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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격추에 달아오른 백악관…이란 공격 승인후 취소 막전막후

오전 7시 최고위급 외교·안보 관계자 조찬 회의 소집

  • 기자명 연합뉴스
  • 입력 2019.06.2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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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가 격추한 미국 드론 잔해 / 사진=연합뉴스

- 트럼프, 20일 오전 공격 준비 착수 명령…국방부 공격발표 준비
- 트럼프, 150명 사망 보고에 공격 취소…공격시 사망자 예상치는 최악의 경우
- NYT "터커 칼슨 폭스뉴스 진행자가 트럼프에게 가장 큰 영향력"

(서울=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군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그야말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매파 참모진은 즉각 보복 공격을 주장했고 국방부는 공격 준비에 착수했다. 그런가 하면 중동 개입에 회의적인 일부 측근 그룹은 무력 대응은 '미친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복수의 행정부·국방부·의회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대(對)이란 '무력 응징론'과 '군사개입 불가론'이 정면충돌한 백악관의 당일 상황을 전했다.

 
NYT와 WP에 따르면 드론이 격추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인 20일 오전 7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흘 전 사의를 표명한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 섀너핸의 후임인 마크 에스퍼 전 육군성장관,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이 백악관에서 조찬을 함께 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드론 격추 문제를 논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할 군사 대응 방안을 숙의했다.

WP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준비를 마칠 때까지 몇 시간이 걸린다는 보고를 듣고 국방부에 공격 준비에 착수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조찬 회의 참석자들은 오전 11시에 다른 안보관계자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란 공격 옵션을 보고했다.

NYT는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회의에서 사망자 추산치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WP에 국방부와 해군이 공격 태세를 갖췄으며 그 중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에 소속된 전함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과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이 고려됐다며 여기에는 미사일 순양함 'USS 레이테 만'과 구축함 'USS 브레인브리지'가 포함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공식 안보팀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비공식 라인의 인사들과 접촉했으며 그중 한 명은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 대응 고려를 촉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칼슨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의 도발에 무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조언했다.

칼슨은 매파들이 대통령에게 최선인 선택을 고려하도록 하지 않고 있으며, 만일 이란과 전쟁을 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과 작별 키스를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오후 3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을 상황실로 초청해 드론 격추 문제와 대략적인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이 회의 참석자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명령을 내릴 것으로 생각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10여 가지 공격 옵션을 보고 받았으며, 이후 논의 과정에서 2가지로 좁혀졌다. 공격 목표 중에는 레이더 기지와 미사일 발사대 같은 시설이 포함됐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21일 NYT에 백악관 안보팀은 대응 방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했으며 대통령에게 제안된 최종 옵션에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군 관계자는 던포드 합참의장이 미군과 중동 지역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WP에 따르면 오후 6시께에는 던포의 합참의장을 포함한 국방부 관계자들이 이란 공격발표를 준비 중이었다.

그때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을 비롯한 최고위 참모진에게 핵심적인 질문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드론 격추로 사망한 미국인은 한 명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공격으로 몇 명이 사망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이란인 150명이 숨질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오후 7시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작전이 진행 중이며 이란에서 동이 트기 직전인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나지 않아 명령은 취소됐다.

WP는 오후 7시께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명령을 취소했다며 볼턴을 비롯한 일부 매파 참모들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두 신문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명령을 취소한 결정적인 이유는 150명에 달하는 사망자 추산치였다고 전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WP에 150명은 최악의 경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고 부연했다.

NYT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추정치 150명은 '장군'이 아닌 '법률가'로부터 에게서 나온 수치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150명은 펜타곤의 법률가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추산한 수치였으며, 이는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이나 던포드 합참의장을 거치지 않고 팻 시펄론 법률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때 마음을 바꿔 공격 명령을 취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잭 킨 전 미 육군참모차장은 NYT에 이 외의 다른 요소들도 공격 취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킨 전 차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들이 드론 격추를 명령한 지휘관에게 격분했다는 정보를 추가로 입수했다"며 "이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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