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본문영역

유럽의약품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하고 효과적”

쿡 청장 “혈전위험 증가와 무관”...당국 “예정대로 접종 이어갈 것”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3.19 10:45
  • 수정 2021.03.19 18: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시그널=김선태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이 18일(현지 시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위험 증가와 관계없다”라며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로이터, AP, AFP 통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EMA는 의약품 및 백신의 평가, 승인 등을 담당하는 유럽연합(EU) 최고 기관이다.

외신에 따르면 EMA는 이날 안전성 위원회 임시 회의를 열어 그간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익, 위험보다 커"

에머 쿡 EMA 청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AZ 백신은 이익이 위험성보다 훨씬 큰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면서 “회의 결과 위원회는 이처럼 분명한 과학적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쿡 청장은 특별히 유럽 각국의 접종 중단 사태를 일으킨 혈전 증가 문제와 관련, “위원회는 AZ 백신이 혈전의 전체적인 위험 증가와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라며 “접종 승인 권고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부터 “혈전 생성이 AZ 백신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징후는 없다”며 “공포로 인해 접종을 중단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해 왔던 세계보건기구(WHO)는 EMA 안전성 위원회 임시회의 결과에 따라 더욱 강력한 접종권고를 내놓을 전망이다.

쿡 청장은 다만 “위원회는 혈소판 감소증과 관련한 매우 드문 혈전 사례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을 EMA가 최종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우리 정부는 예정대로 접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독일·프랑스·이탈리아를 포함한 20여개 국가가 접종을 중단한 상황에서도 “AZ백신과 혈전 증가 사이에 명확한 인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접종을 중단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유럽의 AZ 접종 중단 사태가 한창이던 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생성 관련성에 대해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셔도 된다”고 주문했다.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인원은 66만 명에 달하며 오는 주말 2차 접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일부 언론, ‘유럽 중단’ 내세워 정부 공격도

유럽의약품청(EMA)이 고무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혈전 생성 논란을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 또는 보류했던 국가들이 속속 접종 재개를 선언하는 중이다.

독일이 먼저, 이어 이탈리아가 19일(현지 시각)부터 백신 접종을 재개하기로 했다. 프랑스 역시 이날 오후부터 접종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연방정부와 16개주 그리고 백신 담당기관인 파울-에를리히 연구소(PEI)가 협의한 결과, 내일부터 백신 접종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판 장관은 “EMA의 결정이 AZ 백신의 안전성과 품질을 증명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 역시 기자회견에서 “19일 오후부터 AZ 백신 접종을 즉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스텍스 총리는 AZ 백신에 대한 자국민의 불신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이 먼저 접종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앞서 65세 이상 고령층에는 AZ 백신이 효과가 없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접종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리투아니아·라트비아·슬로베니아 정부도 비슷한 시기에 백신 접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며, 네덜란드는 다음 주부터 접종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EMA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접종 보류를 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는 아직 최종 결론을 내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스웨덴 역시 같은 상황이며, 다음 주가 되어야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AZ 백신의 혈전 생성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다수 언론이 이 문제를 대서특필하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켜 왔다.

17일 C일보는 “770만명 맞을 아스트라, 유럽선 중단”이라는 제목 아래 유럽 8개국이 혈액 응고 부작용 불안이 커지자 전면 접종을 멈췄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동 기사에서 C일보는 “정부의 소극적 대응이 불안감을 더 키운다”면서 “현장 의료진 사이에선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의 강도가 생각보다 크고, 빈도 역시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주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C일보는 더 나아가 “일반 국민이 느끼는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상 반응을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라고 보는 태도는 안이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했다.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연합뉴스

AZ 중단 사태, 유럽의 속내는 ‘질투심?’

한편, 유럽 대륙에서 며칠 사이에 무려 20여 개 국가가 AZ 백신 접종 중단 대열에 대거 동참한 배경에 대해서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다수 전문가의 말을 전하면서 이번 사태를 일종의 “정치쇼”라고 지적했다.

17일(현지 시각) CNN은 “며칠 사이에,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출시가 사실상 서유럽 모든 국가에서 중단되었다”고 썼다.

당시 세계보건기구가 AZ 백신과 혈전 증가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자, 독일과 프랑스 등의 정부 책임자들은 “이 조치는 백신이 혈전과 연관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예방조치”라면서 접종 중단을 강행했다.

이 대열에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큰 나라가 동참하자 이웃 작은 나라들이 차례로 접종을 중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CNN은 광범위한 취재 결과, 대다수 보건 전문가들이 “보고된 혈액 응고 사례가 매우 적고, 더욱이 이는 백신 접종이 없는 다른 나라와 같은 수준”이라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고 적었다.

심지어 영국의약품규제청(MHRA)에 따르면 올 2월까지 발생한 혈전 반응 건수 중 화이자 백신이 38회로아스트라제네카의 30회보다 더 많았다.

오히려 많은 전문가가 “AZ 백신이 코로나19 환자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는 사실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CNN 인터뷰에 응한 사우샘프턴대 글로벌헬스 수석연구원인 마이클 헤드 교수는 “왜 이들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중단하려 하는지 전혀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며 “이는 도무지 말이 안 되는 짓”이라고 말했다.

어떤 정부도 터놓고 말하지 않고 있지만, 문제는 이 백신이 '브렉시트 탈퇴'를 강행한 영국에서 개발된 것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옥스퍼드대 연구소와 AZ사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지난 1월 말 유럽연합에서 사용을 승인한 최초의 백신이다.

CNN에 따르면 이후 유럽 대륙 주요국 정부는 AZ 백신 사용 여부를 놓고 지속해서 혼란스러운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런 와중에 AZ 측에서 EU의 선 주문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자 이들 정부 수반들을 격노하게 했고 이 분노는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문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이클 헤드 교수는 “이해하기 힘든 이유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럽에서 ‘정치적 축구공’처럼 이리저리 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17일(현지 시각)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AZ 코로나19 백신이 혈전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의심스러운 것”이라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런 혼란이 초래된 배경으로 해당 백신이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 사의 협력으로 개발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