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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에 쏠리는 눈, 윤석열로 통하는 길“

이 “윤 전 총장 영입해 정권교체”...여론조사 나경원 압도
국힘 경선 결과 이준석·윤석열·김종인 트로이카 가능성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5.24 20:01
  • 수정 2021.05.2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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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찾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2021.5.24. / 사진=연합뉴스.
대구 서문시장 찾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2021.5.24.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36) 전 최고위원(이하 후보)이 당 대표 지지율 조사에서 4선 중진이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57) 전 의원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나 파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 새 대표 지지율’. 한길리서치 22일자 여론조사 데이터로 작성.
‘국민의힘 새 대표 지지율’. 한길리서치 22일자 여론조사 데이터로 작성.

이준석, 지지율 고공행진으로 ‘어대리’ 돌풍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가 지난 22일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30.1%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나경원 전 의원의 17.4%보다 12.7%포인트 높았을 뿐만 아니라, 주호영(9.3%), 홍문표(3.7%) 등 당 중진 의원들을 현격한 차이로 앞선 것이다. 

심지어 나·주·홍 세 거물을 다 합친 지지율과 엇비슷해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어대리(어차피 대표는 이준석)’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를 좀 더 들여다보면 이는 특정 계층·지역이나 응답자 성향에 기인한 결과가 아니라 거의 모든 구분집단에서 나타난 결과라는데 특징이 있다. 이를 다음과 같이 이준석 대 나경원으로 좁혀 살피면 더욱 분명해진다.

첫째 성별로 보면 남성은 35.7% 여성은 24.5%가 이 후보를, 반면 나 후보는 남성 20.7%와 여성 14.1%가 각각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에서 이 후보 지지가 크게 높았을 뿐만 아니라 성별 지지율 격차에서도 이 후보는 남성 15.4%포인트 여성 10.4%포인트 우위로 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질렀다. 

둘째 연령별로 보면 특히 30~40대의 이 지사 지지세가 강하다. 이 후보는 나 후보에게 20대 이하에서 11.3%, 50대에서 10.1%, 60대 이상에서 11.5% 우위를 보이는 등 모든 연령대에서 10%포인트 이상의 우위를 보였다. 

여기에 30대에서 18.8%, 40대에서 13.2%로 우위를 보여 전체 연령별 격차를 주도했다. 
무엇보다 60대 이상에서까지 오차범위 밖의 격차를 보여, ‘이 후보 당권 대세론’을 거론하기에 충분한 상황으로 보인다.

셋째 광역 지역별로 보면 나 후보는 보수의 아성이라 할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이 후보를 0.7%포인트 차이로 따라붙고 있어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 할 듯하다. 

그밖에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후보는 나 후보를 13~27%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호남의 국민의힘 지지율을 고려하면 이 후보 지지세는 전국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TK 지역의 경우 나 후보의 지지율(22.2%)이 높아서가 아니라 이 지역 출신인 주호영 의원의 지지율(16.6%)이 높아서 이 후보 지지율(22.9%)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이다.

심지어 TK에서도 이 후보가 1위를 달리는 데다, TK와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전 지역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0%를 넘었다.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이 후보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은 강원에서 이 후보가 38.7%로 지역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강원에서 이 후보와 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무려 27.6%나 된다.

넷째 정치성향별로 보면 보수성향 응답자의 27.3%가 이 후보를, 23.8%가 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비록 이 후보가 앞섰지만, 그 격차가 3.5%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는 보수성향 지지자들 사이에 ‘자유한국당 시절의 강력한 야당’에 대한 향수가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나 후보가 당시 당을 이끌며 강경보수 이미지를 확고하게 쌓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중도 성향 응답자의 36%가 이 후보를, 15.4%가 나 후보를 지지해 격차가 20.6%나 됐다. 이는 중도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 ‘당권의 세대교체를 통한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당내에 유력 대선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후보를 영입하려 하면 보수회귀 성향이 강한 대표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새 대표의 역할’. 한길리서치 22일자 여론조사 데이터로 작성.
‘국민의힘 새 대표의 역할’. 한길리서치 22일자 여론조사 데이터로 작성.

이준석 지지, ‘후보 영입 통한 정권교체 의지’ 반영
이런 우려는 대통령 국정지지별 응답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우 문 대통령 국정지지를 반대하는 응답자의 33.7%가 이 후보를 지지하는 반면 21.4%가 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응답자의 다수가 정권교체 열망이 높다고 가정할 때, 전체 응답자의 30% 이상이 이 후보 체제에서 대선을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섯째 이런 해석은 ‘국민의힘 새 대표의 역할’을 묻는 설문 결과에서 거듭 확인된다. 이 질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38.7%가 사실상 ‘후보 영입을 통한 정권교체’에 있다고 답했지만, 당 체질 개선을 통한 자강 즉 ‘당내 후보 중심의 정권교체’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5.9%로 나타났다. 당내 후보론이 후보 영입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 

심지어 이런 열망은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18~40대 연령층에서 후보 영입론은 26~31% 수준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 50대는 46.9%, 60대는 49.3%의 지지율을 보여 9% 수준인 당내 후보론을 37~40%포인트 격차로 압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광역지역별 설문에서도 보수성향이 강한 TK, PK 지역 응답자들이 당내 후보론보다 후보 영입론에 더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수성향의 응답자들이 중도 성향의 응답자들에 비해 52.5%대 43%로 정권교체를 더 크게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중 상당수는 당권의 세대교체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 이 후보를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경선 결과 대선체제 조기 전환 가능성 커져
이상을 종합하면 22일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여론은 크게 ‘이준석 체제로 윤석열 전 총장을 영입하는 게 정권교체에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기우는 듯하다. 그 배경에는 나경원 후보를 비롯한 기존 당내 중진들이 당권을 잡으면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즉 나경원 체체가 되면 첫째 보수 강경 노선으로 회귀해 ‘도로 자유한국당’이 되어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고, 둘째 당내에 자강론이 강화되어 외부 인사 영입이 어려워지고 대선 후보를 놓고 불필요한 소모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새 대표의 가장 큰 역할이 후보 영입을 통한 정권교체라고 본다는 판단 이면에는 현재 야권 대선후보군에서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조기 영입이 초미의 관심사라는 사정이 있다. 

이준석 후보는 이 문제에 관한 한 가장 명확한 표현으로 생각을 밝혀 왔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당권 획득을 윤석열-김종인 체제와 거듭 직결시켜 왔다. 당이 한시바삐 윤석열 전 총장을 영입하고, 김종인 선대위원장 주도하에 대선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 전략이라 보기 때문이다. 

이런 구상이 글자 그대로 적중해 이준석-윤석열-김종인 트로이카 체제가 조만간 확립되리라 본다면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그 가능성이 높아진 것만은 사실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젊은‘ 야당 대표의 등장이 현실화될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늙은 여당‘의 이미지를 조기 불식해야 할 과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여권 역시 대선체제 조기 전환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힘 대표 경선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김선태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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