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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道)은 길(吉)하다

  • 기자명 편집부
  • 입력 2019.02.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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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집단생활을 하기 시작한 이래

자기 공간을 벗어나 어디로 떠난다는 것은 어려운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벗어나지 않고서 변화된 미래는 오지않습니다.

 

넘지못할  금역으로  생각했던 언덕에 올라가니

신들의 산 올림푸스는 하늘로 쫒겨갔고

닿을 수 없을 것 같던 히말라야에 올라가니 

수미산은 먼 상상의  공간으로 피해갔습니다. 

 

벗어나는 것, 그것은 길(道)을 만드는 시작 입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가 발전해온 것이겠지요

 

우연히 풍랑에 떠밀려 표류해 도착한 중국땅으로 인해

중국으로 가는 바닷길이 개척되었듯이

처음부터 무엇을 알고 가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벗어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우리는 젖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길을 떠나야합니다.

 

북미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의 이동경로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북경을 지났느니 천진으로 꺽었느니......

예상되는 기차역에 기자한명 보내지않고 중국언론 따다붙이며

이런저런 기레기들의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북쪽의 젊은 지도자는 어쨌든지간에 길을 떠난 모양입니다.

이런 기사를 읽다보니 옛 사진이 떠올랐습니다.

 

일제시대에 경복궁에서 열린 조선박람회 사진입니다.


 

 

 

총독부가 자리하고, 이미 잔뜩 훼손된 경복궁

그러나 제가 주목한 것은 이 사진의 좌측입니다.

네모박스안에 서리원역을 지나 열차가 달리고 있습니다

그 철길은 의주-안동(현재의 단동)을 지나 - 심양 등으로 연결되어있고

지도상에 북경 상해도 표기되어 있습니다

동양평화론을 가장한 일본의 대동아공영이 어떤 상상이었는지는

박람회 홍보엽서인 이사진을 통해서도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길을

1936년에 기차를 타고 떠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베를린올림픽에 참가한 손기정 선수였습니다

 


 

도쿄에서 베를린이라는 표기된 ,

이 열차표를 들고 그는 먼길을 갔습니다.

신의주가 고향인 손기정선수가 탄 열차가 지나간다는 소식에

당시 자기 신발이 있는 사람은 전부 신의주역에 환송하러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빼앗긴 나라에서조차  민족의 자존감을 세울 수 있을 듯한  염원과 희망에

신의주사람들은 전부 철길에 나와 손을 흔들며 성원했고

그 성원이 모여, 그 염원이 모여

 당연히 손기정 선수는 우승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비록 가슴엔 일장기가 있었지만 우리민족에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인제도 인제도,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 부를 것이냐>

 - 우승 소식을 들은 심훈 선생의 즉홍시 중에서

80년이 지나 다시 그 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랫동안 우리는 그 길을 다니지 못했습니다만

조만간 그 길을 다닐 수 있을것 같다는 희망이 보입니다.

 

엊그제 그 길을 출발한 젊은이가 어떤 길을 만들지는 모르지만

과거의 틀과 공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같습니다.

벗어나면 길(道)이 길(吉)이 됩니다.

 

그 길도 이 길도 다 길(吉)하길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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