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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 자사고 해운대고, 운영성과 낙제점…재지정 탈락

70점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54.4점…교육청 재량평가는 마이너스 점수

  • 기자명 연합뉴스
  • 입력 2019.06.2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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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고등학교 / 사진=연합뉴스

- 재정·시설평가도 감점…교육부 동의받으면 2020년 일반고 전환 
- 학교 측 "정부 정책 대응 역부족"…학생·학부모 불이익 우려

(부산=연합뉴스) 부산에서 유일한 자립형 사립학교(자사고)인 해운대고등학교도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면서 일반고 전환절차를 밟게 됐다.

부산시교육청은 27일 "자립형 사립학교(자사고)인 해운대고 운영성과를 평가한 결과, 재지정 기준 점수(70점)에 미달하는 54.5점을 받아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부산시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는 이날 해운대고에 대한 평가결과를 심의한 결과, 자사고 지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시교육청은 해운대고 운영성과 평가와 관련 세부 평가항목과 점수 등을 일부 공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6개 평가항목(100점 만점) 중 법인전입금과 교육비 등을 평가하는 재정·시설여건(15점)에서 4.9점을 받은 게 기준 점수 미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배점 12점인 교육청 재량평가에서 해운대고는 마이너스(-) 5.3점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해운대고는 2016년 부산시교육청 종합·특별감사에서 시설공사, 계약처리, 학교회계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지적을 받았다.

이 문제가 이번에 신설된 '감사 지적사례' 평가에서 최대 12점을 모두 감점받은 데다 기간제 교원 비율 적정성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 교육청은 교육부 동의를 받아 자사고 지정을 최종적으로 취소하게 된다.

자사고 지정 평가는 5년마다 진행되며 기준점에 미달하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천정숙 부산교육청 지원과장은 "7월 중 평가에 대한 청문을 거쳐 교육부 동의를 받으면 해운대고는 2020학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며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되며 교육청은 학교에 혼란이 없도록 행정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고등학교는 1980년 설립됐고 2001년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됐다. 당시 고교 평준화에 대한 보완 정책으로 등장한 것이 자립형 사립고다. 일명 '1기 자사고' 중 하나인 해운대고는 2009년 8월 지금의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됐다.

재단납입금 부담 등 재단 사정으로 2010학년도부터 전국 모집을 포기하는 대신 자사고가 없는 지자체 거주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는 '광역단위 자사고'로 전환했다.

해운대고와 학생, 학부모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해운대고는 이날 교육청 발표 이후 학부모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지난 16년간 부산을 대표하는 유일한 자사고로서 정부 교육정책을 존중하며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해운대고는 "고교체제 개편이라는 강력한 정부 정책에 단위학교가 대응하기란 역부족이지만 이번 사안에 대해 학교는 학부모, 학생, 동문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학교 안정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학년 박모 군은 "일반고로 전환되면 지금 재학생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부산시교육청이 매긴 점수가 우리 학교의 점수로 낙인이 되면 대학들에 안 좋은 학교로 낙인이 되고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1학년 아들을 데리러 학교를 찾은 김모 씨는 "부산교육청이 54.5점이라는 터무니없는 점수를 매겼는데, 상산고처럼 애매한 점수로 탈락할 경우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을 우려해 아예 점수를 저렇게 쳐낸 것 같다"면서 "선진국과 같이 학교 교육의 다양성을 왜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 사회주의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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