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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페이스북·트위터는 코로나19 확산 공범”

“마스크 무용론 퍼지도록 방치해” … “자유를 만끽하기 전에 코로나 예방부터”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0.07.07 15:32
  • 수정 2020.07.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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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와 인터뷰 중인 빌 게이츠. / 사진=폭스뉴스 플래쉬 방송 헤드라인 화면.
폭스뉴스와 인터뷰 중인 빌 게이츠. / 사진=폭스뉴스 플래쉬 방송 헤드라인 화면.

전 세계 수억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 서비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대중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 전 회장이 “코로나19 감염증이 급속하게 확산된 데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책임이 크다”며 목청을 높였다.

빌 게이츠는 2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회사들이 전염병을 다루는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게이츠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바이러스에 대한 오보를 걸러내기는커녕, 지금까지 가짜뉴스가 퍼지는 통로로 활용되어 왔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도 이들 회사의 경영진들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폭스뉴스에 이어 경제전문지 패스트컴퍼니와 인터뷰하면서 게이츠는 “슬프게도, 그런 디지털 도구들은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미친 생각'들을 퍼뜨리는데 전적으로 기여했을 것”이라 말했다.

게이츠의 비판에 놀란 페이스북은 대변인을 내세워 그간 취해 온 여러 조치를 강조했다. 대변인은 폭스뉴스에 답신을 보내 자신들은 “이미 지난 1월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때부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같은 보건기구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이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제공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는 중”이고, “오보 게시자를 공격적으로 적발해 수백만 건의 가짜뉴스에 경고 라벨을 부착하고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게시물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블로그에는 마스크 사용을 일상적으로 권유하는 상시 경보문이 게시되었다고 한다.

다만 트위터 대변인은 빌 게이츠의 비판에 대해 언급하기를 피했다.

사회관계망의 여러 대응 가운데서도 빌 게이츠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는 마스크 사용에 관한 것이다. 그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임을 내세우기 위해 마스크를 쓰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개탄했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일일 동향. 출처 : 미 존스홉킨스대 시스템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JHU CSSE)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일일 동향. 출처 : 미 존스홉킨스대 시스템 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JHU CSSE)

과학자들 “코로나19 공기전파 … 강화된 마스크 지침 필수”

포브스지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와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코로나19 감염증과 같은 공중보건 문제에 대응하는데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그가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제공한 기부액은 총 2억5천만 달러에 달한다. 

그는 4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WHO에 대한 연 4억 달러 수준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를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위험한 짓”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사용의 중요성과 관련해서는 국내외에서 한동안 말이 많았다. 마스크 사용을 경시하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내세우는 근거 중 하나가 세계보건기구(WHO) 방역 수칙에 방역 마스크 사용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WHO는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하며 방역 대책으로 ‘1미터 거리두기’나 ‘천 마스크 착용’ 등을 제시하는데 머물러 왔다. 

이와 관련, 6일 전 세계 32개국의 과학자 239명이 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코로나19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제시하며 예방 수칙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가 비말 상태로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수분이 말라 제거된 바이러스 핵 상태, 또는 미세침방울과 같은 에어로졸 상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 인체에 침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만으로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더 큰 거리두기와 함께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마스크 사용은 필수적이라고 과학자들은 강조했다. 마스크도 WHO가 권장하는 '천 마스크'가 아닌, 가장 작은 호흡기 방울까지 걸러내는 'N95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며 국내에서는 애초에 ‘공기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방 수칙을 세웠으므로 당장 새로운 대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 본부장은 “(방역)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잦은 환기 등 현재 행동수칙을 정확히 준수하는 것이 (여전히)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방역 지침이 비록 엄격하기는 하나, 적어도 경험상으로는 WHO의 그것에 비해 한 수 위임을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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