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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 “윤석열, 정치중립 외치더니 정치행보 웬 말”

“지지층 의식, 보궐선거 개입 발언“...“야권 단일화에 위기감” 분석도

  • 기자명 편집국
  • 입력 2021.04.01 16:06
  • 수정 2021.04.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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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시그널=최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하여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뒤따른 가운데, 현직 고위 검사의 공개 비판이 나와 화제다.

앞서 29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4·7 재·보궐 선거를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 규정했다.

윤 전 총장은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면서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더라도 이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해 달라는 투표 독려이자 선거 개입으로 읽힌다.

그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7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 안동지청장이 3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윤석열 전 총장님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인터넷에 일부가 공개된 이 글에서 박 지청장은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형태의 정치 활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법질서 수호를 위한 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돼 보인다”고 썼다.

박 지청장은 “사람은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생각에 두려운 감정이 올라온다”면서, “윤 전 총장님께서 비록 현직은 아니지만, 검찰의 수장이었던 분으로서, 남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나감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늘리는 방향이 무엇인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썼다.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된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를 직접 비판한 것이다.

박 지청장은 그동안 검찰 내부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옹호하는 글을 소신 있게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서 매우 우호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박 지청장은 윤 전 총장이 ‘검찰 중립화 수호’를 이유로 퇴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를 격하게 환영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집권여당 일부 등이 그간 총장님께 씌우려고 한, 정치활동 등 사적인 이익을 위해 조직과 권한을 활용했다는 프레임을 통렬히 깨부수어 주셨으면 한다”거나 “검찰이 정치적 시빗거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중도 사퇴의 길을 선택하신 총장님의 결단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글들이 그것이다.

반대로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를 명하자, 박 지청장은 “장관이 총장직을 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 수사를 주장하는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을 두고 “감찰 담당 공무원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직무 배제와 징계를 주장하기도 했다.

정가에서는 윤 전 총장이 ‘보궐선거 개입 발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과시해 지지세를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다만 그 배경으로 최근 급속하게 진전된 야권 단일화에 윤 전 총장이 위기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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