에 ‘경제무역’에도 종사하는 신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그는 CNN 인터뷰에서 “국가로부터 자신이 조달해야 할 외화금액을 할당받았다”고 말했다.

류 대사대리가 부임한 쿠웨이트는 페르시아만에 산재한 1만 명가량의 북한 노동자들을 관리했던 곳으로 북한으로서는 중요한 수입원 중 하나였다. 그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제재가 심했던 2017년 당시 이 지역은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가장 많은 ‘외화’를 조달한 곳이다.

그는 “하지만 이후 북한 제재를 결정한 유엔 결의안 때문에 걸프 지역의 노동자 대부분이 떠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협상과 관련, 류 대사대리는 “미국이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핵 문제 역시 현명하게 다룰 것이라 확신한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핵무기 감축 협상에 나설 용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이 지금처럼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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