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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곤충 고소애와 쌍별이 [류시두 칼럼]

  • 기자명 양동균 명예
  • 입력 2019.01.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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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충은 오래 전부터 인류의 주요한 식량 자원이었다."

 

[미디어파인=류시두의 식용곤충 이야기]곤충을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는 만큼, 기원전부터 먹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곤충을 섭취하는 일이 마치 일반적이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지만, 유엔 농업식량기구에 따르면 현재에도 1900여종의 곤충이 섭취되고 있다.

 

식용 곤충이 미래 식량이란 화두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산업화된 것은 2013년 유엔 농업식량기구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부터이다. 당시에 미국에서도 Exo와 같은 회사가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시키며 등장했다. 국내는 비교적 빠르게 식용 곤충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2014년에는 갈색거저리 유충이 한시적 식품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식품이 아니던 곤충들이 식품이 되는 과정에서, 안전성 등에 대한 검증도 이루어 졌고 식품 이외에 곤충을 유용 생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 연구도 시작되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식용 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자 농촌진흥청에서는 새롭게 식품의 지위를 얻은 곤충들에 대해 별칭을 공모했다.

 

▲고소애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유충

 

이 공모 과정을 통해 갈색거저리 유충(혹은 밀웜)은 ‘고소애’, 쌍별귀뚜라미는 ‘쌍별이’, 굼벵이라고도 불리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은 ‘꽃벵이’, 장수풍뎅이 유충은 ‘장수애’ 등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특히 고소한 애벌레란 뜻의 고소애는 현재까지도 식용 갈색거저리 유충을 대표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의미를 갖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별칭이 단순히 거부감만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갈색거저리 유충이나 쌍별귀뚜라미는 식품이 되기 이전부터 고슴도치나 파충류 등 동물의 먹이원으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는 이름이 필요하다. 생물학적으로는 동일한 종이기 때문에 부르는 이름이 같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식용 곤충과 먹이용 곤충은 길러지는 환경이나 곤충의 먹이원, 세척과 건조 방법 등에서 차이가 난다. 식품이기 때문에 훨씬 더 엄격한 환경과 식품이 되기 위한 규격이 존재한다. 고소애나 쌍별이 같은 별칭은 이런 경우에 식용으로 길러지고 건조된 곤충을 부르기에 적합해 보인다.

 

▲파우치에 담긴 쌍별귀뚜라미

 

유럽 연합의 Novel Food 규정이 개정되면서, 곤충 식품의 국제적인 교역도 활기를 띄는거 같다. 머지 않아 국내의 식용 곤충과 제품들도 세계적으로 경쟁해야 할 것이다. 인건비가 싸고 온도 등의 조건이 좋은 동남아나 중국에 대해 국내의 식용 곤충이 가질 수 있는 경쟁은 무엇이 있을까?

 

K-푸드가 중국에서 가진 경쟁력처럼,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신뢰성이 될 것이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식용 곤충. 특히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곤충과 구분하기 위해서 위의 별칭들을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고소애와 쌍별이는 단순히 거부감을 해소하고 귀여운 이름으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서서 한국에서 생산된 믿을 수 있는 식용곤충을 나타내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전 세계 곤충 식품 시장에서 신뢰성을 갖는 브랜드가 되길 기대해 본다.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류시두 이더블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경제학 졸업
카이스트 정보경영 석사 졸업
(사)한국곤층산업협회 부회장(학술위원장)
현) 이더블 주식회사 대표이사

 

저서 : 식용곤충 국내외 현황

 

(제공 : 미디어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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