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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님,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이재명, 비통한 심경 토로

■ "몇 번을 썼다 지웁니다. 박원순, 나의 형님...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 애통함 전해
■ 2018년 지선 당시 서울시장 도전 야망 가졌던 이 지사, 박 시장 출마 결심에 경기도로 선회
■ 故 노회찬 전 의원 2주기 맞아 추모 글 올린지 7시간만에 비보 접해

  • 기자명 조봉수
  • 입력 2020.07.10 15:08
  • 수정 2020.08.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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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의 10일자 페이스북 캡쳐
이재명 경기지사의 10일자 페이스북 캡쳐

(경기=조봉수 기자) "이 지사는 내 아우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얼마전 언론을 통해 접했던 이 말이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지사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다. 10일 이 지사의 페이스북 글은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유고에 대한 비통한 심정이 절절히 묻어났다.

이 지사는 "인권변호사로, 사회운동가로, 자치단체장으로... 당신은 늘 저보다 한 걸음 앞서 걸어오셨습니다. 당신이 비춘 그 빛을 따라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라며 박 시장이 없었다면 자신의 정치 역정도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황망한 작별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곳으로 홀연히 가버린 형님이 밉습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숙제만 잔뜩 두고 떠난 당신이 너무도 원망스럽습니다"라고 해 박 시장의 빈 자리가 얼마나 크고 허허로운지 표현했다.

이 지사는 마지막으로 "몇 번을 썼다 지웁니다. 너무 많은 말이 떠올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습니다. 박원순, 나의 형님... 부디 평안히 잠드소서"라며 안타까운 작별의 마음을 담았다.

공교롭게도 이 지사는 이 글을 올리기 19시간 전에 역시 페이스북에 이달 23일이면 서거 2주기가 되는 故 노회찬 전 의원에 대한 그리움과 추모의 심경을 드러낸 바 있는데 그 글을 올린지 7시간만에 비보를 접한 것이다.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유서
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남긴 것으로 알려진 유서

이 지사에게 박 시장은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시민사회운동의 선배로 과거에 이 지사가 "내게 많은 영감을 주신 형님"이라고 말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박 시장이 참여연대를 설립한 후 이 지사는 성남 참여연대에서 활동했으며 성남시장이 되기 전 박 시장이 운영하던 희망제작소 목민관클럽에서도 활동했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촉구 시민운동이 한창이던 2016년 12월 '원순 형님과 함께 국민승리의 길을 가겠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으며 "박 시장은 국민권력시대를 주창해 나의 정치철학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표현한 바 있다.

또한 2018년 민선7기 지방선거 출마 지역을 저울질할 당시, 서울시장 도전에 큰 야망을 보이며 언론에도 자신의 뜻을 밝히던 이 지사는 이후 박 시장이 3선을 위해 출마한다는 결심을 공개하자 바로 경기지사 도전으로 선회해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두 사람은 개헌이나 법 개정 등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 권한 제한', '노동권 강화 입법', '재벌기업 특혜 축소' 등의 진보적 개혁 법안에 대한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제시해왔으며 최근까지도 부동산 불로소득 중과세 등의 제안으로 결이 일치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다만 기본소득제 실시에 대해선 두 사람의 지향점이 서로 다르기도 했으나 대중정치인이 된 이후 지금까지 두 사람의 끈끈한 우정은 퇴색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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