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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스푸트니크백신 검증해야...경기도 나설 수도”

“예방효과 높고 안전성 큰 문제 없어, 물량 확보도 유리”

  • 기자명 편집국
  • 입력 2021.04.21 10:48
  • 수정 2021.04.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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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청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청 제공.

[시그널=최마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공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푸트니크 V 드러난 문제 없어, 검토 선택지 넓혀야”
이 지사는 지난 15일 경기도 의회 임시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이외에 “새롭게 다른 나라들이 개발해 접종하고 있는 백신을 경기도에서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어 20일 언론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거론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면역률이 높다”는 이유다. 서방에서 이를 승인한 국가가 없어 안전성을 뒷받침할 자료는 불충분하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심각한 문제가 없어 “검토 선택지를 넓혀서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스푸트니크 백신의 경우 물량 확보가 쉽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비록 수출용이기는 하지만 다음 달부터 국내 생산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러시아 국부펀드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생산 컨소시엄이 만들어져 있어 “우리가 확보하기로 한다면 물량 확보는 매우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정치적 이유나 정부의 도입 절차 등으로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에 대비, 이 지사는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경기도 차원에서 “원하는 사람을 모집해서 먼저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권이 백신 도입 문제로 줄기차게 공세를 펼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관한 것이니까 다 열어놓고 객관적으로 검증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백신 수급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21일 현재까지 상반기 내 국내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904만 4000명분이며 이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533만 7000명분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거의 모두 화이자 백신이며, 둘 다 당장 추가 도입이 쉽지 않다.

그 밖에 얀센 백신 600만 명분과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 도입이 예정되어 있지만, 얀센의 경우 이미 미 FDA가 안전성 문제를 지적한 상황이며, 모더나는 제조사의 ‘미국 우선 공급’ 원칙에 따라 도입에 걸림돌이 생겼다. 

모더나 백신과 관련,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2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물량이 많이 들어올 수가 없는 상황이고, 하반기에는 들어오게 돼 있다”고 답했다.

주사용 ‘스푸트니크 V’ 백신 / 사진=연합뉴스
주사용 ‘스푸트니크 V’ 백신 / 사진=연합뉴스

러, “예방효과 97%, 기존 백신중 가장 높아”
이재명 지사가 구체적으로 언급한 스푸트니크 V(5) 백신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연구센터가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 8월 러시아가 공개하고 11월 2차 임상시험에서 높은 면역률을 보인 뒤, 올 2월 세계적인 의학지에서 이를 인정해 주목받았다. 

처음 가말레야 연구소가 이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서구의 반응은 차가웠으며, 서구 과학자들이 공개적으로 데이터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서구 국가들이 앞으로는 러시아산 백신을 무시하면서 뒤로는 이 백신 개발의 주역들을 빼내려 한다”며 맞섰다. 

반전이 일어난 것은 올 2월 2일 세계적 의학잡지 랜싯(LANCET)에 그 성능을 분석한 공개 논문이 실리면서부터다. 

백신 개발 주역들이 전달하고 랜싯 측이 인정한 이 논문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코로나19에 91.6%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연령층을 불문하고 항체가 생성되었으며, 특히 중증 질환 예방에는 100%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이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벡터) 삼아 코로나바이러스 항원을 인체 내에 주입하여 면역력을 생성하는데 접종 효과가 아스트라제네카에 비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상온 보관도 가능해 섭씨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얀센제약의 존슨앤존슨 백신은 원료나 작동 방식이 스푸트니크 V와 비슷하고 접종을 한 번만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효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거기에다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혈전 논란이 일었고, 최근 성분 혼합으로 인해 일부 제품이 폐기되는 등 신뢰성에 큰 문제가 생겼다. 

러시아 측은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성능에 더욱 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현지 매체는 “스푸트니크 V 접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방효과가 97.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백신을 2차례 접종한 380만 명을 분석한 결과로, 올 초 랜싯 논문 발표 이래 최신 데이터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백신의 예방효과는 기존 백신 가운데 가장 크다. 스푸트니크 V 개발사는 이 결과를 곧 국제 의학지에 보낼 예정이다.

코로나19 환자 치료하는 러시아 의료진 모습.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 치료하는 러시아 의료진 모습. / 사진=연합뉴스

“스푸트니크 V 백신 국내서 6억5,000만 명분 생산”

​한편 ‘청년의사’지가 16일 스푸트니크 V 국내 컨소시엄을 통해 확인한 데 따르면, ‘스푸트니크 V’의 국내 총생산 물량이 13억 도즈에 이른다.

스푸트니크 V 국내 위탁생산(CMO) 컨소시엄에는 지엘라파와 한국코러스가 주축이 되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소시엄이 ​생산하게 될 스푸트니크 V의 물량은 총 13억 도즈라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이들이 러시아국부펀드(RFID)와 체결한 예정 생산 물량이 6억5,000만 도즈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는 주사 횟수와 접종자 수 사이에서 일어난 혼동을 정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6억5,000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13억 도즈를 생산할 예정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현재 지엘라파와 한국코러스 이외에 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휴메딕스 등 기업 6곳과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등 기관 1곳이 스푸트니크V CMO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등, 이 백신의 제조를 둘러싸고 활발한 협력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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