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본문영역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도 근로기준법을"...권리찾기 유니온 '권유하다' 창립발기인대회 성료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권유하다' 대표로 추대...집행위원장·감사·운영위원 등 집행부 구성
■ 한상균 "절망을 희망 바꿀 동지 규합이 과제...'권리찾기 유니온'이라는 담대한 운동장이 권리 되찾는 통로"
■ 신인수 "영세사업자 보호 명분 내세운 정부·원청·대기업, 근기법 확대 논의 시작조차 안해"
■ 김혜진 "권리서 배제돼 희망 잃은 노동자 연결해 힘 실어 주고, 직접 행동하게 만들 방법 모색"

  • 기자명 류지희
  • 입력 2019.10.14 13:40
  • 수정 2019.10.14 18: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유하다' 창립발기인대회 / 권유하다 제공
'권유하다' 창립발기인대회 / 권유하다 제공

(서울=류지희 기자) 엄연한 대한민국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층 우선주의 노동정책으로 인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기막힌 현실로 인해 초과근무수당 미수령, 부당해고 등 억울한 권리 침해를 당해도 호소할 데 없는 5인미만 사업장 종업원 등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위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활동가들이 발벗고 나섰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민주노총 법률원장 신인수 변호사 등 121명의 발기인들은 이들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위한 행동기구인 '권리찾기 유니온(별칭 '권유하다')'의 창립 발기인대회를 지난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랜드 신관 2층 랜드홀에서 가졌다. 

이번 발기인대회에서 사회를 맡은 '전국불완전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상임활동가는 '권유하다'의 창립 목적에 대해 "권리에서 배제돼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노동자들을 어떻게 연결해 힘을 주고, 어떻게 직접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를 모색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개막연설자로 나선 민주노총 법률원장 신인수 변호사는 2017년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사건' 당시 노조측 변호사로 행정소송에 참여하는 등 많은 노동 관련 소송을 대리해왔다. 

신 법률원장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권유하다'를 처음 제안하면서, 영세사업장이나 노조 없는 사업장처럼 취약한 일터의 노동자들이 탄력근로제·주52시간제, 연장·야간·휴일수당제도 등 각종 노동현장 이슈에서 가장 피해를 크게 당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위해 활동하자고 강권해 대의에 격하게 동감했다"며 참여 동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신 법률원장은 "2018년 고용노동부 행정지원위원회가 장관에게 종사자 수와 무관하게 전체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나 아직 아무 진전 없다"며 "영세사업자 보호 명분을 내세운 정부·원청·대기업 등은 논의의 시작조차 안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신 법률원장은 이어 "사회적 약자이자 열악한 노동환경의 피해당사자인 5인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떨쳐 일어나야 한다"면서 "연대·후원·확장·이슈를 제기하는 노동단체가 바로 우리 '권유하다'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년 11월13일이 전태일열사 분신 50주기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열사의 마지막 외침을 기억해 내년 열사 추도식에서 모든 5인 미만 사업장을 포함한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게 됐다는 보고를 드릴 수 있게끔 민주노총 변호사들도 힘껏 연대하고 협력하겠다"며 연설을 맺었다.

이에 대해 김 상임활동가는 "권리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사치인 노동자들을 위해 뭉치고 싸워서 내년엔 전태일 열사에게 우리가 이 정도 이뤘노라 보고할 수 있게 만들자"고 당부했다.  

'권유하다' 한상균 초대 대표 / 권유하다 제공
'권유하다' 한상균 초대 대표 / 권유하다 제공

이날 발기인 만장일치로 '권유하다'의 대표로 선임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절망을 희망으로 만들어 나갈 동지들을 어디서 만날 것인가가 과제"라면서 "'권유하다'는 노동자의 권리를 함께 되찾고 만들어 갈 운동이다. '권리찾기 유니온'이라는 담대한 운동장에서 그 통로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상균 대표는 "우리 모두가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 그리고 그와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순간, 비록 그 길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더라도 우리의 '직접행동'을 통해 권리 찾기가 가능함을 믿는다"며 "제 손 잡아주신 동지의 따뜻한 손이, 피할 수 없는 계급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 것이다"고 약속했다. 

한 대표는 또 "밥그릇 정도의 맞장이 아니고 정말로 세상의 판을 뒤엎을 전사로 함께 할 것인지 양단간에 결단하고 오신 것이다"라면서 "(우리는) 서초동에도, 광화문에도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아니 우리가 얘기할 의제가 없다. 이제 저는 동지들과 함께 우리 모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당당히 세상과 교섭하는 당사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그동안 (우리가) 분노와 투쟁을 앞세운 선봉에 서있었다면 지금은 이 민트색 조끼처럼 부드러움으로 세상과 맞짱을 뜨자는 첫발을 오늘 함께 떼고 있다"면서 "여러분들이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저는 누구와 이 운동을 해나가겠는가. 이 길에 동지들이 함께 할 것이라 믿는다"고 호소하면서 연설을 맺었다. 

'권유하다' 운영위원으로 선임된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 / 권유하다 제공
'권유하다' 운영위원으로 선임된 신인수 민주노총 법률원장 / 권유하다 제공

현재 국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6백만명이나 되지만 무제한 연장근로를 못 막고 있으며 야간 노동 시 시급의 150%를 받게 돼 있는 규정조차 적용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0일전에만 통보하면 해고가 가능하며 부당해고를 당하더라도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없고 연차나 생리휴가를 받을 권리도 현행법령에서 봉쇄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노조 없이 일하는 노동자는 17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권유하다'의 정체성은 ▲권리 없는 노동자들의 권리행동 플랫폼 ▲권리 없는 노동자들이 소통하고 단결하는 마당 마련 ▲모든 노동자들의 존엄과 희망을 위해 운동하는 비영리단체로 요약된다. 

'권유하다'는 주요 활동으로 ▲작은  사업장, 임시직, 특수고용 노동자 등 권리취약계층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권리찾기 사업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노동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참여하는 권리행동 운동장의 구축과 운영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와 단결을 위한 사회운동으로 표방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활동방향은 ▲법제도와 노동현실을 바꾸는 직접행동 ▲집단적 권리행동을 주도하는 권리찾기 유니온 ▲세상과 교섭은 가능하다! 집단행동이 만드는 모두의 권리찾기 등으로 정리하고 있다. 

함께 구호를 외치는 한상균 권유하다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 권유하다 제공
다른 발기인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는 한상균 권유하다 대표(첫줄 왼쪽 세번째)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첫줄 오른쪽 네번째) / 권유하다 제공

 

저작권자 ©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