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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증관을 이건희 기증실로

- 송현동 땅에 어떤 시설을 지을 것인가

  • 기자명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 입력 2021.11.15 11:44
  • 수정 2021.11.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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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증관 대신 이건희 기증실로

경복궁 옆 송현동 땅에 ‘ 황희 문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 시장’ 

가칭 <이건희 기증관>을 짓겠다고 합니다.

 - 경복궁 옆  송현동 땅의 현재 모습
 - 경복궁 옆  송현동 땅의 현재 모습

- 송현동 땅은 우리 역사의 아픈 기억을 담고 있다.

송현동 땅은 원래 경복궁의 지세를 보완하기 위한 소나무 숲이 있던 곳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송현(소나무 고개)입니다. 집도 짓지 못하게 하고 궁궐을 감싸는 외원이었던 이곳은 순조 때 창녕위궁이 들어서고, 구한말 대표적인 친일파인 윤덕영, 택영 형제가 차지하게 됩니다. 이후 일제 강점기인 1938년 식민수탈기구인 식산은행 사택으로 활용되다가, 해방 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1990년까지 미대사관 관저로 이용되어 옵니다. 미대사관 관저가 용산 미군기지로 옮겨지면서 소유권을 넘겨받은 국방부로부터 1997년 삼성이 1,400억에 인수해서 미술관등 문화단지를 구상합니다.

그러나 IMF<리히텐슈타인의 눈물> 등으로 유명해진 <미술품 비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삼성은 한남동에 리움미술관을 짓고, 송현동 땅은 2,900억에 한진그룹에 넘깁니다.

한진그룹은 7성급 호텔을 짓겠다는 야심을 박근혜 정부 때 시도하다가 좌절되고, 코로나 이후 자금난으로 구매가의 2배 정도의 시세로 서울시와 토지 대체 등 매각 협상 중에 있습니다.

이곳에 이건희 기증관을 짓는다는 것은 삼성이 팔아넘긴 땅에, 다시 삼성의 미술관을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송현동 땅은 그 역사적 상황에 맞는 형태로 고민되어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 이건희 기증관 대신 이건희 기증실로

서울은 폭발 상태입니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모여 사는 비정상적인 나라 구조를 개선하고 지역경제와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수도 이전을 시도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다.

그러나 지방 분권을 향한 정책은 이어져 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의 이전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행정기관이 옮겨오는 것만으로는, 교육 경제 문화가 동반되지 않는 한, 서울로의 집중을 막기도 어렵고, 실질적인 지방 도시의 발전은 요원합니다. 근래의 LH와 대장동 사태에서 드러나듯이 수도권 집중문제 해결없이 어떤 주택정책도 집값 상승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 수집과정과 기증의 연유야 어떻든 고인의 기증품은 방대한 유산입니다.

그리고 기증이 이루어진 지금, 이것은 온 국민의 자산입니다.

이를 서울에 모으는 것이 아니라 지방 도시로 분산, 내려보내야 합니다. 한 사람의 명성을 위한 화려한 미술관보다는 온 국민이 고루 향유하는 지방도시로의 분산이야말로 기증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는 일일 것입니다.

- 기존 시설을 이용, 기증실을 만들면 비용과 시간이 대폭 절약

전국의 국립박물관의 분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시설에 공간을 만들어 이건희 기증실을 만드는 것은 비용도 들지않고 손쉬운 방식입니다. 이미 삼성은 리움이나 호암도 있는데 다시 세금 수천억을 들여 이건희 기증관을 지을 이유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역마다 존재하는 이건희 기증실은 고인의 기증 가치를 높일뿐더러, 지역사회의 문화교육 향상에 보탬이 됩니다. 미래세대는 자기 지역에서 문화적 향유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증문화를 배우고, 그 결과물을 향유하는 것이 보다 선진적인 국가와 지방분권으로 가는 길입니다

박수근 미술관으로 인해 강원도 양구를 찾는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우린 이미 경험했습니다.

- 지방도시는 언제까지 출렁다리와 둘레길만으로 관광객을 모아야하는가

겸재 그림은 정선미술관으로 보내고, 다른 작품은 적절하게 다른 도시로 보내고, 지역 차별이 없는 이런 다양한 문화의 향유와 충족이야말로 헌법의 정신입니다.

이건희 기증관을 보기 위해 서울로 모이는 것보다, 이건희 기증품 관람을 위한 전국 투어가 오히려 지방도시의 균형 발전에 효과적입니다.

서울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모든 것을 서울이 독점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함께 살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구 감소와 저성장에 직면한 지방도시의 문제를, 동반성장의 문제로 고민해야할 때입니다.

탄핵안으로 업무정지 중인 상태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부암동 계곡을 국민들을 위해 개방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습니다.

송현동 땅의 역사성과 기증품의 상징에 맞게 제대로 활용되기를 원합니다.

- 우문현답 이현진

* 이러한 문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중에 있습니다.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TfmG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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