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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풀이의 문화산책] 유튜브 전선, 200만 구독자를 선점하라

  • 기자명 하영권
  • 입력 2019.01.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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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전에서 전면전으로.

정치권에서 유튜브 열풍이 불고 있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보수 성향이 우세하다는 정치권 유튜브 판세를 뒤집을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제 유튜브 속 정치 여론전은 전면전이 되었다.

 

2005년 개설되고, 2006년 구글에 인수되고, 2008년 한국에 진출한 유튜브는 10년 만에 사이버공간 최강자로 급성장했다. 4G 통신망, 스마트 폰, 세계화된 문화, 범용 코덱 기술 등 미디어 환경은 일상적인 동영상 소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유튜브는 그 환경의 최적자가 되었다.

유튜브 열풍에 담긴 시대의 흐름에 최적화된 정치 채널이 유튜브 여론전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글의 시대에서 ‘말의 시대’로

 

지금까지 ‘글’ 전문가인 지식인들이 여론을 지배했다.

체계화된 지식이 중요했다. SNS마저 글로 이루어졌다. 한글의 경쟁력도 글 중심 환경에서였다.

이런 미디어 환경에서 언론전은 ‘선전전’이었다.

글 중심 미디어 매체들이 ‘이미지’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제는 개인적인 소통마저 이미지(사진이나 카드)가 더 힘이 있다.

그 사이, 영상 미디어의 비중은 나날이 높아졌다.

유튜브 열풍은 글 중심 시대에서 ‘말과 이미지’ 중심 시대로 변했음을 알려준다.

정보는 이미 사이버 상에 널려 있다. 정보가 아니라 그 정보를 소통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체계적인 정보를 가진 지식인보다 필요한 정보를 대중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진 ‘예능인’이 여론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유튜브 속에서는 글 잘 쓰는 지식인보다 말 잘하고 개성 있는 예능인이 더 많은 구독자를 가진다.

유튜브 속의 여론전은 선전전이 아니라 선동전이다. 지식 엘리트가 아니라 평범한 능력자들이 더 유능한 플랫폼이다. 말의 힘이 글의 힘보다 더 강해졌다.

TV를 통해 예능 훈련을 받은 지식인 유시민의 채널이 주목받는 점이다.

 

대중의 시대에서 ‘개성’의 시대로

 

유튜브는 영상 전문 방송이다. 어찌 보면 TV가 사이버공간으로 들어온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매체의 속성이 다르다.

TV는 스스로 기획하는 미디어다. 반면 유튜브는 스스로의 프로그램이 없는 ‘빈(空)’ 열려있는 플랫폼이다.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를 중계할 뿐이다.

따라서 TV는 자체의 색깔(편향)이 있는 미디어이지만, 유튜브는 아무런 편향이 없는 무색 미디어, 열려있는 매체이다.

그리고 유튜브는 ‘작은’ 창문이다.

간단한 장비(핸드폰 등)로도 가능한 방송이다. 작고 간편하기에 개인이 생산자가 된다. 더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소수의 동호인만 있어도 방송이 유지된다.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지만 TV는 대중 매체(mass media)이고, 유튜브는 개인 매체(personal media)이다.

유튜브는 다수 대중이 아니라 개인 개인이 존중받는 공간이다. 개인이 세계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다. 소재 예산 품질 성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장벽이 없다. 이런 개인 매체의 힘이 이제는 대중 매체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유튜브의 매체 특성은 ‘개개인’을 여론의 중심에 서게 만들었다. 열려있는 소형 영상플랫폼, 유튜브 시장에서는 개인의 ‘개성’이 핵심경쟁력이다.

 

불공정 게임에서 ‘공정한 게임’으로

 

사실상 유튜브에서 사용하는 기술 문화 플랫폼들은 한국에서 이미 사업화되었던 것들이다. 가수 싸이, 방탄소년단도 유튜브로 성장했고 유튜브를 성장시켰다.

하지만, 앞서 사업화된 한국의 플랫폼들을 넘어 서서 구글의 유튜브가 동영상 플랫폼의 절대강자가 된 이유는 따로 있다. 기술 문화 규모 자본 때문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 때문이다.

유튜브 1회 클릭은 거의 1원으로 돌려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 환산 과정은 영상물 생산자에게 공개되어 있다. 저작권은 인공지능(AI)으로 철저히 관리된다. 광고 등의 마케팅은 대행해 준다. 태그(#)로 생산자들의 마케팅까지 도와준다. 즉 개인이 만든 상품을 세계시장에 출시하게 만들어 주지만, 유튜브는 ‘무료’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공유되고 있고, 그 배분 규칙은 명료하다. 이 명료한 가치의 배분 규칙이 유튜브의 남다른 경쟁력이다.

기존의 한국의 포털, 방송 플랫폼에서는 보지 못한 시장경제 원리이다. 이 바람에 기존의 플랫폼에서 성공한 유명 블로거, 영상제작자(BJ), 팟캐스터들마저 시시각각 유튜브로 활동의 장을 옮기고 있다. 국내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무력화시킨 시장경제의 규칙을 구글의 유튜브는 갖고 있다.

 

 

이제 미디어 시장의 절대강자로 부각된 유튜브에서 전면적인 정치 여론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말의 힘, 개성의 힘, 규칙의 힘을 활용할 줄 아는 정치적 유튜버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동시에 유튜브 판세가 민심의 잣대로 자리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오류의 위험이 존재한다.

지난 대선 경부터, 여론조사 보다 빅데이터의 정확도가 더 높다는 논리로 유튜브 동향을 분석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나 유튜브 구독, 조회, 좋아요, 댓글 등을 비교하며 우위를 주장하던 분석들은 현실과 너무 달랐다.

전면전이 진행되면 민심과 여론의 판세 변화를 놓고, 또 유튜브의 숫자들을 동원하는 그런 어설픈 분석들이 떠돌 수 있다.

무엇보다 표본의 숫자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구독자가 50만이니 40만이니 하며 우세를 주장한다면 어설픈 분석이 될 것이다. 유튜브의 마케팅 속성 상 유사 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묶어 준다. 결국 50만이니 40만이니 하는 구독자들은 유사한 견해를 가진 집단일 가능성이 높아, 판세의 우위를 점치는 지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보는 것만 보고 현실을 착각하는 ‘확증 편향의 오류’에 빠진 지표이다.

촛불항쟁 당시 유행한 ‘3.5%의 법칙’이 있다. 국민의 3.5%가 지속적으로 저항하면 권력교체의 가능성이 높다는 정치이론이다. 우리나라에서 3.5%면 약 200만 명이 필요하다.

만약 200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가 지속되는 방송채널이 있다면 그때에야 유튜버 시장의 강자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50만, 40만 정도의 숫자는 ‘스윙보터(미정의 여론)’가 반영되지 않은 진영 지표일 뿐이다. 200만 명이 넘어선다면 스윙보터까지 반영된 지표에 가까워진다.

도토리 키재기 같은 여론전 판세가 아니라 확연한 차이가 나는 판세만이 현실에 가까울 것이다. 200만과 50만처럼.

스윙보터 층까지 흡수한 유튜버의 탄생을 기다려 본다.

 


 

 

누가 ‘200만 구독자’를 먼저 선점하고 지속할 것인가?

유튜브 고지의 선점을 놓고 정치권은 전면전에 들어섰다.

 

하영권 기획위원

마디글패 풀풀이(foolfool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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