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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기운, 모든 생명의 죽음 그리고 탄생의 준비 [화탁지 칼럼]

  • 기자명 화탁지
  • 입력 2018.12.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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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 매순간 운기에 영향을 받으니 그에 따른 마음의 변화에 빗대어 한 얘기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 그렇다면 오행 중 가장 그 속을 알기 힘들다는 수기운을 가진 사람들은 어떨까?

 

어릴 때부터 사람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한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보면서 그 행동의 원인을 분석해보는 버릇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외면보다는 그 안에 숨은 내면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심리나 철학에 흥미를 가졌고 결국 명리학까지 공부를 하게 된 듯 하다.

 

사주를 보다 보면 그런 나의 흥미를 자극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은 외모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도 있고, 외모와는 딴판인 사주를 가진 경우도 있다. 어느날 강아지를 안은 여자분이 들어왔다.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의 여자분이었다. 본인이 아는 남자분 두명 중 누구와 더 잘 맞는지를 봐달라는 부탁이었다. 먼저 여자분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했다. 아 순간 누군가가 카메라로 날 찍었다면 포커페이스에 소질없는 나의 역력한 표정이 가관이었을 것이다.

 

오 마이 갓! 핸드폰 화면이 온통 검은색(만세력 어플은 음양오행의 다섯가지 색으로 사주가 표시된다. 수기운은 검은색이다.)이었다. 8글자중 6개가 수기운. 궁합을 다 본 후 그녀 왈 “내가 직장이 근처인데 7시 이후에 돈을 가져다 드릴께요.” 속으로 ‘이게 뭐지? 음 냄새가 나는데...’ 그래서 나도 한마디했다. “계좌이체 해주셔도 되는데요.” 그녀 왈 “카드를 모두 놓고 왔어요.” 이쯤되면 작정하고 왔다는 얘기다. 전화번호를 남겨달라는 부탁에도 스스럼 없이 적어준다. 돈을 떠나 실험정신이 강하게 솟구쳤다. 반신반의하고 기다렸다. 음음 결과는? 전화는 본인 번호가 맞았지만 연락을 해도 받지 않고 끝내 돈도 가져오지 않았다.

 

물은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담는 그릇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그 실체를 파악하기란 힘든게 사실이다. 그런 특징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수기운이 많으면서 목기운이 없거나 흐르는 물을 막아줄 토가 없을 경우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의 인물이 탄생될 가능성이 높다. 추측컨대 본인들도 본인들의 속마음을 모를 것이다.

 

 

수는 지혜를 상징하는데 지혜라 함은 과연 무엇인가? 물은 절대로 아래에서 위로 흐를수가 없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 즉 중력을 거스르지 않는다. 물은 큰 산을 만나면 돌아가지만 작은 돌부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흐른다. 강함 앞에서는 구부리고 약함 앞에서는 과감하다. 지혜가 지나치면 간교함이 되어 버릴 수 있다. 반대로 수기운이 너무 부족하면 융통성이 부족할 수 있겠다.

 

음양오행에서 수기운은 모든 생명이 땅속으로 사라지는 겨울을 의미하며 생명체에게는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와 동시에 아이러니 하게도 새로운 생명을 길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잔인한 죽음의 계절이지만 다시 시작될 봄을 준비한다. 어쩌면 그것이 수기운이 가진 음과 양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빛과 어둠, 음과 양이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듯이 삶과 죽음 또한 분리된 두 개의 것이 아니라 샴 쌍둥이처럼 붙어다니는 개념이다. 죽음이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살다보면 매순간 죽음을 직면하곤 한다. 죽음을 통해 삶은 더 생생해지고 강렬해지지만 그렇다고 삶의 다른 모습이 죽음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필자는 겨울만 되면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집밖으로 나오기가 싫다. 겨울이란 계절이 없어지거나 몇 달 겨울잠을 자고 일어났으면 하는 심정이다. 끝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으니 일년의 끝을 잘 마무리 하면서 기해년의 새봄을 기다리마 다짐해도...싫은건 어쩔수 없다.

 

▲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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