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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의 정치 : 곽가의 ‘열 가지 우세’와 이 지사 사태

  • 기자명 정수호
  • 입력 2018.11.30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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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가(郭嘉, 170년~207년)는 중국 후한 말의 책사로 어릴 때부터 남다른 통찰력을 보였다. 자라서 천하를 유랑하며 영걸들을 탐색하다 먼저 원소를 만났으나 실망하였고 이어 동향인 순욱의 소개로 만난 조조가 “이는 나와 대업을 이룰 자다” 하며 극진히 대하므로 그를 섬겼다. 곽가가 내놓는 계책은 열이면 열 틀림이 없어, 조조는 주요 대사를 그와 은밀히 논하기에 이르렀다.
마침 원소가 북방을 통일하여 남진하려 하고 동오의 맹주 손책도 호시탐탐 조조의 본거지를 노리니 조조는 어느 쪽을 먼저 상대해야 할지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이를 본 곽가가 조조에게 고하는데 손책은 무고한 살인으로 원한이 많아 암살당할 테니 걱정할 일이 없어 먼저 원소를 치자 했다. 최강 군사력을 지닌 원소를 어떻게 칠 것인지 묻는데 곽가가 “원소에게는 패배할 열 가지 요인이, 공에게는 승리할 열 가지 요인이 있다”라며 상세히 고하자 조조는 무릎을 쳤다. 후일 사람들은 곽가의 진언이 제갈량의 초려문답에 비견할 탁견이라 했다.
때는 대략 198년, 조조가 원소와 맞붙어 초반에는 상당한 고전을 겪었다. 하지만 2년 뒤 손책이 필부들의 손에 허망하게 살해되니 과연 곽가의 말처럼 되어 조조는 시름을 덜었다.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중 원소 진영에서 내분이 일어나 조조가 승기를 잡으니 울화가 쌓인 원소는 202년 5월 피를 토하며 죽었다. 이후 조조는 파죽지세로 군사를 몰아 206년 원소의 잔당을 평정하고 이듬해 북방을 통일해 국경을 정비, 이로써 위나라의 기초를 닦기에 이른다.

 

▲ 중국 후한말 조조의 책사 곽가(郭嘉)

이 지사 사태, 집권 여당의 왼쪽 날개를 꺾다

곽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곽가가 제기한 조조의 공덕은 전란을 맞아 필패하거나 필승할 열 가지 비교 요인들인데, 부정적인 요인이 압도하면 필패하게 될 것이고 긍정적인 요인이 압도하면 필승하게 될 것이다. 이를 오늘 우리 정치 현실에도 적용할 법하여 서두를 인용해 본 것이다.

 

여기서 주목하려는 것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경찰 수사를 거치며 야기된 제반 사태다. 그동안 여권은 여론의 지지와 지방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힘의 우위를 유지하며 순탄하게 정국을 주도해 왔다.

그 힘이 외교 교착과 경제 악화 등으로 흔들리더니 이 지사 사태를 고비로 급격히 약화되기에 이르렀다. 이 사태는 경선 후유증이 불씨를 제공하고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대립각이 확대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다. 처음에는 피해자를 자처하는 소수가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공격이 무차별적인 대중선동 양상을 띠면서 통제를 벗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지사를 화덕에 든 숯의 신세로 몰아간 이 상황에 ‘친문’ 일각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급기야 여권 분란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집권 이래 좌우 양 날개를 크게 펼치며 순항하는 듯했던 여권은 이 지사의 고립으로 왼쪽 날개를 크게 꺾였다. 이 지사는 땅에 떨어진 명예로 인해 물러설 이유가 없으므로, 여권이 사태를 방치할수록 지지층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다.

반면 야권은 그동안 국민의 지탄과 원성을 받을 대로 받아 더 잃을 것이 없어, 단지 친박 청산과 야권 통합의 시늉만 계속해도 보수층의 희망을 받을 수 있고, 집권세력에 실망한 중도층과 일부 진보층의 이탈에 따른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여야 관계는 그간의 소강상태에서 이제 대치 상황으로 발전해 뚜렷한 전선을 형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시 곽가로 돌아가면, 그는 동탁이 척살된 뒤 원소-조조-손책으로 대표되는 제후 간의 대치가 전쟁으로 비화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그로부터 발화할 전선의 형세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앞서 곽가가 조조에게 말한 열 가지 요인은 대치중인 각 세력의 승패를 좌우할 보편적인 이유를 열거한 것이다. 그 요체를 평시 또는 전시와 구별하여, 그 과도기인 전선 형성기에 필요한 승패의 준거라 부르기로 하자. 하나하나를 현재의 관점에서 살피면 이렇다.

 

1. 도(道) - 알맹이만 취하고 나머지는 순리에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번거로운 예를 좋아하고 지나치게 꾸미나 주공께서는 일의 알맹이만 취하시고 나머지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시니….”

이때 말하는 도는 질박(質樸)에 가깝다. 알맹이만 취하고 순리에 따르면 번거로운 일을 만들지 않으며 내부를 단단히 하니 이만큼 강한 대비가 없다. 손자가 ‘전국위상 파국차지(全國爲上破國次之)’라 한 것이 같은 맥락이니, 자신을 바위처럼 다지는 일보다 강력한 방비가 있겠는가? 만일 이 지사의 경우처럼 어떤 연유로 내부 정파 간에 분쟁이 생겨 자정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때는 상부의 권위를 강제 개입시켜 풀어야 한다. 그것이 포퓰리즘과 리더십의 차이일 것이다.

 

2. 의(義) - 여전한 난세, 오직 민의를 천명으로

곽가는 말했다. “원소의 움직임은 천자를 거스르는 것이 되오나 승상께서 움직이시면 천자의 명에 따르는 것이니….”

이때 말하는 의는 순명(順命)이다. 오늘날 정치 지도자의 순명은 민의를 따르는 것이니 더 따질 필요가 없다. 대개 측근의 방종과 기강의 해이도 민심을 멀리한 업보니, 우리 정치사만 보더라도 이로 인해 권력 파탄에 이른 사례는 여야 불문 허다하다.

현 여권의 경우 국정농단의 난세에 졸속히 집권하여 인물난은 당연한 것이나 모든 위치에 최적의 인재가 있을 필요는 없다. 장수 몇으로 핵심을 장악하고 순명을 따르는 것으로 족하다. 역사상 권력 교체기에 난제를 극복한 방법은 다양했지만 모두 지도자와 측근들이 민의를 천명으로 여긴 공통점이 있다. 지금 민심은 흔들리고 있으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데 장수들이 이를 읽지 못하니 더욱 엄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한시에 이른 것처럼,

 

방자하고 오만하면 미묘한 이치를 알 수 없고

조급하고 경망하여 제 본성을 다스릴 수 없어

기회는 시간과 함께 달려가고

의지는 세월과 함께 사라져

마침내 가을날 초목처럼 될 것이다.

 

3. 치(治) - 주벌을 우선하고 관대함을 경계한다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정치의 잘못을 관대함으로 비켜가는 반면, 주공께서는 매서움으로 그 잘못을 바로잡고 계시니….”

이때 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형덕제신(刑德制臣)의 형덕을 들 수 있다. 한비자에 따르면 명군이 신하를 지도하고 통제하는데 수단이 필요하니 주벌하는 형과 포상하는 덕이 그것이다. 당근과 채찍과 같은 뜻이지만 순서가 다르다. 신하들은 당연히 포상을 우선시하므로 이를 꺼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명군이 주벌을 꺼리면 위엄을 잃어 영을 세우지 못한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로, 정치 지도자는 내부 잘못이나 분란의 원인 제공자에 대해 주벌할 태세를 확고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관대함으로 이를 내버려 두면 깨진 항아리에 물이 새듯이 각자가 자기 정치에 분주하기 마련이고 결국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것이다. 왜 주벌을 우선시하는가? 강조하지만 이는 평시가 아니라 전시를 앞둔, 즉 전선 앞에 선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4. 도(度) - 외부 탕평에 앞서 내부 탕평을 완비해야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친인척에게만 일을 맡기오나 승상께서는 오직 재능을 보고 쓰시니….”

이때의 도는 노장의 도가 아닌 정치의 탕평(蕩平)을 의미한다. 보통 탕평은 치세 초기에 대립각 즉 전선을 없애 국정 동력을 확보하고자 취하는 조치다. 그렇지만 지금 여권으로 보면 내부 기강이 흔들리고 외부 전선이 형성되는 중이니, 이때 탕평은 내부를 향해야 하며 더불어 탕평의 저해 요인을 도려내는데 집중되어야 한다.

그중 우선은 측근을 정비하는 것이다. 마키아벨리에 따르면 유능한 각료를 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의 충성심을 파악하는 일이다. 즉 “군주를 대신해 나라를 다스리는 관원은 결코 자신을 생각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군주만을 생각해야 한다.” 마키아벨리 스스로 이를 실천에 옮겼는데, 그는 조국 피렌체를 통치한 메디치 가문으로부터 말년에 온당치 못한 한직을 받았지만 아무 불평 없이 맡은 일에 헌신했다.

 

5. 모(謀) - 전술 운용의 요체는 용의주도함이다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꾀는 많지만 결단력이 없는 반면 승상께서는 계책만 세우면 즉시 실행하시니….”

실로 솔연(率然)이라는 말이 이에 부합하는데 이는 손자가 용병의 원리를 설명하고자 예로 든 것이다. 중국 항산에 솔연이라는 뱀이 있어 용의주도하기 짝이 없었다. 이를테면 그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달려들며, 그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모두 덤벼드니 무릇 군사를 이렇게 부릴 줄 아는 장수라야 안심하고 군대를 맡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솔연을 달리 보면 한 나라를 이끄는 데 온갖 난관이 기다리고 있지만 정치적 위기가 그중 가장 난제이니 이럴 때일수록 최대한의 결단력으로 지체 없이 대처하라는 주문으로 읽으면 좋을 것이다.

 

6. 덕(德) - 명성과 재능은 두루 챙김만 못하다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명성만 듣고 사람을 거두지만 승상께서는 지성으로 사람을 대하시니….”

이때 말하는 덕은 주편(周偏)과 같다. “군자는 주이불비(周而不比)하나 소인은 비이부주(比而不周)”라 했다. 명성과 재능을 믿어 의심치 않아 평소 주변을 두루 친히 대하여 한결같이 챙겨두지 않으면 내부 분란이 일어날 때 그 진원을 파악하기 어렵고 당사자의 의도를 알기 어려우니 마침내 길을 잃기 쉽다. 하물며 측근들이 서로 본심을 감추며 자기들의 재간이나 뽐내면 무엇으로 감당할 것인가? 권력을 취할 때는 서로 형제같이 지내다, 권력을 나눌 때가 되어 숨은 발톱을 꺼내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앞에서는 충성을 맹세하고 복심을 자임하나 돌아서면 ‘다음 권력은 우리 것’이라는 일념 아래 부화뇌동하는 군중과 지식인을 부추기며 경쟁자를 제거하는데 몰두한다면 무엇으로 저지할 것인가?

 

7. 인(仁) - 인재와 민심은 멀리서부터 찾는다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가까운 이만 다정히 대하나 승상께서는 멀리 마음을 쓰시니….”

이때 말하는 인은 앞의 덕과 대비되는 것이니 덕이 가까운 관계를 다지는 일이라면 인은 멀리 보이지 않는 관계까지 다지는 일이다. 이는 곧 원려(遠慮)를 의미하니 중국 병법서에서 비롯하고 제갈량이 거론하여 유명해진 심모원려가 그것이다. 유비가 촉한을 건국하고 제갈량을 승상에 임명했는데 제갈량이 한중 땅 외부 인사들을 중용하니 호족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유비의 최측근인 법정이 나서 그들의 입장을 전하니 제갈량이 이렇게 답했다.

 

“촉한 출신들은 권력을 장악하자 방종해져 군신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말았습니다. 총애를 받아 직위를 받았음에도 이를 귀히 쓰지 않으며, 은혜를 당연시하여 태만하고 나태해졌으니 폐단이 생기는 원인이 여기에 있습니다.”

 

다 같은 공신이고 출중한 인물인데 곁에 가까이 있어 왕의 사람이라 자처하며 왕의 이름으로 제 명성을 불리다가 변방의 장수들이 혹시라도 치적을 쌓을까 시기 질투하여 마침내 음해하기가 오늘 어제 풍습이 아니다. 그 결과는 인재를 잃고 민심이 떠나는 것이며, 이를 두고 병서에 “장수가 심모원려를 갖추지 못하면 계책이 많은 모사가 곁을 떠난다” 이른 것이다.

 

8. 명(明) - 모략과 진상은 귀가 아닌 눈으로 분간해야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모략을 들으면 마음이 흔들리지만 승상께서는 모략을 물리치시니….”

이 명은 분별심이며 달리 맹자의 표현을 빌면 찰견(察見)이다. 예나 지금이나 장수가 측근의 말을 의심하기 어렵지만 분별하고 또 분별하지 않으면 모략과 진상을 구별하기 어렵다. 그런데 제대로 분별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아, 맹자는 양혜왕에게 거듭 당부하여 “측근이 모두 현명하다 해도 인정하지 마시고, 그 아래 사람들이 모두 현명하다 해도 인정하지 마시고, 나라 사람들이 모두 현명하다 하면, 비로소 살피시고 확인하신 다음” 임용하라 했다.

그러한 분별조차 내부 분쟁의 시기에는 왜곡될 수 있으므로 지도자는 객관적인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이중삼중의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은 권력이 불가피하게 임금의 눈을 어둡게 하리라 보고 대안을 마련했다. 그중 하나가 다음처럼 대간의 말에 임금이 책임을 묻지 않게 제도화한 것이었다.

 

“재상은 임금과 가부를 상의하고, (사간원의) 간관은 임금과 시비를 다툰다.”

 

9. 문(文) - 사랑받으려 하기보다 두렵게 여겨지도록

곽가는 말했다. “승상께서는 법을 펴심에 엄격하오나 원소는 시비가 분명치 못하니….”

이때 말하는 문은 준엄함을 펼치는 것이니, 그것이 법을 통하여 또는 국가 기구와 관료 기관을 거쳐 이행되며 그 결과가 모든 국민에게 미친다는 점에서 앞의 치(治)와 구별된다. 아군 내부가 복잡할 때, 대중들이 반신반의하고 여론이 오락가락하여 국정 동력이 주춤거릴 때, 지도자에게 강조되는 자세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하여, 거의 일상적으로 준전시 즉 전선의 대치 상황에 놓여 있던 이탈리아 정세에 근거하여 쓰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그는 군주가 대중에게 사랑받으면서 동시에 두렵게 여겨지면 최상이지만 그게 힘들다면 두렵게 여겨지는 것이 사랑받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왜냐하면 군주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중은 “그가 위험에 처하면 가차 없이 등을 돌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 우리 현실에서 그러한 조짐이 이미 보이는 중이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체제와 역사를 떠나 예외가 없었던 진실이다.

 

10. 무(武) - 오직 해결하는 사람이 필요한 때

곽가는 말했다. “원소는 허세를 부리지만 병법에 어두우나 승상의 용병술은 귀신같으시니….”

이때 말하는 무는 사람들이 정치 지도자에게 기대하는 능력으로 노자에서 말하는 현동(玄同)이 그것이다. 『노자』 갑본 15장에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도 주위와 조화하고 날카로움을 꺾고 어지러움을 풀어주니 이것이 현묘하게 하나 됨이다” 했다. 국사를 이끌려면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자리에서 실력을 발휘하여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백약이 무효일진대 과거의 전설과 미래의 전망으로 달래려 한들 무슨 위안을 주겠는가.

'군자 유유해(君子維有解)', 군자는 오직 해결책을 가진 사람이며 그러므로 백성이 따른다. 주역 40편 해(解) 괘의 말이다.

2016년 겨울의 촛불 집회는 국민들이 해결사가 되어 적폐 청산의 물꼬를 터준 일대 사건으로, 그로부터 모든 정치 지형이 역전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시간은 흘러 당연하게도 국민들은 정부여당에 현동(玄同)할만한 해결책을 기대하는 매의 눈을 갖게 되었다.

향후 국민들은 집권여당이 오직 해결책을 내놓기만 고대할 것이며 적어도 해결할 기회를 만들어내기 바랄 것이다. 해결책이 곤고한 여야 대치나 지루한 내부 분란 같은 장애에 가로막힌다면 그 또한 집권여당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심지어 이런저런 곳에서 친문·비문·반문 같은 말이 마타도어처럼 돌아다니며 내 편 네 편 갈라치는 행태가 반복된다면 국민들은 집권층의 오만함이 이를 부추긴다 의심할 것이며,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 그 의심마저 부질없다 여길 것이다.

 

사족 하나. 조조가 북방을 평정하던 해에 곽가는 진중에서 병사했다. 바로 그해에 조조에게서 탈출하여 이역만리 한중 땅에 숨어든 유비가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얻어 기사회생했다. 다음 해 적벽대전에서 대 반전이 일어나 조조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달아났다. 곽가를 잃고 그의 진언을 무시한 탓이라면 과장일까.

 

글 김선태 (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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