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책 무진장 재미있겠다!”몇 해 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낮에 한적한 카페에서,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몇 사람이 옆자리에 앉으면서 한 말이다. 내 자신이 글쟁이여서인지 귀가 솔깃해진다. 북 카페는 아니었지만 한쪽 벽에 책장이 있고 백여 권의 책이 있는 곳이었다. 그 무리 중 한 명이 책꽂이에 있던 책 하나를 꺼내면서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책장을 뒤적인다. ‘껍데기’에 인생을 내맡기는 시대“에이, 이게 뭐야!”몇 초 정도나 됐을까, 여기저기를 펼치더니 이내 탁자 구석으로 휙 던져놓는다. 다들 실망스러운 눈치다. 공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