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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망 “중국 반도체업계 롤모델은 三星”

신화망, “삼성, 독보적인 공급망 확보”...바이든 초청과 맞물려 ‘주목’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4.16 16:12
  • 수정 2021.04.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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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화상회의 주재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자동차 제조업체 19개 사가 참여했다. /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화상회의 주재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자동차 제조업체 19개 사가 참여했다. / 사진=연합뉴스

[시그널=김선태 기자] 미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삼성을 초청해 협력을 ‘요청’한 가운데, “중국 반도체업계는 삼성을 롤모델 내지는 최강 라이벌로 여긴다”고 중국 관영 신화망이 15일 보도했다.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업계는 대부분 “언젠가 중국의 삼성이 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며 현재 중국 반도체업계를 이끄는 TCL, 칭화유니그룹(Tsinghua Unigroup), 자오이촹신(兆易創新), 윙텍(Wingtech) 등을 예로 들었다.

“삼성은 반도체 글로벌 생태계의 일인자”

신화망은 사설에서, 중국 업계가 세계적인 반도체 강자인 인텔이나 TSMC, NVIDIA를 놔둔 채 유독 삼성을 롤모델로 꼽는 이유를 ‘글로벌 생태계’에서 찾고 있다.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즉 일련의 생산 및 공급 과정에서 삼성이 수직분업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한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TV·컴퓨터·스마트폰 같은 제품과 그들의 성능을 좌우하는 반도체 칩은 물론, 칩의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설비 제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문을 자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기업으로 삼성에 필적할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신화망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삼성이 독보적인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다른 이점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한다.

첫째가 고도로 긴밀하게 연결된 업다운 스트림(상하부 또는 중심-주변간 생산 공정) 능력이다. 오늘날 삼성은 반도체 칩에서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시장 수요 파악과 그에 따른 설계·디자인·제조 라인의 변화를 다른 어떤 반도체업체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업 중 하나라는 것.

둘째는 풍부한 자금력으로 연구개발(R&D) 및 생산능력 확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능력이다. 삼성전자는 자신의 생태계에 속하는 특정 분야에서 시장 침체가 일어나면 압도적인 자금력으로 투자에 나선다.

그 결과 이후 시장이 활성화되면 삼성의 경쟁력은 훨씬 향상된다는 것이다. 가령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은 글로벌 시장 침체 이후에 비약적으로 성장함으로써 이를 입증한 바 있다.

신화망에 따르면 2009년 중국의 가전업체인 TCL이 삼성을 겨냥해 화싱광뎬(華星光電, CSOT)을 설립해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뒤 TCL은 여러 차례 반도체 칩 산업 진출을 시도했다. 10년 뒤 이 회사는 TV 판매량 2천393만 대로 세계 3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TCL의 반도체 칩 사업은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비록 TCL이 삼성을 모방하기는 했지만, 삼성 수준의 자체 생태계를 갖추지 못한 탓이다.

칭화유니 역시 삼성전자를 오랫동안 벤치마킹한 중국 내 유력 기업이다. 칭화유니의 사업 분야는 반도체 칩에서 클라우드 웹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스마트폰 ODM 전문업체인 윙텍은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내실’ 강화에 주력했다.

그럼에도 이들 회사가 글로벌 무대에 이름을 알리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 뿐만 아니라, 삼성은 고사하고 중견 기업들 사이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차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칭화유니의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사진 삼성전자 제공.

“중국 기업, 독자적으로 삼성 따라잡기 어려워”

신화망은 이러한 진단을 내리면서 삼성의 행보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 던지는 시사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반도체산업은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기 전까지는 생존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그 수준에 이를 때까지 정부의 지원과 산업 성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화망에 따르면 삼성이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 당시 한국 정부는 기본적인 자금 지원과 산업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여기에는 인재 영입, 기술 허가, 기술 이전 등 다양한 방식이 뒤따랐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신화망은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파악한 한국 정부가 초기에 4메가바이트 메모리반도체를 국가 중점 사업으로 지정했고, 삼성·LG·현대 등 업계와 국내 대학의 합동 연구개발을 지원했으며, 제도적으로는 ‘반도체 칩 보호법’을 제정해 집적회로 기술 보호에 나서는 등, “기업이 빠른 혁신으로 세계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도록 뒷받침했다”고 설명한다.

둘째 신화망은 현재의 글로벌 반도체 산업 경쟁 구도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구매·가공·판매 및 서비스 등으로 구성되는 산업간 순환 사슬의 수직적 통합(Vertical Combination) 능력”이며 이는 “세계 반도체 산업의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 보고 있다.

신화망은 중국의 경우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가 반도체 자회사 핑터우거(平頭哥)를 출범시킨 일이나, 샤오미(小米)가 이미지 신호 처리(ISP) 칩 분야에 뛰어든 것을 그 대표적인 경우로 들었다.

한 국내 전문가는 “한국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릴 때 중국은 사실상 정부 보조와 덤핑 출고에 힘입어 한국을 앞질렀다”면서 이런 분석을 반박했다. 2차전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당시 이들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지 않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최근 미·중 양국 정부가 동시에 삼성을 자국 산업의 동반자라고 추켜세우는 가운데, 신화망이 이와 같은 분석을 내놓은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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