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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마윈, 소재불명..“중국정부가 '체류' 제안”

“중국 은행은 전당포”, 비판 후 공개석상서 사라져

알리바바 앤트그룹 상장보류, 마윈 재산 13조 증발

  • 기자명 김선태
  • 입력 2021.01.05 17:23
  • 수정 2021.01.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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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의 2018년 모습. / 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민간기업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2018년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그널=김선태 기자] 알리바바 창업자이자 ‘전설의 억만장자’ 마윈의 행방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중이다. 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마윈의 소재에 대한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마윈, 중국 금융당국 향해 “세상에 위험 없는 혁신은 없다”

홍콩 소재 유력 경제지인 FX168은 4일자 기사에서 “마윈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지 이미 두 달이 지났으며, 자신이 제작하여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이던 아프리카 비즈니스 영웅(Africa's Business Heroes) TV 프로그램에서도 사라졌다”고 썼다.

FX168에 따르면 마윈은 “지난해 논란이 될만한 발언을 한 뒤 종적을 감추었으며 이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CNN은 마윈이 지난해 10월 17일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중국의 한 교육 포럼에서 행한 자신의 발언을 올렸는데 이후 그 계정 역시 업데이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발언은 마윈이 지난해 10월 24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한 상하이 와이탄(外灘) 금융서밋에서 자국의 규제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을 말한다.

FX168에 따르면 당시 알리바바 앤트그룹이 중국 정부의 검열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마윈은 연설에서 이른바 ‘규제시스템 혁신’을 언급했다. 즉 “지금의 금융시스템은 산업시대의 유산”이며 특히 “대형 국유 은행이 ‘전당포식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윈은 그 대안으로 중국 금융 당국자들이 “현행 제도를 개혁해”, “차세대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1월 4일(현지시각) 미 CNN은 홍콩발 비즈니스판을 통해 다음과 같은 마윈의 당시 발언도 전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체계적인 금융 위험이 아닌 건강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위험이 없는 혁신은 없으며, 위험 없이 혁신하는 것은 혁신을 죽이는 것입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이 그것도 중국 정부를 향해 이런 발언을 한 경우는 극히 드물어 당시에도 발언의 배경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 사진=연합뉴스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 ‘앤트그룹 상장 보류’ 이어 그룹 재편까지

이 발언이 나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당시 370억 달러(40조2천260억원),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이 예상되던 알리바바 앤트그룹 기업공개(IPO)가 중국 당국에 의해 전격 취소되었고 그와 더불어 마윈 그룹 전체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었다.

당시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증감회)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답하면서 “앤트그룹의 상장 보류는 당국이 법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밝혀 마윈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다만 증감회 대변인은 “중국의 감독정책 환경이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 앤트그룹이 섣불리 상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투자자와 시장에 대한 책임”이라 해명했다. 해당 조치는 “중국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한 것이며, 역외 투자자들의 신뢰와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계열 앤트그룹에 대해 “법률 준수 의식이 희박하다”고 질타하면서 금융지주사 설립 등 사업 재편을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 FX168은 중국 정부는 이후 마윈의 알리바바 그룹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으며, 마윈이 중국에 체류하도록 ‘제안’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과정에서 알리바바의 주가가 하락을 거듭해 두 달 사이에 마윈 총재산 4분의 1에 해당하는 120억달러, 약 13조 원가량이 사라졌다. 현재 마윈은 중국 부자 랭킹 1위에서 3위로 밀려났으며 그의 순자산은 현재 631억 달러만 남은 것으로 집계된다.

FX168에 따르면 알리바바 마윈 전 회장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 및 세계보건기구(WHO)에 수백만 개의 마스크를 기증했고, 자신이 설립한 재단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자선사업을 펼쳐왔다. 그간 마윈 전 회장이 재단을 통해 기부한 금액은 3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은 2019년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자신이 설립한 모든 회사의 임원 직책을 내려놓은 상태지만 여전히 알리바바 지분 5%를 보유한 이 그룹 최대 개인 주주다.

익명의 국내 중국 전문가는 사견임을 전제로 “마윈 발언을 계기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반독점과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문제가 논의되었다“면서 "꽤 긴 기간 그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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