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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투어 - 실크로드, 돈황을 가다

- 면의 고향 란저우와 하늘이 내린 자연, 장액

  • 기자명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 입력 2023.08.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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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황하에 서 있습니다.

 - 란저우 중심을 흐르는 황하
 - 란저우 중심을 흐르는 황하

중국에는 중심이 되는 두 강인 황하와 장강이 있습니다.

그중 장강은 우리가 양쯔강이라고도 부릅니다만 충칭 부터 우한 난징 상해까지 대부분 도시곁을 흘러 중국여행을 조금만 해봐도장강은 쉽게 접해왔습니다.

그런데 황하는 중국문명의 중심임에도 대부분 주요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을 흐르므로 일반 여행객은 만나기가 쉽지않습니다. 억지로 만나려면 낙양옆 정저우에서 하북지역으로 넘어갈 때 입니다.

그 만나기 어려운 황하가 도시 중심을 흐르는 곳이 란저우입니다. 요새 유행하는 우육면의 원조이며, 면의 고향, 살크로드의 목구멍, 란저우 그 중심을 황하가 흘러갑니다.

 - 란저우의 대표 음식 우육면
 - 란저우의 대표 음식 우육면
- 황하를 즐기는 중국인들
- 황하를 즐기는 중국인들

황하에 서 있다는 것은 란저우에 와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몇년전  실크로드 답사때 지난 곳인데, 그때는 황하의 강변을 걷지 못했는데, 이번엔 가까이 와 봅니다.

한국에서 직항이 없어, 청도를 경유해서 왔는 데, 청도에서도 2천km 가 넘으니 멀기도 먼 곳입니다.

- 항공기에 표시된 비행 경로
- 항공기에 표시된 비행 경로

재미있는 것은 서쪽으로 계속 비행하다보니 해가 지지않는 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한국시간 9시가 넘어도 환한 곳입니다.

중국은 동서가 길어 실제로 동서끝이 4시간 차이가나지만 북경시간 하나로 사용중입니다. 그러다보니 같은 시간에 어디는 아침인데 어디는 아직 한밤중입니다. 즉 동쪽은 아침인데 같은 시간에 서쪽은 아직 신새벽입니다.

란저우 북쪽이 황토고원으로 면적이 우리 땅의 4배가 넘어, 황사가 발원하고 황하의 물을 흙탕물로 만들어 흘려 보냅니다.

- 황하모친상
- 황하모친상

이곳에 황하모친상이라는 다소 억지스럽고 야시시한 분위기입니다만, 눈에 띄는 것은 양가죽 뗏목을 타는 사람들입니다.

- 양가죽으로 만든 전통 뗏목
- 양가죽으로 만든 전통 뗏목
- 뗏목 투어를 즐기는 중국인들
- 뗏목 투어를 즐기는 중국인들

 

황하의 물살이 생각보다 거칠고 빠릅니다.

이곳에 서 있으니 금산에 있는 청풍사(길재 사당)의 지주중류비가 생각이 납니다.

- 금산 청풍사(길재의 사당) 지주중류비
- 금산 청풍사(길재의 사당) 지주중류비

 

황하의 거센 물결을 온몸으로 막아 내면서 미동도 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지주산 처럼.

세상의 흐름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며 의연하게 소신을 지키는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말입니다.

 

거세고 넓은 황하는 거칠게 흐르지만, 저도 여기 서 있습니다하고 말하고 싶지만,

햇살은 따갑고 기온은 35도 , 그늘이 상책임을 떠올림은 소시민의 소확행입니다 ^^

 

서안에서 출발한 실크로드 상인은 행렬은 이곳 란주를 지나 무위 장액 가욕관 돈황을 거쳐야 다소 넓은 타클라마칸 사막지대를 만납니다. 그래서 이길을 하서주랑 이라 칭해 마치 행랑, 좁은 협곡처럼 여겨지지만 폭이 80Km가 넘으니 협곡은 아니겠지요.

실크로드의 주요관문이다보니 주요 격전지이기도 하고 현장법사가 인도를 갈 때의 관문, 몽골의 흔적 등 여러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 백탑사의 탑
- 백탑사의 탑

 

그중 티벳불교의 흔적이 있는 백탑사를 오르다보니 재미있는 걸 발견합니다.

- 백탑사에 오르는 패방
- 백탑사에 오르는 패방

 

패방에 적힌 <지천태> 괘 입니다. 경복궁 왕비의 공간인 교태전의 태괘 인데요. 같은 태괘를 여기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 패방 설명문
- 패방 설명문

설명문을 보면

<지천태는 명청시대 백탑산 건축군 배치의 특이함으로...... 산 정상에는 ‘지'를 뜻하는 지장사로, 산 아래에는 ’하늘'을 뜻하는 옥황각으로......

이러한 배치가 <역경>태괘의 괘상을 나타내면 천지가 교합하여 만물이 태에 통하고 생육이 원활해진다. ..... 천지음양이 조화를 이루며 만물이 환태함을 알린다. >

 

사실 경복궁 교태전의 태괘에 대한 설명과 유사 합니다만, 우린 교태전을 왕비의 공간으로만 인식하다보니 세종이 교태전을 지은 뜻과 조선 전기에 임금의 공간으로 주요하게 사용된 의미를 놓치는 듯 합니다.

- 황하 최초의 철교인 중산교와 란저우 시내
- 황하 최초의 철교인 중산교와 란저우 시내

 

암튼 높은 곳에 오르니 황하와 란주 시내와 황하최초의 철교인 중산교가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 중산교 주변 사람들
- 중산교 주변 사람들
- 황하 유람선
- 황하 유람선

 

넓고도 세차게 황하는 흐릅니다. 아, 사람도 많습니다 ^^

란주를 포함한 무위 장액 주천을 하서주랑이라해서 중국의 인후 같은 곳이라 했는데, 우리 궁궐의 인후는 후설(喉舌)이죠^^

후설(喉舌)은 목구멍〔喉〕과 혀〔舌〕라는 뜻으로 왕명 출납을 맡은 승정원의 별칭입니다.

단순한 왕명출납이 아니라, 입과 말이 막히면 나라 운영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승정원에 부여된 책무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대통령 비서실의 모습을 보면 역사인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됩니다.

​실크로드의 인후, 란주를 떠나 예전에 못보았던 자연환경을 보러 장액으로 갑니다. 고속철로 3시간 가량 걸립니다.

 - 고속철도역 (장액)
 - 고속철도역 (장액)

 

요새 중국의 고속철은 엄청나게 확장되서 중국전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여 이동이 편안하고 무척 빨라졌습니다. 덕분에 옛 사람들이 다니던 것에 비해서 이동시간이 무척 줄어들었습니다.  그에 따라 교통 비용이 비례해서 증가 하였습니다.

누리는 것엔 반드시 댓가가 필요합니다.

​장예(張掖)는 감숙성 하서주랑(河西走廊)의 중부에 자리하고 있는데 감초(甘草)의 특산지라서 감주(甘州)라고 불리었습니다. 감숙성의 ‘감’입니다.

한(漢) 무제 때 곽거병이 서역을 정벌하고 “흉노의 팔을 꺾고 중국의 팔을 펼치다(斷匈奴之臂,張中國之掖)”는 뜻에서 장액(張掖)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조선 역사에서  액정서라고 하는 그 액입니다. 겨드랑이 처럼, 임금 옆에 찰싹 붙어서 왕명의 전달과 알현부터 각종 지근거리 업무를 처리하는 부서입니다.

실크로드의 관문인 이 지역이 얼마나 탐이 났으면 한나라의 지근거리 영역으로 장액이라고 붙였을까요? ㅎ 한은 또 한반도를 동편의 액정으로 하고 싶었을 겁니다. 사실 하서주랑이란 말도 한무제의 하서사군 즉 황하의 서쪽인 한사군이란 뜻입니다. 즉 위만조선의 멸망과 같은 한사군이 서쪽에도 있었고 남쪽에도 있었습니다. 우린 한사군하면 우리랑 관련된 쪽만 생각합니다만......,

요즈음 중국의 여름방학 기간이라 아이들을 대동한 부모들이 전국을 떠돌다시피해서 관광지마다 사람이 넘쳐납니다.

- 입장을 위한 줄서기 100미터 가량 대기하고 있다.
- 입장을 위한 줄서기 100미터 가량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 해방과 해외여행에 대한 한계가 중국내 여행수요의 폭발로 이어져, 특히 7-8월의 중국 여행은 피해야할 듯 합니다. ​

또한 대부분 관광지가 예약제라서 사전예약을 안하면 입장이 불가합니다.

중국 현지에서 예약해야해서, 저도 란주를 떠나기전에 감숙성박물관을 가야하는데 예약을 못했습니다. 인원 마감으로 입장불가인데 이곳엔 꼭 봐야할 유물이 있었습니다.

- 감숙성 박물관 앞의 마답비연상
- 감숙성 박물관 앞의 마답비연상

 

마답비연상, (馬踏飛燕)

제비를 밟고 하늘로 뛰어오르는 말 동상으로 무위의 뇌대한묘에서 출토 되었습니다. 란주의 핵심유물입니다.

- 박물관 내부의 마답비연상 : 무위의 뢰대한묘에서 출토
- 박물관 내부의 마답비연상 : 무위의 뢰대한묘에서 출토

 

고개를 갸우뚱하는 말의 표정과 한발로 제비를 밟고 선 균형감이 가히 절색입니다.

 

무턱대고 예약자들의 뒤를 따라 들어가 데스크에서 우겼습니다.

I can't speak chinese, I don't know how to make a reservation ^^ 3번쯤 말하니 이름을 적고, 그냥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ㅎ 여권을 주니 영문을 못써서 직접 영문으로 적으라고 합니다. 박물관인데 중앙과 지역의  편차가 느껴집니다..

좋아서 하마터면 谢谢라고 말할뻔 했습니다 ㅋ

​사실 란주에는 병령사석굴, 백탑사, 황하 등도 훌륭하지만 40cm가 채안되는 이 작은 마답비연상은 그 자리를 오랫동안 떠나지 못할만큼 감동이었습니다.

 

가끔 중박에서 반가사유상 근처를 배회할 때랑 비슷했습니다. 후한시기이니 적어도 1800년전의 유물입니다

​무위의 뇌대한묘의 발굴은 제2의 서안 병마용이라할 만큼 굉장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뇌대한묘의 발굴된 행렬
-뇌대한묘의 발굴된 행렬

 

또 시간이 아쉽습니다.

​장액은 중국이 누리는 지질환경의 최고의 가치인 칠채산이 있습니다.

- 장액 칠채산
- 장액 칠채산

 

칠채, 무지개빛 산의 색채가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비가오면 더 선명하게 색이 올라온다는 데, 애석하게도 날이 맑았습니다. 

 

 

아, 그저 이런 감탄사만으로 시간이 흘러갑니다.

​과거에는 풀한포기 자라지못하는 자연환경이 옛 사람들을 괴롭게했을 겁니다.

저처럼 낙타를 타고 하염없이 걸어야했을 두렵고 아득한 길이었을 겁니다.

 - 낙타를 타고 걷는 빙구단하
 - 낙타를 타고 걷는 빙구단하

그런데 이제는 그 길이 세계적인 관광자원이 되어 현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신념과 돈, 어쩌면 반대급부일 이 두가지가 실크로드의 뼈대입니다.

그리고 자연에 대한 해석과 활용,

이런 자원의 나라와 친하게 지내면 좋을텐데, 현재의 외교관계는 좀 아쉽습니다.

 

 

- 자연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낙타상
- 자연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낙타상
- 빙구단하
- 빙구단하

빙구단하, 공중초원등 자연환경 답사는 공부하느라 머리를 혹사할 필요없이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자꾸 적어지는 뇌용량에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많아지는 이 때는,

외우기보다 느끼는 것이 좋습니다. ^^

 - 공중초원 풍경(북몽골자치구역)
 - 공중초원 풍경(북몽골자치구역)

 

​황폐한 땅만 보다가 그린그린한 편안함에 잠시 한눈을 팔다 깜박 장액 대불사 시간을 놓쳐 눈도장만 찍고 갑니다. 

- 대불사 패방과 대웅전
- 대불사 패방과 대웅전

 

천년고찰의 내공을 담고있는 대불사는 눈도장만 찍고 가기엔 아쉬움이 큽니다.

특히 열반 직전의 와불상이 굉장합니다. 

살짝 도촬을 해서 다시 들여다보아도 표정은 무척 실감납니다 .

모든 것을 내려놓으신 듯한 행복한 표정입니다.

- 대불사 와불(열반상)
- 대불사 와불(열반상)

매번 무엇좀 해주세요, 이루게 해주세요, 하며 보채고 칭얼대는 중생으로 부터 내려놓아 해방된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요새 내려놓는 삶 살기가 유행이라는데, 우린 언제쯤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열차는 사막을 달려 돈황의 석양을 만나러 갑니다.

 

 

- 열차에서 보이는 바깥풍경 사막
- 열차에서 보이는 바깥풍경 사막
-돈황 명사산을 오르는 중국인들
-돈황 명사산을 오르는 중국인들
- 돈황 명사산 월아천의 석양
- 돈황 명사산 월아천의 석양

기온은 38도를 찍고 있습니다. 한국도 덥다는데 습하지않아 이곳은 좀 견딜만 합니다.

중국 이야기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天上龙肉 地下驴肉

하늘엔 용고기, 땅에는 당나귀 고기 ㅎ

맛은 그닥, 상상 이하였습니다 ㅎ

- 당나귀 고기 무침
- 당나귀 고기 무침

- 다음편에 계속

- 이현진 우문현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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