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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죽음의 불평등 갈수록 심화...서둘러 막아야”

무연고 사망자 합동추모제 참석...“외롭게 죽지 않는 세상 만들 것“

  • 기자명 예수종
  • 입력 2021.05.25 11:03
  • 수정 2021.06.0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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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합동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 읽는 이재명 지사. 사진 경기도청 제공.
도내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합동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 읽는 이재명 지사. 사진 경기도청 제공.

[시그널=예수종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오후 화성 추모공원에서 열린 도내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합동추모제에서 "외롭게 죽지 않는 세상, 먹고 사는 문제로 서럽고 억울하지 않은 세상 반드시 만들겠다"라고 약속했다.

경기도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지원 및 상속관련 법률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가운데, 이 지사가 무연고자이거나 가족으로부터 외면받은 사망자들의 인간 존엄성 지키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추도사에서 “도처에서 사람이 죽는다. 소리 없이 죽는다. 외롭게 죽는다. 빚 때문에 죽고, 먹을 것 없어 죽고, 일하다 죽는다”라며 “세계 10위 경제강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에서 지난해에만 3천명 가까운 국민이 무연고 사망자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떠났다. 4년 사이에 60%가 늘어난 숫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대로 두면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죽음의 불평등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오늘 백 분의 무연고 사망자들 앞에서 다짐한다. 외롭게 죽지 않는 세상, 빚 때문에 죽지 않고, 먹고사는 문제로 서럽고 억울하지 않은 세상,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더 빨리 찾아와서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편히 쉬시라”며 무연고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열린 추모제의 추모대상은 최근 3년 이내 화성시에서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0명으로, 추모제는 이재명 지사를 비롯해 서철모 화성시장, 일중스님(조계종 제2교구본사 사회국장), 유주성 신부(천주교 수원교구 사무처차장), 임다윗 목사(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제1수석상임회장), 박경조 (사)돌보미연대 사무총장, 박일도 (사)한국장례협회장, 신산철 (재)한국장례문화진흥원 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 지사는 이날 추모제를 마치고 '쓸쓸한 죽음과 주검'에 대한 생각을 저녁 7시경 다시 자신의 SNS에 올렸다.

무연고 사망자 합동추모제에 안치된 위패. 사진 경기도청 제공.
무연고 사망자 합동추모제에 안치된 위패. 사진 경기도청 제공.

다음은 24일 저녁 이 지사 페이스북 전문.

<죽음의 불평등, 도처에서 사람이 죽습니다>

꼭 직접 찾아뵙고 싶었습니다. 고독사, 자살 등으로 외롭게 세상을 떠나 누구도 장례를 치러드리지 못한 '무연고 사망자'들께 합동 추모제 지내드렸습니다.

생면부지의 동료시민들이지만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살아서도 돌아가셔서도 누구도 찾지 않는 분들. 우리 사회 불평등의 가장 밑바닥, 참혹한 현주소를 증명하는 분들입니다.

세계 10위 경제대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에서 지난해에만 3천명 가까운 국민께서 '무연고 사망자'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4년 사이 60% 늘어난 숫자입니다.

도처에서 사람이 죽습니다. 소리 없이 죽습니다. 외롭게 죽습니다. 빚 때문에 죽고, 먹을 것 없어 죽고, 일하다 죽습니다. 가끔은 세상을 원망합니다. 가난이 밉고, 냉대와 매정함이 아프고, 이 현실을 당장 고치지 못해 서럽습니다.

사실 서민의 삶은 코로나19 이전에도 힘겹고 고단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의 파도까지 덮쳤습니다. 낭떠러지 끝 반 뼘 남짓한 공간에 까치발 들고 겨우 버티고 계십니다. 이대로 두면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죽음의 불평등도 심화될 것입니다.

오늘 모신 백 분의 무연고 사망자분들을 비롯하여 외롭게 세상을 떠난 이 땅의 모든 영령의 안식과 명복을 빕니다. 당장 외롭지 않게 떠나시도록 올해부터 도가 장례비를 지원하고 유서 및 법률 지원도 합니다. 외롭게 죽지 않는 세상, 먹고 사는 문제로 서럽고 억울하지 않은 세상 반드시 만들겠다는 다짐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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