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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백신 熱戰, “한국, 남은 시간 많지 않아”

세계 일일 접종자수 1400만...유럽 주요국 5% 돌파, 한국은 ‘미미’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4.01 01:37
  • 수정 2021.04.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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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하는 이스라엘의 18세 청소년.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하는 이스라엘의 18세 청소년. / 사진=연합뉴스

[시그널=김선태 기자] 3월 31일(미 동부시각) 현재, 최소 157개국과 준국가 지역에서 5억7,800만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처음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지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개발된 백신들임에도 그 투여 속도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편이다. 

국가별 백신 접종률. 자료: Our World in Data, 3월 31일(미 동부시각)
국가별 백신 접종률 분포. 자료: Our World in Data, 3월 31일(미 동부시각)

전 세계, 4월 들어 하루 1400만 명씩 접종
2020년 여름 러시아 정부가 자국 백신 스푸트니크의 임상시험 통과를 발표했다. 이어 미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 이어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웨덴 아스트라제네카가 각각 공동개발한 백신들이 잇따라 영국 정부 승인을 얻었고, 이후 중국에서 시노펙을 비롯한 두 종류의 백신이 정부 승인을 얻었다. 

이들 백신은 차례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사용 승인을 획득하여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을 위해 코백스 퍼실리티(약칭 코백스) 설립을 주도, 코로나19 백신의 공동 분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백신 출시 전략은 나라마다 달라 당장은 최상의 평가 기준을 찾기 어렵다. 어떤 나라는 가급적 빨리 많은 국민에게 예방접종을 하고자 했고, 어떤 나라는 특정 취약계층에 대한 예방접종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그 성과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백신의 힘을 빌려 한시바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끝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든 나라의 이해가 일치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가지 중요한 백신 접종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가 백신 접종 캠페인에 빠짐없이 참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백신 공급의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부자 나라라 해서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을 수 있고 가난한 나라라 해서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백신을 맞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세계보건기구의 이런 호소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백신을 선점한 강대국들이 첫째 자국민 우선 공급 원칙을 버리려 하지 않으며, 둘째 백신 공급을 점차 정치적 무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이현재 투여된 선량의 전 세계 7일 이동 평균 피접종자 수 그래프로, 3월 30일 하루 접종자는 약 1,390만 명이다. 자료: Our World in Data, 3월 31일(미 동부시각)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이
현재 투여된 선량의 전 세계 7일 이동 평균 피접종자 수 그래프로, 3월 30일 하루 접종자는 약 1,390만 명이다.
자료: Our World in Data, 3월 31일(미 동부시각)

유럽 접종률 압도, WSJ “한국 어려움 겪을 수도”
이런 상황에서 현재 진행 중인 국가별 백신 접종 추이를 살피면, 3월 31일 현재(미 동부시간) 인구 대비 접종자 수와 접종 비율 모두에서 상위권에 속한 나라로 이스라엘(전체 접종 도스 1천만 명 돌파, 55.0% 2차접종 완료), UAE(822만 명), 칠레(1천만 명 돌파, 18.4% 2차 접종), 영국(3천452만 명, 5.7% 2차 접종), 미국(1억47600만 명 돌파, 16.0% 2차 접종)이 눈에 띈다(이하 데이터는 Our World in Data에 근거한 CNN 분석자료를 참고했으며 집계 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이스라엘의 경우,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친 뒤 그에 따른 방역 효과로 고령층 환자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접종 비율을 정확하게 집계하기는 쉽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2회 접종으로 완성되는 백신을 투여하기 때문에 명확한 중간 집계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라 어느 정도 국가별, 지역별 윤곽은 그릴 수 있다. 

첫째는 아랍 부유국과 유럽이 완전접종 비율에서 단연 앞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UAE(미집계), 바레인(14.9%) 모로코(9.7%) 같은 아랍국들의 상황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접종 비율이 매우 높은데 놀라운 점은 그다지 부유하지 않은 동유럽 국가들까지 높은 접종률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현재 인구 대비 완전접종 비율이 확인된 유럽 국가를 우선순위별로 보면 세르비아(14.8%), 터키(7.9%), 헝가리(7.8%), 덴마크(6.5%), 스위스(6.2%), 아이슬란드(6.1%), 리투아니아(5.8%), 스페인(5.7%), 그리스(5.6%), 폴란드(5.3%), 루마니아(5.2%), 이탈리아(5.2%), 슬로베니아(5.0%), 노르웨이(5.0%) 등이 5%를 넘겼다. 

이어 독일(4.8%), 스웨덴(4.8%), 슬로바키아(4.8%), 러시아(4.7%), 오스트리아(4.6%), 포르투갈(4.6%), 에스토니아(4.6%), 아일랜드(4.5%), 체코(4.5%), 벨기에(4.4%), 네덜란드(4.0%), 프랑스(4.0%), 룩셈부르크(3.4%) 순으로 나타났다. 

핀란드(1.6%), 불가리아(1.3%) 등의 1%대 접종률이 유럽에서는 예외적 상황이다. 

아시아권에서 이 대열에 합류하는 나라는 사실상 싱가포르(6.4%) 뿐이다. 

남미는 파나마(2.7%), 브라질(1.9%), 아르헨티나(1.5%)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의 경우 일일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사실상 의료 체계가 붕괴한 것으로 보여 이 정도 백신 접종은 무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주의 캐나다 역시 낮은 비율을 보이지만 인구밀도가 1평방킬로미터당 4명(한국은 515명으로 OECD 1위)에 불과한 이 나라의 특성상 그만큼 접종에 여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현재까지 접종률이 지나치게 낮아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한국은 낮은 백신 접종률로 인해 경제적 곤경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배경이다. 

우리의 경우 이 문제로 31일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박영선, 오세훈 두 후보가 극단적으로 상반된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집계 방식이 무엇이든 실질적으로 확보한 백신 총량이 대단히 미미한 수준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일일 확진자 수나 비율에서 서구에 비해 크게 양호한 상태라는 사실에 다소 위안을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500명대를 오르내리는 최근 상황은 그와 같은 위안을 순식간에 걷어낼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백신 접종이 이처럼 더디게 진행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가 그만큼 빨리 줄어들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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