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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삐딱한 아이의 속사정 [화탁지 칼럼]

  • 기자명 양동균 명예
  • 입력 2019.02.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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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화탁지의 음양오행 성격론] 며칠 전 딸아이가 옷을 사달란다. 가격이 150만 원인데 세일해서 80만 원이란다. 너무 비싼거 아니냐 했더니 12개월 할부로 하면 한달에 6만 원이란다. 출근해야 하는데 계속 징징대길래 순간을 모면하려고 예스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학생에게 80만 원짜리 옷은 아닌거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집에 돌아와 자초지정을 얘기하면서 다른걸 사주마 했더니 다른 말은 하나도 듣지 않고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하면서 방으로 들어간다. 그 뒤로 아빠와는 웃으면서 이야기를 해도 나에게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는 눈치다. 아빠가 말하길 딸아이 머릿속에는 엄마는 거짓말쟁이라는 인식만 박혀있다는 것이다. 한숨만 나왔다.

 

수능강사를 하던 시절 늘 밤시간대에 수업이 있어서 근처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일을 했다. 살가운 모녀지간의 정을 나눌 시간은 사실상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아이는 늘 그림을 그려주면서 엄마 사랑해란 글귀를 적어주곤 했었는데...도대체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 학부모 상담기간에 학교를 가게 되면 담임에게 한결같이 듣던 얘기가 있다. 밝고 명랑하고 친구들과 잘 지내는건 너무나 좋은데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자기 하고싶은대로 한다던...명리공부를 시작하고 아이의 사주와 대운(10년마다 변화하는 기운)을 보았다. 식신(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기운)과 정인(엄마를 가깝게 느끼는 기운)이 들어와 있었고 식신은 더구나 불의 기운이었다. 그러니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수업을 듣는 것이 쉬울리 없었다.

 

물론 아이 사주 자체의 명식이 현실성 없고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나무의 기운이라 막무가내의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어쩔수가 없는 것이었다. 에휴...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명리를 공부하고 태어날 달과 일만 이라도 좀 계획하에 아이를 갖을걸 하는 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 현재의 대운은 편재(정확성보다는 급한 성격이 나오고 멋부리고 돈쓰는걸 좋아하는 기운)와 편인(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생각하기 쉽고 엄마와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기운)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왜 80만 원짜리를 사달라 하는지 그리고 엄마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엄마를 거짓말쟁이로 못박아 버리는 성격을 너무나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인성이라 함은 사고하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그중에 정인은 긍정수용성을, 편인은 부정수용성을 의미한다. 편인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의 의견을 쉽게 수용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의심도 잘하지만 또한 깊게 사고하는 능력도 있다. 정인이든 편인이든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방향성을 잘 잡아주는 것이 관건이다.

 

오늘도 딸아이는 내 카톡에 묵묵부답이다. 처음부터 안된다고 딱 잘라 말하지 못한 나의 과오가 크다. 늘 바쁜 엄마가 자식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물질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관철시키지 못한 나의 죄이다. 죄값은 받겠는데 문제는 딸아이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도하느냐이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아이만을 탓하는 부모나 선생님들이 많은 현실이다. 내가 초기에 안되는건 안된다고 했더라면 몇분간의 섭섭함으로 끝났을 일을 키웠다는 자책감이 드는 것도 내가 명리를 공부했기 때문이리라. 예전같았으면 아이만을 문제삼아 둘 사이의 감정이 골이 더 깊어졌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사과의 카톡을 날려보고 아이의 마음을 풀어본 후에 통장에 작은 돈이라도 저축해서 그 돈으로 사고싶은 것을 사게끔 하는 방법으로 유도해볼 생각이다. 분명 마라톤 줄다리기가 될 것이 뻔하지만 말이다.

 

▲오경아 비엘티 아케아 대표

 

[오경아 대표]
건국대 철학과 졸업
전 수능영어강사(번역가)
현 비엘티 아케아 대표
현 교환일기 대표
현 세렌 사주명리 연구소 학술부장

 

(제공 : 미디어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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