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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북악산 법흥사터를 가다

-불심에 대한 짧은 생각

  • 기자명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 입력 2022.04.0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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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법흥사 터를 가다.

북악산 남측 개방 첫날, 삼청공원 옆 나무데크 길을 따라가면 삼청 안내소이다. 46일 개방된 북악산 남측지역의 입구이다.

삼청안내소 입구- 패찰을 받아 목에 걸고 입장한다
삼청안내소 입구- 패찰을 받아 목에 걸고 입장한다

1968121일 청와대 뒤통수를 갈긴  김신조가 침투해 온 그날의 사건이 많은 것을 바꾸었다.

향토예비군이 생겼고, 평창동이 개발되었으며, 한양도성 일부 구간이 현대판 수리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부터 북악산(백악산)은 국민들에게 갈 수 없는, 가깝고도 먼 땅이 되었다.

그리고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조금씩 북악산은 개방되기 시작해 드디어 남측 길이 개방되었다,

 군부대가 수영장으로 사용했던 계곡
 군부대가 수영장으로 사용했던 계곡

계곡을 따라 졸졸졸 흐르는 맑은 물, 군데 군데 물을 막아 수영장으로 사용한 군부대의 흔적, 여전히 남아있는 부대의 철조망, 진달래는 인이 많은 곳에 잘 자란다 하여 피처럼 붉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군데군데 붉은 진달래가 피어있어 봄이 왔음을 알리고, 계단길이 힘들어 다리를 멈출 때마다 멀리 남산, 잠실의 롯데타워부터 바로 아래 경복궁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산이 높지는 않지만 바위가 많아 나무데크로 계단 길로 만들어 놓았다

.

멀리 관악산과 아래로 경복궁이 보인다
멀리 관악산과 아래로 경복궁이 보인다

정상 언저리 만세동방 약수터, 물맛이 좋다고 해서 손바닥으로 한줌 약수를 마시는데 마시면 안된다는 초병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직 수질검사를 안한 모양이다.

만세동방 성수남극이라 각자가 되었있는 약수터
만세동방 성수남극이라 각자가 되었있는 약수터

 

삼청공원으로 다시 내려오는 순환길을 지나 문제의 법흥사 터가 보인다.

 법흥사터 안내판
 법흥사터 안내판

 

신라때의 법흥사 터, 설화처럼 들려오는 이야기이다. 신라 진평왕때 나옹화상이 창건했다는...... 진평왕은 서기 600년대 인물이고, 나옹스님은 고려말 나옹화상은 아닐테고...... 사찰은 좀 오래되었다 싶으면, 원효 의상 도선 나옹 자장 등이 창건한 전설이 많이 등장한다. 전국에 많이도 사찰을 만들었다. ㅎ 사실 신라때 법흥사 터가 맞는지도 불확실하다.
둥글게 모아놓은 초석등
둥글게 모아놓은 초석등

빈터에 1960년대 신축하러 가져다 놓았다는 초석이 둘레에 있다. 초석은 집을 지을 때 위에 나무 기둥을 얹는 받침돌이다. 그런 와중에 김신조 사건이 터져, 출입금지가 되고 공사도 중단되서 그냥 방치한 자재 돌덩이이다. 문화재도 아니고 원래 자리인지도 모르고, 기계로 깎은 외관에 사람들이 모여 앉으려 둥글게 배치해 놓은 듯한 흔적이, 딱 요새 만들어 놓은 공원 쉼터 같다.

발굴해도 머하나 제대로 된 유물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야산 언저리, 녹슨 보일러 통 같은 것 이 굴러다니고, 쌓여있는 폐자재들, 군부대가 통제했던 지역은 원형 변형이 많아 멀 알기도 어렵다. 폐사지라기보단 초등학교 근처 야산의 흔한 소풍터 같은 모습이다.

법흥사터의 모습
법흥사터의 모습

무언가를 만들려다 만 돌덩이인데, 힘들어 좀 앉아서 쉬면 어때서 그리 난리를 치는 지 답답하다. 가보지도 않고 쓴 기사가 확실하다. 성보 문화재니, 불교를 무시한다느니 말이 많다. 천오백년전 신라 때의 석재도 아니고, 부처님이 앉으셨던 연화대좌도 아니고, 그저 기둥의 밑받침이 될 뻔한 돌이다. 70 노인이 산길 걷다가 힘들어 앉아 쉬는 게 불심(佛心)이다. 누구에게나 평안을 제공하는 것이 부처의 마음이다.

 줄지어 모아놓은 초석, 사용안한 듯한 용두도 보인다
 줄지어 모아놓은 초석, 사용안한 듯한 용두도 보인다

믿음의 크기가 교회의 크기가 아니듯, 불심은 떠받듬이 아니라 떠받침에 있다.

 

법흥사 터 벤치는 연화문 초석 모양으로 예쁘게 돌을 다듬어 만들었습니다.’

이런 탄탄한 기사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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