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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천연가스전 제7광구, 앉아서 일본에 빼앗길 것인가?

독도보다 더 중요한 영토 제7광구, 한일 정상회담 의제로 올려야
천연가스 매장량,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
원유 매장량, 사우디의 38%, 미국의 4.5배.

  • 기자명 정석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 입력 2023.03.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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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일본과 풀어야 할 분쟁거리를 떠올려보자. 한반도 국권침탈과 수탈에 대한 공식 사과, 역사왜곡 시정, 강제징용 및 위안부 배상, 반도체 관련 경제 제재 철회, 독도영유권 주장 등이다. 

기자는 가장 큰 이슈로 대륙붕 제7광구의 영토분쟁을 꼽고 싶다. 독도영유권 문제보다 더 중요한 영토분쟁이다. 

7광구를 둘러싼 영토 분쟁에 대한 이해는 잠시 미루고, 우리나라의 대일 외교력을 점검해보자.

굴욕적 대일 외교, 온 나라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일제의 강제징용 배상금 집행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아무 대가 없이 포기했다. 왜 포기했을까? G7 초청권을 받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이란 추측 밖에 달리 이유가 없다. 심지어 대통령실을 친일파가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돌고 있다.

힘 없는 나라 때문에 백성들이 남의 땅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했다. 돈 한 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무자비한 폭력 아래 목숨을 잃기도 했다.

나라가 독립하자 백성들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해 30년간 싸웠다. 힘겨운 싸움이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과를 받기 위한 투쟁이었다. 드디어 대한민국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95세 할머니는 배상금 때문에 싸운 게 아니다. 인간이었음을 인정받기 위해 싸운 것이다.

국제외교는 국익을 놓고 피터지게 싸우는 전쟁이다. 선의가 통하는 무대가 아니다. 하나를 내놓기 전에 우리가 받을 걸 요구해야 한다. 공동선언문의 글자 하나를 놓고 몇 시간 동안 싸운다. 그 때문에 선언문 없이 정상회담이 끝나는 예도 수 없이 많다. 

천연가스 세계 최대 매장량, 제7광구

제7광구를 본격적으로 알아보자. 7광구는 제주도 남단의 대륙붕이다. 제주도보다 일본 오키나와에 더 가까운 구역이다. 지금은 한일공동개발구역(JDZ)라 불린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최대라고 추정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 규모란다. 원유 매장량은 1,000억 배럴(사우디의 38%, 미국의 4.5배) 규모라니 엄청나다.  금액으로는 5,870조원 정도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을 2028년 이후에는 일본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다. 이 중차대한 이슈에 대해 대통령실은 물론 외교부와 산업자원부도 너무 조용합니다.

국민들도 관심 없고, 정부는 눈치만 보고 있는 우리 영토, 제7광구의 가치와 석유탐사 역사, 현재의 논란,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세계 최대 천연가스전 제7광구, 일본에게 빼앗길 것인가?
대한민국 대륙붕 지도

1970년대 초 대한민국은 산유국의 꿈으로 온나라가 들썩였다. 엄청난 석유와 가스가 매장된 대륙붕 7광구를 우리나라 영토로 선언한 것이다.

"제7광구"란 노래도 히트했다. (노래 : 정난이)

나의 꿈이 출렁이는 바다 깊은 곳
흑진주 빛을 잃고 숨어 있는 곳
제 7광구 검은 진주 제 7광구 검은 진주
새털구름 하늘 높이 뭉실 떠 가듯
온누리의 작은 꿈이 너를 찾는다 ........

대한민국이 산유국이 되고, 온 국민이 이제 우리가 부자 나라가 된다는 꿈으로 가득찼다.

2011년에 제작된 영화 "7광구"도 있었다. 안성기, 하지원, 오지호가 출연했는데 크게 히트는 못했다. 한반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있는 석유 시추선 ‘이클립스 호'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대원들 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7광구는 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보다 훨씬 아래 쪽에 있는 대륙붕이다. 이어도는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있는 마라도와 149 킬로미터 떨어진 암초다. 이어도는 과학기지가 없다면 평소에는 물 밑이 있다.

그 먼 곳에, 오키나와 바로 위에 우리나라 면적의 80%에 달하는 넓은 땅이 있다면 믿어지나요?

7광구에 대한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

1968년 UN 아시아개발위원회는 동중국해 대륙붕의 자원을 탐사한 후 보고서를 작성했다. "타이완에서 일본 오키나와에 이르는 동중국해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량의 석유자원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다. [1]

이 보고서가 나오자 1970년 박정희 정권은 제주도 남쪽에서 일본 오키나와 앞에 이르는 7광구를 우리 땅이라고 선포한다.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

7광구 위치는 우리 땅이라고 하기엔 일본 쪽에 더 가깝다. 당시 국제해양법은 '대륙붕이 어느 나라와 연결돼 있는지'를 기준(자연연장설)으로 누구 땅인지 정했다. 7광구는 제주도부터 한 덩어리로 쭉 이어져 있다. 오키나와 쪽에서는 8,000m 깊이의 거대한 바다 골짜기(해구)가 있다. 즉 대륙의 판이 다르다. 그래서 여기는 우리 땅이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일본은 당연히 반발했다. 독도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놈들인데 가만 있을 리 없다. 오키나와 바로 옆인데 한국이 독점적으로 소유한다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공동 개발을 제안했다. 1978년 한-일 양국은 7광구를 공동개발하고, 석유가 나오면 반씩 나누자는 조약을 맺었다. 당시 우리는 국제법적인 근거만 있었지 막상 석유를 탐사할 기술도 돈도 없었다. 이때부터 7광구의 이름도 JDZ(Joint Development Zone), '한-일 공동개발구역'으로 바뀐다.

1970년 당시 우리는 일본에서 차관을 빌려와 경제개발 하던 때. 시추 기술도 당연히 없었다. 박정희 정권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2020년대 세계 10위권의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때 정부는 수출 100억불을 달성하면 선진국이 된다고 홍보할 떄였다.
 
1980년부터 한-일 양국이 탐사와 시추를 시작했다. 시험적으로 7개 시추공을 뚫었고 3개 시추공에서 적은 양이긴 하지만 석유와 가스가 발견되었다. 
 

1986년 일본이 갑자기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철수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었죠. 노다지인 줄 알았는데 막상 조사를 해보니 돈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7광구는 시추는커녕 탐사 한번 해보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냈다. 

한국 혼자서 개발할 수도 없다. 1978년 맺은 조약이 발목을 잡았다. 탐사와 시추는 반드시 양국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한국 단독으로 개발하고 싶어도 일본이 안 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일본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1982년 대륙붕에 대한 UN 국제해양법이 새로 채택되었다.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이란 개념이 도입된 것이다. 대륙붕 소유권을 어느 나라와 연결됐는지 복잡하게 따지지 말고 그냥 중간선 그어서 반씩 나눠 갖는 것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해양법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중간선을 그어보면 90% 이상이 일본 영토로 귀속된다

새로운 국제법에 따라 일본이 주장하는 배타적 소유권

일본이 엉큼한 셈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1978년 맺은 한-일 조약은 50년 동안 유효한 조약이다. 2028년, 즉 앞으로 5년 뒤 종료된다. 땅속에 있는 석유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굳이 한국과 공동개발해서 반씩 나눌 필요가 있겠느냐, 2028년 조약이 종료될 때까지만 기다리면 혼자 다 먹을 수 있다. 이게 일본의 속셈이다.

중국 역시 7광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다.

중국은 7광구 인근 4개 광구에서 천연가스를 채굴 중이고, 중-일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다.
중국은 7광구 인근 4개 광구에서 천연가스를 채굴 중이고, 중-일 공동 개발도 논의 중이다.

만약 세계 2, 3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 담합하여 7광구를 두 나라가 적당히 나눠갖거나 공동개발하자고 국제여론을 호도하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두 강대국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정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UN 보고서 제출 기피에 대한 의문 

1982년 이후에도 대륙붕에 대한 분쟁이 많았다. 이에 1999년 UN은 대륙붕 분쟁 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분쟁국들에게 2009년 5월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2000년대 초 지질조사를 시행하고, 150 page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명박 정부의 외교부는 보고서 제출을 망설였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국제법 상 불리하고, 국제 외교무대에서 막강한 파워를 지닌 일본과 싸울 자신이 없었을 것이다. 

"이기지도 못할 싸움, 굳이 분쟁을 만들 필요도 없다. 덮어두면 아무도 모른다. 분쟁에서 지면 외교부만 욕 먹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2018년 한일 반도체 전쟁 때를 기억해보자. 언론과 보수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본에 사과하고, 무역규제를 풀어달라 하소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기존 외교관, 보수 언론은 30년 전 일본의 엄청난 파워만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었던 거다.  

2009년 5월 초 KBS 시사기획 창에서 홍사훈 기자가 외교부의 패배주의적 자세를 비판했다.

여론이 들끓었다. 지질조사에 참여했던 전문가 그룹은 약식 보고서라도 제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결국 외교부는 8 page 약식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 후 한동안 7광구 문제는 잠잠했다. 한국의 보수정권이 조용하니 일본은 마냥 시간이 흐르길 기다린 셈이다.

2020년 문재인 정부는 일본에 7광구 개발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우리 측 개발사업자는 석유공사로 지정하고, 만약 일본에 개발 주체로 나설 만한 기업이 없을 경우 한국이 탐사비용을 모두 내겠다고 했다.

일본 외무성은 한 동안 답신이 없다가 계속 무시할 명분이 없었는지, 2020년 7월, 한일공동위원회를 매년 개최하자는 형식적인 답변이 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당장 만나자고 했으나 일본 측은 팬데믹을 이유로 대면회담을 회피했다. 외교부는 화상회담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이토록 무거운 주제를 화상으로 진행할 수 없다며 계속 미루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회담이 열리든 아니든 계속 명분을 쌓아야 했다. 2028년 이후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더라도 우리 권리를 주장할 근거가 생긴다. 현재의 국제법에 따르면 우리가 불리하지만 그 이전에 배타적 소유권을 갖고 있었기에 그 권리의 연장을 호소해야 한다.

한일 정상회담의 아젠다로 올려야 한다. 외교부 실무자 차원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영토를 앉아서 빼앗길 수 없다. 경제적 가치가 5조 달러에 달하는데 그걸 그냥 내줄 수는 없다. 또 대한민국 해상운송의 90% 이상이 여기를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국제법 때문에 빼앗길 때 빼앗기더라도 악이라도 써야 한다. 일본, 중국과의 싸움에서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아닌가 !

기자는 윤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취임 이후 대일 외교 자세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외교관들의 패배주의적 마인드 역시 우울하게 한다. 국제무대에서 일본의 엄청난 로비, 국제기구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자금력, 현장에서 일본에게 번번히 깨진 그들의 잠재의식 등. 

그럼에도 우리는 몇 년 전 한일 반도체 전쟁을 기억하자. 
온 국민이 나서서 "No Japan"을 외쳤고 우리는 똘똘 뭉쳐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30년 전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10대 경제대국이고 선진국이다. 

결국 깨어있는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계속 떠들어야 한다.

우리 땅 7광구를 포기할 거냐? 
대한민국이 G5로 도약할 수 있는 소중한 석유자원을 포기할 거냐?

 

[참고자료]

1. 제7광구, 34년 만에 재추진…한국의 마지막 승부수, KBS뉴스 2020.03.19

2. [시사기획 창] 제7광구, 한·일 마지막 승부 (U-Tube 동영상)

3. '7광구 특강'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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