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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재생의 신화 -게이츠헤드 숨어있는 진짜 영웅은 누구인가?

  • 기자명 이철희
  • 입력 2019.03.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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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게이츠헤드의 설치작품 -안토니오 곰리의 북방의천사)

 

그 당시 뉴스표지에 나온 이 한 장의 사진을 우연히 구글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관광사업과 재생사업을 연구하던 저는 게이츠헤드의 스토리를 다시 한번 상기하며 감동하고 흥분하였습니다. 게이츠헤드'는 잉글랜드 북부의 몰락한 탄광촌이었습니다. 전쟁피해와 산업쇠퇴와 더불어 실업율20%를 육박하던 절망적인 도시가 '북방의 천사'안토니오 곰리 의 설치작품을 시작으로 부활하게 됩니다.

 

아마 여기까지가 잘 알려진 게이츠헤드 도시재생스토리입니다. 하지만 '북방의 천사'가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았으며 참으로 험난하였습니다. 그 과정속에서 공헌한 진짜 숨어있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게이츠헤드 정부는 1990년 쇠락한 도시를 살리고자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시행하고 북방의 천사의 설치계획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정면으로 마주하게됩니다. 약 80%의 시민들이 반대했으며 반대의 이유들은 어느나라든 비슷한 것 같습니다.

'북방의 천사는 무슨 죽음의천사 가 될 것이다.'

'세금을 어디다쓰는것이냐, 병원이나 지어라.'

'TV 수신을 방해할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보고 놀라서 사고 날것이다.' 등등 이런내용들입니다.

심지어 게이츠헤드 일간지에 이 사진과 기사가 뜹니다 .

 


 

히틀러의 수석건축가 알버트 스피어(Albert Speer)의 이카루스 (Icarus 1935)작품과 비교하는 사진을 지역신문에 게재한 것입니다.

아울러 이렇게 극심한 비난을 합니다.

 

NAZI.....BUT NICE??

직역하자면 ‘나치인데.. 좋다고?’

조금 더 완화해서 해석해봐도 ‘나치가 만든 작품과 비슷하다 그래도 좋은가? 이런 뜻 입니다.

 

영국에서 나치의 작품과 비유하는 반대는 그 반대의정도가 얼마만큼 심한지 가늠할수 있는 기사입니다.

 

게이츠헤드 정부는 이런 반대에도 포기하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맞서 싸우며 작품설치를 강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설득과 소통'이라는 옳지만 험난한 길을 걷습니다.

 

그 험난한길에 있던 사람은 영국의 예술 의장을 맡았던 ‘그레이 고리' 시의원( LORD Grey Gowrie)이었습니다.그는 수많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안토니오 곰리를 지지하고 작품설치(북방의 천사)를 응원합니다.

 

모든 비난을 감수하며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작품이 설치가 된다면 이 작품 [북방의천사]는 20세기 공공미술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불멸의 아이콘이 될 것입니다. "

 

앞장서서 지지했던 고리의원의 용기에 힘 입어 게이츠헤드의 정부와 작가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소통하며 마침내 ‘북방의 천사’ 착공을 이뤄냅니다. 반대하는 수많은 시민들과 그것을 설득하는 과정 도 작품을 홍보하는 마케팅이 되었습니다. 설치하는 날 수많은 군중이 모이게 되고 설치장면을 헬기로 돌면서 전세계에 생방송을 하고 그 방송이 또 홍보가 되어서 대성공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 후 수많은 기념상품(동전,시계,인형등등)이 연이어 만들어져 판매 되고 게이츠헤드는 그 유럽에서 가장 가고싶은 10대 관광지 리스트에 오릅니다. '북방의천사'가 몰락했던 도시를 살리는 진짜 천사가 되었습니다 . 반대를 설득했던 논리(파괴된 탄광마을을 지키고 수호하는 북방의 천사로서의 의미)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이 작품을 보려고 매년 약 2,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관광수입을 포함한 부가가치가 연 40억파운드이상(약8조4000억원)이라고 합니다.고리 시 의원의 주장이 선견지명 그 자체가 된 것입니다.가히 게이츠헤드 성공신화의 중심에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신의 지위와 명성이 떨어질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 지위에 대한 책임과 사명을 다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고리 같은 정치인 있을까요? 고리는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권익익만이 아니라 전체를 생각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위할 줄 아는 정치인이자 휩쓸리지 않는 올 곧은 신념으로 반대여론을 설득시킬 수 있는 용기있는 정치인. 아울러 예술의 힘을 이해하고 한몸 바쳐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신념과 소신의 정치인이었습니다.

 


(작품설치장소에서의 고리 시의원)

 

그는 작품설치하는 장소에서의 소감을 이렇게 말합니다

"Most exciting and proudest moment" in my 30 years of public life." "북방의 천사 제작을 성공하는 이순간이 30 년의 공직 생활에서 가장 흥분되고 자랑스러운 순간입니다 .“

 

그 10년뒤 북방의 천사 만족도 조사에서 80%이상의 시민이 만족한다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10년전에는 반대가 80%였습니다.)그의 노력 덕분에 오늘날의 게이츠 헤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위대한 행정가는 예술을 알아본다고 합니다.정치적 업적은 역사속으로 사라지지만 예술은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키기 때문이죠.그런의미에서 고리경은 정말 유능한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예술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그는 예술을 알아보고 도시를 재생시킬 수 있는 감각과 선견지명이 있었습니다. 아울러 지위를 막론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비난을 감수하고 옳은 말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게이츠헤드의 숨어있는 영웅,그레이 고리 경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고리 경 같은 정치인 또는 행정가를 우리나라에서도 만날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한국건축조형미술연구소 이철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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