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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고양이도 부탁해

  • 기자명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 입력 2023.01.27 23:44
  • 수정 2023.01.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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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부탁해

신년이 되고 설이 되니 각종 새해 인사가 메신저로 몰려 오는데 그중 압권은 검은 토끼입니다.

올해는 계묘년...... 십이간지에서 묘는 토끼를 상징하고 계는 북쪽을 상징하고 북방의 색은 검은색, 그래서 검은 토끼의 해이다. 머 이런 뜻이지요?

 경복궁 북쪽의 문, 전서로 써놓아 아이들은 포크문이라고 부릅니다
 경복궁 북쪽의 문, 전서로 써놓아 아이들은 포크문이라고 부릅니다

북쪽은 오례(五禮)중 지()에 해당되니 꾀 많은 토끼 어쩌구 하는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얼마전 일본 교토에 있던 저에게 교토에 삼굴이 있느냐는 유머섞인 문자도 왔습니다만...... 교토삼굴 ㅎ ㅎ

한동안 경복궁 문화해설사들에게 논쟁이 있던 십이간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근정전의 서수들이었습니다. 근정전의 서수들을 보며 왜 십이간지 중에 개와 돼지만 없느냐? 한동안 이런 논쟁이 있었습니다.

개는 욕설에 사용되고, 돼지는 이성계의 띠라느니, 고개를 들지 않는다느니......

물론 이 논쟁은 오랫동안 일본이 가지고 있던 경복궁 영건일기(공사기록)가 등장하면서, <근정전 주변의 서수는 28수의 별자리 중 하나이다>로 결론이 내려지면서 잠잠해졌습니다. 물론 12간지도 별자리의 다른 표현입니다만.

 

근래, 중국사와 일본사를 강의하면서 제가 강조했던 이야기는 <차이>입니다.

<세 나라가 불교, 유교라는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금씩 각 나라의 환경에 맞게 다르게 발전해 왔다. 이것은 차이이다.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게 필요하다> 였습니다.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는다 !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

사실 국가간의 문제를 떠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사람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 많은 불화의 근본, 사소한 차이를 꺠닫지 못한 오해가 낳은 수많은 분열과 분쟁...... 우리와 그들, 나와 그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사실 우리는 12간지의 12동물을 중국과 같은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아시아의 주변 나라들은 조금씩 다릅니다.

중국 일본과 더불어 종묘와 왕릉의 제도를 가지고 있는 유교 출신 국가인

베트남에게 올해는 고양이의 해입니다.

 고양이 묘
 고양이 묘

왜냐하면 베트남의 십이간지는 토끼 대신 고양이를 두고 있고, 소 대신 물소, 양 대신 염소를 상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라는 질문으로 이 상황에 대한 답을 할 수는 없겠지요. 우리 한우보단 남방 물소가 흔한 나라이니 소 대신 물소? 일 듯합니다.

그 외에 왜 토끼 대신 고양이냐고 묻는다면 정답은 모른다입니다. 베트남이라는 나라의 특징과 관습에 따라 사용해왔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고양이나 토끼나 한자로는 둘 다 묘입니다.

토끼 묘
토끼 묘

참고로 일본의 십이간지는 돼지 대신 멧돼지를 상징합니다.

 ?라는 질문은 왜에겐 필요하지 않습니다.^^

멧돼지하니 고스톱 칠 때의 그 7싸리가 생각나네요^^

중요해보이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

우리는 멧돼지의 출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지만, 일본에서는 다산과 번영의 상징입니다.

그러고 보니 고스톱의 똥은 봉황입니다.

오동나무에 봉황이 깃든다해서 그걸 그려놓은 것이 똥광입니다. 호칭은 똥이지만 똥만큼 중요한게 또 어디 있겠습니까?

토끼도, 고양이도, 멧돼지도 물소도 모두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는 모두 각자의 역할이 필요하고, 그 역할로 만들어진 공동체입니다.

차별이 아닌 차이......

2023년에는 고양이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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