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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은 낙제점?

  • 기자명 미디어협동조합 시그널
  • 입력 2024.02.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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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은 낙제점?

 

결론부터 말하자면 민주당의 공천이 반환점을 도는 현재 B이상이다. 그런데 한···오 등으로 대표되는 진보언론은 물론 조··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도 기본 논조는 비명학살로 시끄러운 이재명의 민주당과 조용한 공천으로 깔끔한 리더쉽을 보여주는 한동훈의 국민의 힘간의 대결에서 초반 공천경쟁은 국민의 힘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양당의 공천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는지를 볼 수 있는 척도는 여의도 양 당사앞에 가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모두 시끄럽기는 하지만 공정성 시비의 질적측면에 보면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 힘이 훨씬 사납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언론은 이를 외면하고, 이재명 흠집내기, 한동훈 띄우기의 기조로 보도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심판을 지우고, 한동훈대 이재명 대결로 치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친명횡재-비명횡사인지 살펴보자. 대표적으로 친명횡재의 사례로 언급되는 경우는 최고위원으로 서울 동대문을 장경태의원, 인천 연수을 박찬대의원은 친명 비명을 떠나 당내 경쟁가자 없고, 대전 서구을 박범계의원의 경우 문재인정부 마지막 법무장관으로 대표적 친문인사이다. 충남 천안갑에서 단수공천된 문진석 의원의 경우 소위 ‘7인회멤버라서 공천받기보다는 당내 경쟁력있는 후보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안규백도 친명이라기보다는 경쟁력있는 기타 후보가 없는 경우이다. 원외인사로 인천 동미추홀을의 남영희 후보, 충남 논산계룡금산의 황명선 전 논산시장의 경우 압도적 경쟁력으로 단수공천을 받은 것으로 봐야지 친명이라서 받은 것이 아니다. 굳이 이들을 친명으로 거론하자면 광진을에서 단수공천을 받은 친문 고민정의원, 친문 구로을의 윤건영의원, 비명 수원무의 염태영 후보, 담양함평영광장성의 대표적 이낙연계 이개호의원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비명횡사의 사례는 또 어떠한가? 광주광역시 지역구 경선에서 탈락한 북구갑의 조오섭의원, 동남갑의 윤영덕의원, 북구을의 이형석의원의 경우를 보자. 북구갑에서 승리한 정준호 후보의 경우 청년변호사로서 내세울 이력으로 이재명 선대본을 선택하였고, 윤영덕의원은 대표적인 친명의원 중 한사람으로 동남갑의 경우 친명간의 대결에서 졌고, 북구을에서 승리한 전진숙 후보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출신으로 이재명 대선후보특보란 타이틀로 경선에 임했을 뿐이다. 초선 현역의원들의 패배는 비명때문 이라기보다 민도가 높은 광주시민의 대리인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 민주화의 심장 광주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중앙정치무대에서 거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광주시민의 냉정한 평가로 보는 것이 좀 더 타당하다. 특히 현역의원의 경우 경선의 50%를 차지하는 당원명부를 활용할 수 있고, 기존 지역민들에게 압도적으로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졌다는 것은 자신의 의정활동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다. 결국 비명횡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페널티만으로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다음으로 현역의원 하위 20%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현재 하위 20% 대상자라고 스스로 밝힌 의원은 전체 31명 중 박용진, 윤영찬, 박영순, 김한정(10%), 설훈, 김영주, 송갑석 의원(20%) 7명인데 그러면 나머지 24명은 친명인가 반명인가?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는 지난 2016년 문재인 대표체제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 주도로 물갈이를 통한 세대교체를 여망하는 국민여론에 부응하기 위해 도입한 공천 룰로서, 20대 총선에서 이를 실시해 탈당의원들을 제외하고 10명 안팎의 의원들을 공천 배제했다. 이 룰의 피해자가 대표적으로 이해찬 전대표, 정청래, 유인태 의원 등이다. 이 룰이 21대 총선에서 너무 가혹하다 하여 도입한 것이 20%감산 페널티인데, 경선에서 얻은 득표율 대비 20%인지라 현역의원이 누리는 압도적 특권에 비해 정치신인에게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다. 박용진 의원의 경우 스스로 하위 10%임을 공개함으로써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 것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30% 감점을 감수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이 제도적 특징을 활용한 경선 전략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현역의원 평가에서 나머지 24명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다면 현재까지 스스로 밝힌 7명만으로 비명학살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첨언하자면 민주당 정부에서 장관을 하고 국회부의장이란 최고의 특권을 누린 분이 감사함을 표하거나 스스로를 반추하기 보다 당과 당대표를 저주하고, 당의 공천으로 국회의원이란 영광을 누린 분들이 시스템공천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것은 염치도 없고, 스스로를 당위에 존재하는 무소불위의 특권세력이라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선당후사는 없고, 윤석열 심판의 대의는 더더욱 없으며, 자신의 금배지에만 관심있는 이들이 설 자리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 민심이다.

 

일부 평론가들이 이해찬 전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공천 차이점을 지난 총선때는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를 컷오프 시키지 않았고, 감산점 받은 사람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해찬대표에 대해서는 비주류까지 다 끌어안는 전통적 공천방식이라고 칭찬한 반면 이재명대표의 정당관은 당의 주류, 다수파 위주의 공천을 하는게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부정적 인식과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하게 겉으로 보이는 사실조차 외면하거나 의도적으로 이재명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레거시미디어의 기조에 편승, 객관성을 잃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1대 총선공천을 먼저 보자. 불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대표중심으로 공천했다지만 21대 총선 민주당 공천은 양정철 당시 민주연구원장, 이근형 당시 전략기획위원장, 최재성 전 의원, 전해철의원 등이 주도했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21대 총선 공천 당시 민주당사 앞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수라장이었는데, 180석 압승으로 모두 묻혀 버렸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당시 소위 문핵관들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인연이 있거나 대선때 이재명 캠프에 있던 후보들에게는 공천은커녕 대부분 경선기회조차 주지 않았으며, 대표적으로 울산 중구에서 임모 후보가 청와대 하명수사 관련 폭로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후,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직전 지역위원장을 컷오프시키고 지역기반과 인지도가 거의 없던 4위후보와 경선시켜 공천을 주는 등 다양한 방식의 불공정공천에 좌절했던 후보들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많았다. 또 청와대 출신으로 민주당 텃밭에 전략 또는 단수, 경선을 통해 공천받은 이들이 윤건영, 윤영찬, 고민정의원을 포함하여 28명으로 당선자만 19(열린민주당 2인 포함)인데, 이번 총선의 경우 공천이 모두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재명 대선캠프 출신으로 경쟁력 조사없이 전략 또는 단수공천을 준 후보가 얼마나 있는지 비교해 보면 언제 더 공정했는지 알 수 있다. 경선이라도 하게 해 준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 아닌가?

 

또 국민의 힘 경우 김해을에 전략공천된 조해진의원, 양산을에 전략공천된 김태호의원, 서울 서대문을에 전략공천된 박진의원의 경우 험지출마로 칭찬한 반면, 민주당의 경우 천안을에서 압도적으로 당선안정권에 있던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민주당에서 단 한번도 승리한 적 없는 예산·홍성에 단수공천된 것과 대전 유성을에 황정아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당선이 유력하던 허태정 전 대전시장,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이경 전부대변인이 앞장서 돕겠다는 것 등을 주목하는 언론은 거의 없다. 민주당에도 칭찬받을 만한 후보들이 많다.

 

임종석, 이인영은 민주당의 중요 자산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친명 이외에 비명반명 중 선당후사하겠다는 인사가 거의 안보인다는 점이다. 임종석 문재인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경우 전략지역구로 지정된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당헌·당규를 넘어 특권을 달라는 것이다. 조금은 험지로 보이는 송파갑에 나가달라는 당의 요청을 거절하고 있는데, 송파갑은 20대 총선에서 박성수 후보가 2.3%, 21대 총선에서는 조재희 후보가 3.2%를 진 곳으로, 이 정도면 민주당 입장에서 해 볼 만 지역이다. 특히 임종석 실장과 같이 높은 전국적 인지도에 친문 대표주자라면 승산이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으로 문재인 대표가 출마한 부산 사상은 민주당에서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는 험지였고, 여기서 당선되면서 대통령이 되는 길을 스스로 열었다. 임종석 전 실장이 당의 요청을 받아 송파갑에서 출마해 당선된다면 임 전실장은 자력으로 친문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고, 강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뇌관은 아마도 이인영 의원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통일부 장관 출신으로 4선에 원내대표를 역임했으며, 전대협 초대의장, 586의 대표 정치인이다. 정치를 시작한 후로 두 번의 낙선이 있었으나 대체로 꽃길을 걸었는데, 민주당 텃밭이었음에도 이명박정부 하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것을 보면 개인 능력이 뛰어났다기보다 당의 혜택으로 4선의원이 되었다고 봄이 객관적이다. 통일부장관을 하면서도 이렇다하게 보여준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고향인 충주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다면 노무현의 길을 따라간이인영의 정치는 새롭게 조명될 가능성이 크고, 그래야 더 큰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텃밭에서 국회의원 한번 더 하는 것 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이인영의 시대정신과 정치비전을 뚜렷이 제시하고, 이시종의원 이후 넘어간 충주 지역구를 되찾아온다면 충청대망론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아들러의 지적처럼 도전하지 않는 자에게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곱씹어볼 때이다.

 

희생과 도전으로 만드는 감동과 서사

 

결론적으로 민주당의 공천과정은 대체로 순조롭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감동은 없다. 압도적으로 기울어진 언론지형 아래에서 제 살길만 찾는다면 민주당이 승리할 수는 없다. 감동과 서사는 누군가는 희생하고 도전하면서 만들어진다. 자신에 대한 유불리가 친명이어서, 비명이어서, 반명이어서라면 곤란하다. 물론 공천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기계적으로 모두 똑같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억울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좀 더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저런 분노를 표하기 전 당으로부터 받은 응원과 혜택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정권심판론 60%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디올백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 믿는다면 이는 천만 오산이다. 희생과 도전이 있는 감동과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 친명, 비명, 친문, 비문도 민주당 우산 아래 하나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2024. 2. 26

 

정치컨설턴트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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