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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악마화”의 재구성 : 프란치스코 고야와 이재명

- 이성이 잠들자 악마가 태어나다
(El sueño de la razon produce monstruos)

  • 기자명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 입력 2022.03.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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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마야(올바른 명칭은 마하)’의 작가로 알려진 스페인 국민화가 프란치스코 고야. 최근에 그의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가 말년에 그린 한 점의 그림 때문이었다. 어떤 남자가 여성에게 무언가 열심히 말하고 있고, 여성은 겁에 질린 채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채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스페인 왕실의 궁정화가로서 성공적인 삶이 보장되었던 고야였지만, 그 내면에 흐르고 있던 현실적 모순에 대한 도전정신과 국민에 대한 측은지심, 정의감으로 인해 작품세계에서도 양립할 수 없는 다양성을 표출시켰다. 왕실과 성직자, 그리고 귀족에 대한 반발은 기괴한 형식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그가 1799년에 그렸던 작품 “El sueño de la razon produce monstruos(이성이 잠들자 악마가 태어나다)”이다.

궁정화가를 하면서 그가 보았던 왕실과 귀족들의 부패상, 종교재판을 빙자해 마녀사냥을 일삼는 고위 성직자들을 향한 분노를 표출할 곳은 미술의 세계밖에 없었다. 당시 이상화시켜 아름답게 표현했던 왕족들의 초상화를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 왕실을 미움을 사기도 했지만 워낙 탁월한 실력이었기에 화를 면할 수 있었고, 무고한 사람들을 단지 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구 일삼던 마녀사냥에도 깊은 분노를 표출하며 암암리에 마녀사냥의 희생자들을 돕기도 했다.

고야의 사주

고야의 사주를 특징지을 수 있는 핵심어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치밀함과 이 치밀함을 무기로 내세운 직관력과 혜안, 그리고 두드러진 자비와 측은지심 즉 정의감이다. 자신의 현실과 이상을 철저히 구분한다. 몸담고 있는 현실은 궁정화가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뽐내지만, 왕실과 귀족, 성직자들을 조롱하고 비웃는 작품세계를 대중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그의 뛰어난 직관력과 혜안은 단순히 기술을 가진 화가로서만 머물게 하지 않았고 세상을 정확히 바라보며, 그림에 철학을 담게 하였다. 고야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이 단순히 기교나 시각적인 탁월함으로 인해 칭송을 받거나, 후대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라 그의 발상의 전환, 세태를 풍자하는 풍부한 상상력이 있었기에 여전히 천재적인 미술가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다.

이성이 잠들자 악마가 나타나다라는 그의 탁월한 언명도 바로 현실에 대한 뛰어난 그의 고찰과 이를 치밀하게 작품화시킴으로써 완성된다. 고야는 악마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한 목격자로서, 그리고 이 악마를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에 대한 혁명적 계몽주의자로서, 진짜 악마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에 대한 고발자로서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화가였다.

국민의 이성이 잠들면 악마 군주가 지배한다

글 서두에 소개했던 고야의 작품으로 돌아가보자. 1824년에 은둔생활을 하던 고야가 그린 노파에 말을 하는 수도승(Monk talking to an old woman)”이라는 이름의 작품이다. 수도승은 쉴 새 없이 뭔가를 말한다. 오늘날 보통의 수도승이나 성직자라면 연상되는 것이 마음의 평화, 사랑, 자비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고야가 본 당시의 수도승, 성직자들은 달랐다.

신자들을 겁박하고 위협하며 움츠러들게 만들며 결국 이성을 잠재운다. 이성이 잠을 자는 사이 악마가 나타나게 되고 그 결과 신자들은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보게 된다.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이다. 대형 교회의 일부 목사들, 정치에 천연덕스럽게 개입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일부 중()....이들이 신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겁먹게 만들어 이성을 마비시키며, 그 자리를 악마로 채운다. 가장 큰 악마 제조기는 보수 언론이다. 안보로 위협하고 경제로 겁을 주며, 가짜뉴스로 이성을 마비시킨다.

그들이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악마를 탄생시키는 가장 큰 목적은 그들의 이익 때문이다.

악마화된 이재명

이재명의 인생은 악마혹은 위대한 인간이다. 분명한 것은 지난 10년간 누군가가 끊임없이 이재명을 악마화 시키려 했는데 재미있는 점은 그 악마화를 시도한 세력들은 모두 진짜 악마로서의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의 민족과 국가에 대한 반역적 행동은 여전히 역사에 남아 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을 계승하는 국민의 힘 역시 그 악마적 역사에서 비켜서기 어려울 정도로 실질적 악마 노릇을 했던 정치 집단이다.

악마적 과거 행적을 지니고 있던 세력들이 특정인을 악마화시키고 있다. 국민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가면서 까지 악마를 탄생시키려 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로 가장 난리치던 사람이 장제원이었고

LH건으로 인기 급상승 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치인이 윤희숙이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자녀 문제를 가장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사람이 곽상도

그리고 대장동 문제로 가장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 윤석열이다.

이성을 마비시키고 악마를 탄생시키는 이 불순한 기도를 분쇄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노무현의 언어로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고 이재명의 언어로 집단지성이다.

! 이성이 잠들려 하는 주변 지인들을 깨우러 가자. 하루 남았다.

■ 아난  / 명리학자. '오마이포춘' 운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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